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석유화학 산업이 글로벌 범용 제품의 공급 과잉과 지속되는 업황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대대적인 사업재편 및 구조조정에 나선다. 지난 2월 발표된 대산 1호 프로젝트에 이어, 여수 산단에서도 초대형 구조개편이 본격 추진된다.
지난 20일 산업통상자원부는 여천NCC,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DL케미칼 등 4개사가 제출한 사업재편계획서 최종안을 승인했다.
먼저 4개사에 대한 사업 구조재편 및 신설통합법인 설립을 추진한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PE, 접착·도료용 수지 등을 담당하는 다운스트림 부문을 현물출자한다. 롯데케미칼은 여수 공장의 NCC 및 기초소재 사업을 물적분할한 후 여천NCC와 통합한다. 이로써 3개사가 균등 지분(3:3:3)을 보유하는 신설통합법인이 출범한다.
또 범용 제품의 공급 과잉을 완화하고 생산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사업재편 기간 동안 여천NCC의 2호기(92만 톤) 및 3호기(47만 톤) 등 총 139만 톤 규모의 에틸렌 생산 설비 가동을 중단한다. 또한 수익성이 낮은 저부가 범용 제품 설비 생산도 연차적으로 축소한다.
더불어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은 각각 2725억원씩, 총 54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해 여천NCC의 기존 부채를 상환한다. 이와 함께 공급망 배관 및 인프라 구축에 1032억원, 고부가가치 제품 전환에 1500억원 등 총 2532억원을 신규 투입한다.
이에 신설통합법인 및 주주사들은 수액백과 의료용 튜브에 쓰이는 LDPE, 포장용 점접착제에 사용되는 POE 등 의료, 식품, 위생, 첨단 산업용 고부가가치 소재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
정부, 7000억원 규모 전방위 지원 패키지 가동
정부는 석유화학 기업들의 선제적이고 자율적인 구조개편을 뒷받침하기 위해 금융, 세제, R&D, 인프라를 아우르는 7000억원 이상의 맞춤형 지원책을 마련했다.
산업은행을 통해 최대 4500억원 규모의 신규 자금을 지원하며, 2029년 말까지 협약채무 상환을 유예한다. 수입보험료를 최대 30% 할인하고 2000억원 규모의 수입자금 대출 보증을 제공한다.
먼저 수입 나프타 및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 대해 무관세를 적용하고, 열 공급구역 중복금지 규정을 한시적으로 완화해 에너지 비용을 낮춘다.
기업 분할과 합병 시 발생할 수 있는 법인세와 지방세 부담도 줄여준다. 법인세 이월결손금 공제한도를 80%에서 100%로 확대하고 자산매각 양도소득 과세이연을 적용하며, 취득세와 등록면허세를 75%에서 최대 100%까지 감면한다. 중복자산 가동중단 시에도 적격합병 과세이연 혜택을 부여한다.
통합 인허가 협의체를 신설하고 배관 및 파이프랙 공용 임대비용을 인하한다. 기업결합 심사기간을 기존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며, 합병 완료 전 사업재편 이행을 위한 기업 간 공동행위 예외를 허용해 행정적 절차를 줄인다.
아울러 첨단 소재 개발과 공정 최적화 R&D 분야에 340억원 이상의 자금을 신속 지원한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신성장 및 원천기술 지정을 확대하여 기술 혁신을 유도한다.
한편 이번 대산 및 여수 프로젝트를 계기로 국내 석유화학 산업은 단순 범용 제품 중심의 수량 경쟁에서 벗어나, 고부가 및 친환경 첨단 화학 소재 중심으로 체질을 탈바꿈하게 될 전망이다.
정부는 대산과 여수에 이어 울산 지역 석유화학 산단의 사업재편 논의도 신속히 진행할 방침이다.
향후 정부는 화학산업 생태계 강화 종합대책을 수립해 석유화학 산업의 고도화와 지역경제 및 고용 안정을 지속해서 지원할 계획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