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재계 지도⑭ 애슐리 5000억 벌었는데 재계 순위는 하락...이랜드의 ‘합치고 쪼개기’ 통할까
2026 재계 지도⑭ 애슐리 5000억 벌었는데 재계 순위는 하락...이랜드의 ‘합치고 쪼개기’ 통할까
  • 정단비
  • 승인 2026.05.26 11:3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랜드그룹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이미지=AI생성)
이랜드그룹이 사업 구조를 재편하는 과도기를 겪고 있다. (이미지=AI생성)

이랜드그룹이 올해 재계 50위권에 간신히 턱걸이했다. 지난해 보다 4계단 내려온 결과다.

2026년 공시대상기업집단 경영 성과에 따르면 이랜드의 2025년 전체 매출은 4조2722억원, 당기순이익은 -2213억원 적자다. 공정자산도 11조625억원에서 11조452억원으로 줄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 이랜드의 외식 브랜드 애슐리퀸즈는 연 매출 5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적자인 상황에 브랜드는 성장하고 있는 셈이다. 지금의 이랜드를 현 상황을 잘 보여주는 장면이다.

패션이 버티고, 애슐리가 선방

그룹 핵심 계열사인 이랜드월드의 2025년 연결 매출은 5조5434억원으로 전년(5조4520억원)보다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수익성 개선의 흐름을 이어갔다. 스파오와 뉴발란스를 중심으로 한 패션 사업이 그룹 실적을 떠받치는 상황이다.

여기에 애슐리퀸즈가 새로운 성장축으로 떠올랐다. 2025년 매출 5000억원을 기록하며 이랜드 내 핵심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이랜드는 올해 애슐리퀸즈 매장 수를 150개까지 확대하고, 단일 브랜드 매출 8000억원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유통과 레저는 여전히 부담

반면 유통 계열사는 그룹의 약점으로 남아 있다.

이랜드리테일의 2025년 연결 매출은 1조5333억원으로 전년(1조5649억원)보다 감소했고, 영업이익 372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이랜드리테일은 별도 기준 매출액 7489억원, 영업손실 327억원, 당기순손실은 1342억원을 기록했다. 뉴코아와 NC백화점 등 오프라인 점포들이 체험형 쇼핑몰과 온라인 유통 확대 흐름에 밀리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NC백화점이나 뉴코아를 가보면 예전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간 혁신이 필요하지만 구도심에 위치한 노후 점포 비중이 높아 구조적 한계도 뚜렷하다.

레저 사업도 부진하다. 이랜드 유일의 상장사인 이월드는 2025년 매출이 887억원으로 전년대비 18.2% 감소했다. 특히 지난해 말 기준 결손금이 1306억원으로 자본금 1418억원의 92.1% 수준까지 이르렀다.

“안 되는 건 합치고, 되는 건 쪼갠다”

이랜드의 해법은 구조 재편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사업은 합치거나 정리하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업은 독립시켜 키우는 방식이다.

우선 부진 사업은 다시 묶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9월 자회사인 이랜드킴스클럽과 이랜드글로벌을 흡수합병했다. 한때 분리했던 조직을 다시 합치며 효율화에 나선 것이다.

비핵심 사업 정리도 이어졌다. 이랜드월드는 올해 1월 연 매출 1000억원 규모의 슈즈 편집숍 폴더(FOLDER)를 ABC마트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외식 부문에서도 반궁·스테이크어스 등 다이닝 브랜드 6개와 더카페·카페루고 등 카페·디저트 브랜드 3개 등 매각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반대로 성장 사업은 더 세분화했다. 올해 초 출범한 식품BG는 불과 3개월 만에 외식BG(이랜드이츠)와 하이퍼BG(킴스클럽·식자재)로 다시 분리됐다. 애슐리퀸즈와 킴스클럽의 경쟁력을 각각 독립 체제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외식BG는 올해 애슐리퀸즈를 매출 8000억원으로 성장시키고, 전체 연 매출 목표로 1조원을 제시했다. 하이퍼BG 역시 산지 직거래와 HMR(가정간편식) 강화를 통해 연 매출 1조원을 노리고 있다.

뉴발란스, 가장 큰 변수

다만 변수도 있다. 패션 부문의 핵심 수익원인 뉴발란스다.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 라이선스 계약을 2030년까지 5년 연장하는 데 성공했지만, 뉴발란스 본사가 2027년 한국 지사 설립 계획을 공식화했다. 향후 직접 판매 체제로 전환될 경우 현재의 라이선스 수익 구조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결국 이랜드의 과제는 애슐리와 패션의 성장세를 얼마나 오래 이어갈 수 있느냐, 그리고 부진한 유통·레저 사업을 어디까지 정리하고 바꿀 수 있느냐다.

이랜드가 내놓은 ‘합치고 쪼개기’ 전략이 진짜 체질 개선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위기를 봉합하는 수준에 그칠지는 결국 올해 실적이 답해줄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