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창 대신 AI에게 묻는다…유통업계, ‘대화형 쇼핑’ 선점 경쟁
검색창 대신 AI에게 묻는다…유통업계, ‘대화형 쇼핑’ 선점 경쟁
  • 김다솜
  • 승인 2026.08.14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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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다나와, 챗GPT·클로드에 상품 데이터 연결
롯데백화점은 AI 검색 노출 강화…카카오는 주문·결제까지 추진
콘텐츠 제작 도구 넘어 상품 탐색·추천·구매 잇는 유통 채널로

소비자가 쇼핑을 시작하는 방식이 검색창에서 생성형 AI와의 대화로 옮겨가면서 유통업계의 AI 활용 전략도 달라지고 있다. 자체 플랫폼 안에서 상품을 추천하거나 콘텐츠를 만드는 수준을 넘어 챗GPT와 클로드 등 외부 AI 서비스에 상품 데이터를 연결하고 대화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이어지도록 만드는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습이다.

CJ올리브영은 지난 5일 챗GPT에서 자사 상품을 검색하고 추천받을 수 있는 전용 플러그인을 출시했다. 이용자가 피부 유형이나 원하는 성분, 할인 여부 등 조건을 대화 형태로 입력하면 올리브영의 상품 정보와 구매자 리뷰를 분석해 적합한 상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올리브영이 외부 AI 플랫폼과의 접점을 확대한 배경에는 실제 유입 변화가 있다. 올해 7월 챗GPT를 통해 올리브영 온라인몰을 방문한 이용자는 지난 1월보다 30% 이상 증가했다. 소비자가 포털이나 쇼핑몰 검색창에 상품명을 입력하는 대신 AI에 고민과 조건을 설명하며 제품을 찾는 사례가 늘고 있다는 의미다.

올리브영은 자체 애플리케이션에서도 생성형 AI 기반 추천 서비스 ‘AI픽’을 운영하고 있다. AI가 상품 선정부터 추천 문구, 카드 이미지, 고객 리뷰 요약까지 전 과정을 수행한다. 지난 4월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80일 만에 누적 방문자 약 96만명을 기록했다.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도 앤트로픽의 생성형 AI 클로드와 연결되는 ‘다나와 MCP’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용자는 클로드 대화창에서 예산과 기능, 설치 방식 등 원하는 조건을 입력하고 다나와가 보유한 실시간 가격·상품 데이터를 바탕으로 제품과 구매처를 추천받을 수 있다.

다나와는 국내 50개 이상 주요 전자상거래 업체에서 가격 정보를 수집하고 있으며 약 14억개의 상품 데이터를 축적하고 있다. 벽걸이 에어컨이나 로봇청소기처럼 가격과 성능을 여러 차례 비교해야 하는 상품도 AI가 이용자의 조건을 해석해 후보를 추려주는 구조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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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잘 보이는 것도 새로운 마케팅

생성형 AI가 상품과 방문지를 추천하는 창구로 떠오르면서 ‘AI 검색 노출’을 높이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외국인 관광객이 챗GPT 등 생성형 AI에서 쇼핑·관광 정보를 검색할 때 롯데백화점 관련 정보가 정확하게 노출되도록 생성형 AI 검색 최적화, 이른바 GEO 마케팅을 추진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웹 콘텐츠를 AI가 이해하기 쉬운 형태로 구조화하고 매장 정보와 외국인 혜택 등을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간체·번체 등 4개 언어로 정비한다. 외국인 관광객이 여행을 준비하는 단계에서 AI의 추천을 통해 롯데백화점을 접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전략이다.

여행 중인 관광객에게는 인천국제공항과 성수, 홍대 등에서 AI 검색을 유도하는 옥외광고를 운영하고 다국어 AI 쇼핑 챗봇을 통해 매장 정보와 주변 관광 코스도 안내한다.

기존 검색 환경에서는 포털 검색 결과 상단에 노출되는 것이 중요했다면 생성형 AI 시대에는 AI가 어떤 매장과 상품을 답변에 포함하는지가 새로운 마케팅 과제로 떠오른 셈이다.

추천 넘어 주문·결제까지

AI 쇼핑 경쟁의 다음 단계는 추천 이후의 행동을 대신 수행하는 ‘에이전트형 AI’다.

카카오는 ‘카나나 인 카카오톡’의 첫 외부 서비스 연동 파트너로 쿠팡이츠를 선정했다. 앞으로 카카오톡 대화 중 이용자가 “점심에 냉면을 먹자”고 말하면 AI가 대화 맥락을 파악해 주변 음식점과 메뉴를 추천하고, 카카오톡 안에서 주문과 결제까지 이어지도록 하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현재 과거 주문 내역의 활용 여부나 추천에 가격·배달 시간·할인 혜택 등을 얼마나 반영할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카카오는 쿠팡이츠 연동을 시작으로 AI가 연결하는 서비스를 쇼핑과 예약, 여행, 결제 등으로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AI 에이전트가 구매와 예약을 연결할 때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와 구독료, 새로운 형태의 광고를 향후 수익모델로 제시했다. AI가 단순히 이용자의 질문에 답하는 기능을 넘어 플랫폼 내 거래를 만들어내는 사업 영역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뜻이다.

유통업계 내부의 콘텐츠 제작 과정에서도 AI 활용은 확대되고 있다. 컬리는 상품 설명과 광고 배너, 상세페이지, 이미지 등을 제작하는 ‘크리에이티브 AI’를 도입해 상품위원회 통과부터 출시까지 걸리는 기간을 한 달에서 일주일 이내로 줄였다. 다이소 역시 패션 카테고리에서 생성형 AI가 만든 모델 컷과 제품 이미지를 활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