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시장·브랜드 매장으로 관광객 유치…’집객형 공간’ 전환
전통시장을 활성화하는 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시설을 고치거나 할인 행사를 여는 데 그치지 않고 배달앱과 이커머스에 입점해 판매 지역을 넓히고 야시장과 공연을 결합해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방식으로 진화하는 것이다. 젊은 소비자에게 익숙한 브랜드를 시장 안에 유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쿠팡이츠는 8월 17일까지 강원 속초관광수산시장 입점 점포를 대상으로 할인 쿠폰과 마케팅을 지원하는 기획전을 진행했다. 관광객은 시장을 직접 방문하지 않더라도 숙소에서 닭강정과 순대국밥, 홍게 도시락 등 지역 먹거리를 배달받을 수 있도록 했다.
신규 입점 점포에는 메뉴 사진 촬영과 홍보물 제작도 지원한다. 시장 상인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때 어려움을 겪는 상품 구성과 노출, 주문 운영을 플랫폼이 함께 지원하는 방식이다.
입점 이후 매출이 크게 늘어난 사례도 나타났다. 속초관광수산시장의 한 분식점은 배달 수요에 맞춰 세트 메뉴를 강화한 결과 리뉴얼 이전보다 매출이 약 10배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게 도시락 전문점도 입점 초기대비 매출이 5~6배 늘었다.
네이버와 카카오, 배달의민족 등도 전통시장 지원을 시장 단위 교육에서 개별 점포의 실제 판매를 돕는 방식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카카오는 전통시장 상인의 카카오톡 채널 개설과 홍보 콘텐츠 제작을 지원하고 올해는 강원 지역 식음료 점포를 대상으로 온라인 판로를 열어주는 ‘단골가게’ 사업을 시작했다. 네이버는 스마트스토어 개설과 상품 노출, 지역 배송을 지원하며 전통시장 점포가 직접 고객을 확보하도록 돕고 있다.
배달의민족은 전통시장 상품을 택배로 판매하는 기획전을 운영하고 일부 먹거리는 다른 지역에서도 주문할 수 있도록 밀키트로 개발했다. 전통시장의 판매 범위가 시장 인근 생활권에서 전국 단위로 넓어지는 셈이다.
현대홈쇼핑과 롯데온, 11번가 등 이커머스 업체들은 온누리상품권을 온라인 결제와 연결하고 있다. 현대H몰은 온누리상품권 전용관에 서울 경동시장 스토어를 입점시켰고 11번가는 전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 가맹점 1400여곳의 상품 약 18만개를 판매하고 있다.
낮에는 장보고 밤에는 즐긴다…시장이 관광상품으로
전통시장의 변화는 온라인 판로 확대에만 머물지 않는다. 시장 운영시간을 밤까지 늘리고 지역 먹거리와 공연, 체험 프로그램을 결합해 방문 목적을 만드는 시도도 확산하고 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지난 7월부터 강원 정선과 경북 영주, 경기 안성, 충남 서산 등에서 ‘별별야시장’을 운영 중이다. 시장별로 따로 운영되던 야시장을 하나의 브랜드로 묶고 지역 관광자원과 청년상인, 대학, 지역기관을 연결하는 사업이다.
정선 고한구공탄시장은 야시장과 맥주축제, 가족 캠프를 함께 운영하고 있으며 영주 선비골 전통시장은 지역 먹거리 포차와 청년상인 플리마켓을 마련했다. 안성맞춤시장은 다문화 플리마켓과 대학생 체험단을, 서산 해미읍성전통시장은 인근 관광지와 연계한 먹거리·체험 행사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해 인천 현대시장의 별별야시장에는 열흘 동안 약 6000명이 방문했다. 소진공이 추산한 매출 효과는 약 1억2000만원이다. 안동 용산공설시장의 달빛야시장도 방문객이 전년보다 15%, 판매액이 10% 증가했다.
전통시장이 대기업 브랜드를 받아들이는 분위기도 전과 달라지고 있다. 온라인 쇼핑 확산으로 시장 방문객 자체가 줄어들자 상권침해 우려보다 사람을 끌어들이는 집객 효과가 더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서울 광장시장에는 올리브영과 패션 브랜드가 입점했고 경동시장은 폐극장을 활용한 스타벅스 매장을 통해 젊은 소비자와 관광객을 끌어들였다. 시장은 브랜드 인지도를 활용해 새로운 방문객을 확보하고 기업은 시장이 가진 지역성과 공간의 화제성을 얻는 구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