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금하러 들어갔다 게임까지…앱이 노리는 건 이용자의 '남는 시간'
송금하러 들어갔다 게임까지…앱이 노리는 건 이용자의 '남는 시간'
  • 김다솜
  • 승인 2026.07.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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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메신저 앱, 미니게임·숏폼·보상 콘텐츠 잇달아 탑재
체류시간 늘수록 광고 노출·구매 전환·행동 데이터 확보 가능 

송금이나 메시지 확인을 마치면 바로 닫던 앱이 달라지고 있다. 카카오톡·토스·네이버페이 등 주요 플랫폼이 미니게임과 숏폼, 캐릭터 육성 콘텐츠를 잇달아 탑재하면서다. 

플랫폼이 노리는 것은 단순한 이용자 수 증가가 아니라, 필요한 업무만 처리하고 나가던 이용자의 '남는 시간'을 붙잡아 광고 시청과 쇼핑, 결제로 연결하는 것이다.

ⓒ카카오
ⓒ카카오

카카오는 지난달 카카오톡에 '게임칩' 탭을 신설하고 별도 다운로드 없이 실행하는 미니게임 20여 종을 선보였다. 연말까지 50종 이상으로 늘릴 계획이다. 게임에는 친구 간 순위 경쟁과 보상 기능이 붙었고, 게임 에너지(하트)가 소진되면 대기하는 대신 15~30초 광고를 봐야 즉시 충전할 수 있다. 배너 광고보다 거부감이 낮으면서 광고 노출 시간을 확보할 수 있는 구조다.

토스는 앱 안에서 외부 서비스를 실행하는 '앱인토스'로 먼저 체류시간 경쟁에 뛰어들었다. 현재 입점 미니앱은 약 4000개, 이 중 20%인 800여 개가 게임이다. 일부 게임은 일정 시간 플레이 시 포인트를 지급하고, 캐릭터 성장을 위해 토스페이 결제나 쇼핑 미션을 수행하도록 설계됐다. 

최근에는 마인크래프트 멀티플레이 서버를 만드는 미니앱까지 등장했다. 금융과 무관한 콘텐츠로라도 앱을 자주 열게 만들겠다는 전략이다.

미니게임 넘어 숏폼까지…'시간 점유율' 경쟁

체류시간 경쟁은 게임에 그치지 않는다. 토스는 쇼핑 피드에 숏폼 영상을 무한스크롤 방식으로 배치해, 구매 목적이 없어도 콘텐츠를 구경하며 머물도록 유도한다. 네이버페이는 응모권을 쓰는 '럭키볼'과 캐릭터 육성 콘텐츠를, 카카오페이는 게임 이용 시간·방문 횟수에 따른 포인트 지급으로 반복 접속을 유도하고 있다.

금융·메신저 앱의 성격이 '목적형'에서 '소비형'으로 바뀌는 셈이다. 과거엔 송금·결제·메시지 전송 등 해야 할 일이 있을 때만 앱을 켰다면, 이제는 포인트나 게임, 영상을 위해 특별한 목적 없이도 접속하게 된다. 체류시간은 광고·커머스 매출의 기반이자, 게임에서 결제·투자·대출 서비스로 이용자를 이동시키는 통로가 된다.

실제 토스의 올 상반기 월평균 활성 이용자 수는 2184만명으로 금융·뱅킹 앱 중 최다였다. 카카오페이는 지난 5월 1187만명으로 역대 최대, 네이버페이는 전년 대비 15% 증가한 653만명을 기록했다.

오래 머물수록 정교해지는 이용자 분석

플랫폼이 체류시간으로 얻는 것은 광고 수익만이 아니다. 어떤 게임을 선택하고 어느 시점에 광고를 보며 어떤 보상을 위해 결제·쇼핑 미션에 참여하는지 등 행동 데이터가 함께 축적된다. 연령·성별·결제 내역 분석을 넘어 게임 장르 선호도와 반복 접속 시간, 보상 반응 방식까지 파악해 상품 추천과 광고 타기팅, 금융 서비스 개인화에 활용할 수 있다.

미니게임 도입이 늘면서 게임업계에도 새 유통 경로가 열리고 있다. HTML5 기반 게임은 설치 없이 앱 안에서 실행되며, 기존 모바일 게임을 경량화해 공급하는 것도 가능하다. 컴투스홀딩스는 카카오톡·카카오페이용으로 퍼즐 게임 '파우팝 매치'를 460MB에서 60~65MB로 줄여 웹게임으로 전환했다. 게임사는 앱스토어 중심 유통에서 벗어나 새 이용자를 확보하고, 플랫폼은 게임으로 체류시간을 늘리는 구조다.

전체 모바일 게임 중 광고 모델을 적용한 인앱·인스턴트 미니게임 비중은 2021년 45.1%에서 올해 55.6%로 높아졌다. 금융·메신저에서 시작된 미니게임 경쟁이 체류시간과 구매 전환이 중요한 쇼핑·유통 앱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