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미는 청원으로, 외국인은 이탈로…흔들리는 국내 증시
개미는 청원으로, 외국인은 이탈로…흔들리는 국내 증시
  • 김영호
  • 승인 2026.07.16 1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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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증시가 안팎에서 동시에 흔들리고 있다. 안에서는 개인 투자자들이 국회 국민동의청원이라는 공식 창구로 몰리며 제도 개선을 요구하고 있고, 밖에서는 외국인 자금이 사상 최대 규모로 빠져나가며 수급 공백을 키우고 있다.

먼저 국내 개인 투자자들의 움직임부터 보면, 예전에는 종목 토론방이나 커뮤니티에서 그치던 불만이 이제는 수만명이 동참하는 청원으로 이어지고 있다. 가장 많은 동의를 얻은 청원은 '코스피·코스닥 양극화 심화 및 특정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의한 시장 왜곡 개선에 관한 청원'이다.

지난 6월 26일 게시돼 8월 1일 마감을 앞두고 3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청원인은 반도체 양대 대형주로의 자금 편중이 지수와 개별 투자자 체감 수익률의 간극을 벌리는 구조적 원인이라고 봤다. 대형주 기초 레버리지·파생상품에 상한선을 두고 현물가 왜곡을 차단할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게 요지다.

이외에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폐지 및 규제에 관한 청원', '가치투자 환경 조성 및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규제 등을 통한 자본시장 정상화 촉구에 관한 청원' 등 관련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논란의 배경에는 지난 5월 말 국내에 처음 도입된 단일종목 레버리지·인버스 ETF·ETN이 있다. 특정 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 또는 역방향 2배로 추종하는 구조로, 코스피가 9% 가까이 급락한 지난 13일에는 관련 상품 대다수가 상장 후 최저가를 기록했음에도 거래대금은 오히려 급증했다.

7월 10일 10조1150억원이던 관련 거래대금은 13일 12조1553억원, 14일에는 18조2900억원대까지 불어났다. 코스닥 신용융자 신규 및 만기 연장 제한 등 규제 형평성 논란도 함께 제기되면서 코스닥 투자심리 위축과 대형주 쏠림을 심화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장폐지 기준을 둘러싼 청원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시가총액 기준 상장폐지 요건 강화 정책의 조기 시행 반대에 관한 청원'은 오는 20일 마감을 앞두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발표한 3개년 단계적 시행 계획을 불과 6주 만에 변경해 2단계 기준(코스닥 200억원, 코스피 300억원) 적용 시기를 2027년 1월에서 올해 7월로, 3단계 기준 적용도 2028년 1월에서 2027년 1월로 각각 앞당겼다. 이 변경안은 지난 5월13일 금융위원회 승인을 받았다.

소액주주연대 측 청원인은 매출·영업이익·자산이 건전한 기업까지 시가총액 기준만으로 관리종목이나 상장폐지 위기에 놓이게 됐다며, 대상 기업 약 400곳 중 영업이익 흑자 기업이 231곳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조기 시행을 중단하고 당초 3개년 계획을 복원해야 한다는 게 청원의 핵심 요구다.

이와 관련해 금융감독원장이 자산운용사들과 만나 시장 점검에 나섰고 금융위원회도 업계 의견 청취에 나서는 등 당국도 대응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한편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에서 목소리를 높이는 동안, 외국인은 국내 증시를 조용히 떠나고 있다.

한국은행의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은 307억2000만달러 순유출됐다. 지난 3월(365억5000만달러 순유출)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큰 유출 규모다.

이 가운데 주식자금은 323억7000만달러 순유출되며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종전 최대치였던 5월(318억3000만달러)을 한 달 만에 다시 넘어선 셈이다. 외국인 주식자금은 올해 1월부터 6개월 연속 순유출 흐름을 이어가고 있으며 상반기 누적으로는 1102억1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는 지난해 연간 순유출액(70억7000만달러)의 15배가 넘는 규모다. 한국은행은 글로벌 인공지능 투자 관련 경계감에 따른 투자심리 위축과 그간의 국내 주가 상승에 따른 보유 비중 조정, 즉 리밸런싱이 겹치며 순유출 규모가 확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반면 채권시장은 대조적인 흐름을 보였다. 6월 채권자금은 16억5000만달러 순유입되며 지난 4월 이후 3개월 연속 유입세를 이어갔다. 다만 유입 규모 자체는 전월(56억8000만달러)보다 크게 줄었다. 국고채 만기 도래라는 변수에도 순유입이 지속된 배경에는 세계국채지수 편입 비중 확대가 있다. 국고채의 세계국채지수 편입 비중은 4월 0.22%에서 5월 0.46%, 6월 0.67%로 꾸준히 높아지고 있으며 올 연말까지 매월 점진적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환율 변동성도 커졌다. 6월 원/달러 환율은 월말 기준 1549원대로 5월 말(1507원대)보다 급등했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순매도와 중동 지역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함께 작용한 결과다.

다만 7월 들어서는 미국 고용지표가 예상치를 밑돌면서 달러 강세 폭이 축소돼 환율도 소폭 내림세로 돌아섰다. 대외 신인도 지표는 비교적 안정적인 흐름을 유지했다. 단기 대외차입 가산금리는 전월과 같은 수준을, 중장기 가산금리와 외평채 CDS 프리미엄은 오히려 전월보다 낮아졌다.

현재 국내 증시는 안에서는 개인 투자자의 제도 개선 요구가, 밖에서는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이탈이 동시에 진행되는 이중의 압력에 놓여 있다. 개인 투자자의 청원이 정책 결정 과정에 얼마나 반영될지, 그리고 6개월째 이어진 외국인 이탈이 언제 멈출지가 하반기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국거래소의 애프터마켓 개장으로 인해 주식 거래에 변화가 생길 모양새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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