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5일 재정경제부·금융위원회 등으로부터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와 관련해 보완대책을 신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하면서 정부가 하루 만에 대책을 내놓았다.
5월 27일 출시된 이 상품은 이후 두 달가량 만에 코스피지수를 9300선까지 밀어올렸다가 이후 6000∼7000대를 오가는 극심한 변동성을 촉발하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최근 한 달 사이에만 관련 상품에 약 7조원이 순유입됐는데, 정작 같은 기간 삼성전자·SK하이닉스 본주가 20%대 급락한 것과 달리 레버리지 상품 낙폭은 45~48%대에 달해 투기성 자금 쏠림이 심화됐다는 게 당국의 판단이다.
정부가 내놓은 대책의 핵심은 투자 진입 문턱을 높이는 것이다. 기존에는 현금과 주식 등 대용증권을 합쳐 1천만원만 있으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할 수 있었지만, 앞으로는 순수 현금 3000만원을 기본예탁금으로 갖춰야 한다.
예탁금 상향은 8월 5일부터, 대용증권을 예탁금으로 인정하지 않는 조치는 8월 19일부터 각각 적용되며, 매매 단위를 1주에서 20주로 확대하는 조치는 증권사 전산 개발 일정을 고려해 11월 중 시행된다.
신규 상품 상장과 광고·마케팅은 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잠정 중단되며, 국내 상품뿐 아니라 해외 상장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도 동일한 기준이 적용된다.
금융당국은 현재 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자 가운데 새 예탁금 요건을 충족하는 비중이 전체의 약 10% 수준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요건 강화 이후 투자 수요가 줄면서 현재 12조원에 이르는 관련 상품의 합산 시가총액이 4조∼5조원 수준까지 축소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다만 시장에서는 대책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3000만원이라는 문턱이 투기적 수요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기엔 부족하다는 지적과 함께, 국내 규제만 강화될 경우 오히려 서학개미 자금의 해외 이탈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로 대책 발표 이후에도 관련 상품의 거래대금은 좀처럼 꺾이지 않고 있다. 대책 발표 직전인 15일 기준으로도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거래대금은 13조원에 달해 전체 ETF 거래대금의 38.2%를 차지했고, 회전율은 100%를 웃돌았다.
이런 지적에 대해 금융당국은 필요할 경우 추가 대책을 검토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정치권 일부에서 제기되는 단일종목 ETF 상장폐지 요구에 대해서는 선을 긋고 있다. 관련 상품의 시장 규모가 이미 10조원을 넘어선 상황에서 상장폐지를 단행할 경우 그 자체가 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