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이랜드월드, '효자' 뉴발란스 때문에 '곤혹'...태극기 오류 논란 이어져
[이슈talk] 이랜드월드, '효자' 뉴발란스 때문에 '곤혹'...태극기 오류 논란 이어져
  • 정단비
  • 승인 2026.07.29 1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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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랜드월드에게 뉴발란스는 '효자 브랜드'다. 2008년 국내 독점 유통권을 따낼 당시 매출 250억원짜리 마이너 브랜드였던 뉴발란스는, 이랜드의 유통 노하우를 거치며 지난해 1조2000억원대 매출을 찍었다.

이랜드월드 패션부문 매출의 약 30%, 그룹 전체로 봐도 20% 안팎을 뉴발란스가 책임진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2.7% 오른 것도 결국 이 뉴발란스발 훈풍 덕이 크다.

그런데 이 캐시카우가 최근 제대로 사고를 쳤다. 뉴발란스가 내놓은 'NB 서울 컬렉션' 반팔티에 그려진 태극기가 실제와 정반대로 인쇄된 사실이 알려지면서다.

온라인 쇼핑몰에 게시된 뉴발란스 제품 사진 (사진=서경덕 교수)
온라인 쇼핑몰에 게시된 뉴발란스 제품 사진 (사진=서경덕 교수 SNS)

빨간색과 파란색 위치가 뒤바뀌고, 네 귀퉁이에 있어야 할 건곤감리는 정사각형 모양으로 재배치됐다. 디자인이 개발된 건 2024년 8월, 최종 확정은 2025년 11월이었고 올해 1월 21일부터 판매돼 오다가 반년 넘게 지나서야 문제가 불거졌다.

결국 이랜드 측은 온오프라인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구매 경로와 상관없이 환불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 논란에 불을 지핀 건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였다. 서 교수는 글로벌 기업 상품에 '엉터리 태극기'가 반복적으로 쓰이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진짜 글로벌 기업이라면 사업을 벌이는 나라에 대한 기본 정보 정도는 갖추고 있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런데 잠잠해지나 했던 이 논란이 뉴발란스 하나로 끝나지 않는 분위기다.

서 교수는 지난 28일 다시 한번 SNS를 통해 이번엔 글로벌 패션 브랜드 슈퍼드라이가 판매 중인 '서울 해태 그래픽 티셔츠'에서도 건곤감리 문양 오류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슈퍼드라이 의류에 건곤감리가 잘못 새겨진 모습. 서경덕 교수
슈퍼드라이 의류에 건곤감리가 잘못 새겨진 모습 (사진=서경덕 교수 SNS)

등판에 'Seoul'과 'KOREA' 문구, 해태 그림과 함께 새겨진 건곤감리 배열이 실제 태극기와 다르게 디자인됐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최근 글로벌 브랜드들에서 태극·건곤감리 오류가 잇따라 발견되는 상황을 두고 우려를 나타내면서도, 고의라기보다는 실수일 가능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다만 국가 상징물을 디자인에 쓸 때는 철저한 검수 과정이 필수라는 점, 그리고 한류 확산으로 앞으로 이런 사례가 더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소비자들의 건전한 비판과 지적이 빠른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슈퍼드라이는 이랜드와는 무관한 별도 브랜드지만,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에 같은 종류의 오류가 반복되며 '뉴발란스만의 문제'가 아니라 업계 전반의 검수 부실 문제로 시선이 옮겨가는 모양새다.

다만 이랜드 입장에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다.

매출의 20~30%를 의존하는 브랜드에서 국가 상징물 관련 사고가 났는데, 비슷한 사례들이 연달아 뉴스에 오르내리면서 '뉴발란스 태극기 사건'이라는 꼬리표가 쉽게 지워지지 않는 모습이다.

더구나 뉴발란스 본사가 2027년 한국 지사를 세워 직접 진출할 계획을 이미 밝힌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소비자 신뢰뿐 아니라 본사와의 파트너십 재조정 국면에도 영향을 줄지 지켜볼 대목이다.

한편 뉴발란스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태극 문양 디자인 티셔츠로 인해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판매를 전면 중단하고 환불 조치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해당 상품은 외국인 관광객을 비롯한 국내외 고객에게 한국과 서울의 매력을 알리고자 기획한 의류"라며 "디자인을 기획하고 제작하는 전 과정에서 어떠한 정치적·이념적 메시지를 담으려는 의도는 없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