“어제 분명 잡았는데 또?”
여름철 주방에서 초파리를 본 사람이라면 한 번쯤 해봤을 말이다. 한두 마리만 날아다니다 말겠거니 했지만 다음 날이면 싱크대 주변, 음식물쓰레기통, 과일 바구니 근처에서 다시 눈에 띈다. 문제는 눈앞의 초파리가 전부가 아니라는 점이다.
초파리는 번식 속도가 빠르다. 여름철 온도와 습도가 맞으면 알에서 성충이 되기까지 8~10일이면 충분하다. 암컷 한 마리는 일생 동안 수백 개의 알을 낳을 수 있다. 과일 껍질이나 음식물 찌꺼기를 며칠 방치했을 뿐인데 개체 수가 금세 늘어나는 이유다.
단맛보다 ‘발효 냄새’를 따라온다
초파리가 좋아하는 것은 단순히 ‘단맛’만이 아니다. 복숭아, 바나나, 포도처럼 당분이 많은 과일이 무르면서 나는 냄새, 마시다 남은 맥주·와인·주스, 음식물쓰레기통 바닥의 과즙, 싱크대 배수구 거름망에 낀 음식 찌꺼기 등이 모두 유인원이 된다.
빈 음료 캔이나 배달용기를 헹구지 않은 채 재활용함에 넣어두는 것도 초파리를 부를 수 있다. 특히 여름철에는 음식물과 음료 잔여물이 빠르게 상해 냄새가 강해진다. 초파리가 계속 보인다면 새로 들어온 벌레보다 집 안 어딘가에 남은 냄새와 습기를 먼저 의심해 봐야 한다.
식초 트랩·구강청결제, 성충 줄이는 보조 수단
이미 초파리가 보이기 시작했다면 성충을 줄이는 트랩을 쓸 수 있다. 사과 식초나 먹다 남은 와인·맥주를 컵에 담고 주방세제를 한두 방울 떨어뜨린 뒤 랩을 씌워 작은 구멍을 뚫어두는 방식이다.
초파리는 발효 냄새를 따라 안으로 들어가고 세제가 표명장력을 낮춰 빠져나오기 어렵게 나온다. 바나나 껍질을 페트병이나 용기에 넣어 유인하는 방법도 같은 원리다.
구강청결제를 물과 섞어 뿌리는 방법도 온라인에서 자주 언급된다. 유칼립톨, 멘톨, 티몰 등 강한 향 성분이 초파리가 따라오는 발효 냄새를 덮어 접근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알코올 성분이 직접 닿으면 성충 제거에 일부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들은 어디까지나 눈에 보이는 성충을 줄이는 보조 수단에 가깝다. 초파리가 알을 낳는 과일 껍질, 음식물쓰레기, 배수구 물때가 그대로라면 며칠 뒤 다시 같은 상황이 반복된다. 구강청결제나 알코올을 조리대, 식탁, 반려동물 식기 주변에 뿌릴 경우 잔여 성분이 남을 수 있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진짜 승부처는 싱크대와 쓰레기통
초파리를 끊으려면 먼저 음식물쓰레기와 과일 껍질을 줄여야 한다. 음식물쓰레기는 물기를 최대한 제거한 뒤 밀폐해 자주 버리고 과일 껍질은 실온에 오래 두지 않는 것이 좋다. 과일을 사 온 뒤 바로 먹지 않는 경우엔 무른 부분이 생기지 않았는지 확인하고 익은 과일은 냉장 보관하는 편이 안전하다.
바나나처럼 실온 보관이 많은 과일은 구입 후 표면을 한 번 헹구고 물기를 닦아 보관하는 게 초파리 유입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빈 캔, 음료병, 배달용기는 바로 버리기 어렵다면 물로 헹군 뒤 말려 보관해야 한다.
싱크대 배수구는 특히 놓치기 쉬운 구역이다. 거름망에 남은 음식물 찌꺼기와 배수구 안쪽 물때는 초파리가 번식하기 좋은 환경이 된다. 뜨거운 물을 한 번 부어 끝내기보다 거름망을 완전히 비우고 배수구 안쪽을 솔로 닦아 유기물을 제거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젖은 행주와 수세미도 확인해야 한다. 음식물 성분이 묻은 채 축축하게 방치되면 냄새가 나고 벌레가 꼬이기 쉽다. 행주는 빨아 널고, 수세미는 물기를 꽉 짜서 통풍되는 곳에 보관하는 게 좋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