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이 독자적으로 개발한 초거대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에이닷엑스 케이투(A.X K2)’를 공개하며 본격적인 산업 현장 및 대중 서비스 확산에 들어갔다. 이번 발표는 단순한 모델 크기 경쟁을 넘어, 실제 사업 현장에서 작동하는 ‘실용형 AI’ 체제로의 전환을 보여준다.
SK텔레콤은 오픈소스 커뮤니티 허깅 페이스를 통해 매개변수(파라미터) 6880억개(688B) 규모의 A.X K2를 7월 29일 공개했다. 직전 모델인 A.X K1(519B) 대비 덩치를 키운 이번 모델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추진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독파모)’ 사업의 2차 평가 및 핵심 과제 일환으로 개발됐다.
장문 이해도 83.9%p 향상…SGA 구조로 운영 효율 확보
A.X K2는 기존 K1 모델 대비 국내외 14개 주요 벤치마크 평가에서 평균 32.2%p 향상된 성능을 기록했다. 특히 긴 문맥을 이해하고 업무를 처리하는 에이전트 평가 영역에서는 83.9%p의 대폭적인 성능 개선을 보였다.
이는 최근 6개월 내 등장한 글로벌 AI 모델인 큐원(Qwen3.5-397B-A17B), 딥시크(DeepSeek-V4-Flash) 등과 대등한 수준이다.
성능 개선의 핵심 배경에는 SK텔레콤이 자체 개발한 'SGA(Sparse Gated Attention)' 기술이 자리하고 있다. SGA는 AI가 대량의 데이터를 참조할 때 전체 문맥 중 연관성이 높은 핵심 정보만을 선별해 읽어내는 구조다. 이를 통해 긴 문서 분석이나 복잡한 업무 처리 과정에서 정확도를 확보하면서도 데이터 처리 비용과 시간을 대폭 줄였다.
제조·국방·바이오 등 실전 투입…'K1 기반 양자화 모델'도 탑재
SK텔레콤은 이번에 공개한 모델을 바탕으로 다양한 산업 분야에 AI 전환(AX)을 진행한다.
제조 분야에서는 KG스틸 당진공장의 냉간 압연 라인과 코넥의 주조·가공 공정에 A.X K2 기반의 제조 특화 AI 에이전트를 적용해 하반기 실증에 나선다. 숙련공의 실무 노하우를 AI 데이터로 전환해 공정 효율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국방 분야는 보안 및 데이터 주권의 특성을 반영해 기존 A.X K1 모델을 경량화한 '양자화(Quantization) 모델' 3종을 적용한다. 연산 메모리를 축소하고 속도를 높인 이 모델은 육·해·공군 및 해병대 산하 부대에 공급된다.
바이오 영역에서는 SK바이오팜과의 협업을 통해 난치성 암 표적 치료제 개발에 AI를 투입하고 있다. 기존 1~2년이 소요되던 신약 개발 초기 연구 기간을 5개월 수준으로 단축하는 성과를 거뒀다.
사무 및 일상 영역에서도 확산이 진행 중이다. A.X K2 경량 모델은 SK하이닉스 사내 업무 도구와 SK텔레콤의 AI 서비스 '에이닷'의 통화 내용 기반 일정 추천 및 노트 정리 기능에 적용됐다.
시각·음성 멀티모달 라인업 확장…'조 단위' 후속 모델 추진
SK텔레콤은 텍스트 중심의 A.X K2 외에도 시각과 음성을 처리하는 멀티모달 파생 라인업을 함께 선보였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동시에 분석하는 ‘A.X K2 VL Light-Preview’는 영수증·논문 인식은 물론, 법률 문서의 리스크 진단이나 산업용 배관 도면 해석까지 수행한다. 고객센터 음성 분석용 ‘A.X K2 ALM’과 크래프톤이 독자 개발한 음성 모델 ‘A.X K2 Raon-Speech’ 등도 라인업에 포함됐다.
SK텔레콤은 이번 688B 규모 성과를 발판 삼아 후속 모델의 매개변수를 '조(兆) 단위' 규모로 확대 개발할 계획이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조 단위 파라미터를 바탕으로 최상위 성능을 확보하는 흐름에 맞춰 국내 AI 모델의 기술 경쟁력을 지속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