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브라질 생산거점 확대…글로벌 사우스 공략 속도
LG전자, 브라질 생산거점 확대…글로벌 사우스 공략 속도
  • 정단비
  • 승인 2026.08.18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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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라나 신공장 가동으로 연 60만대 냉장고 생산능력 확보…현지화로 원가·공급 경쟁력 강화

LG전자가 브라질에 두 번째 생산거점을 가동하며 글로벌 사우스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낸다. 현지 수요에 맞춘 제품 생산과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병행해 브라질 사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전략이다.

특히 기존 동남아시아 생산 물량을 수입하던 구조에서 현지 생산 비중을 확대한다는 점에서 이번 투자는 공급망 재편의 성격도 갖는다. 브라질 내수시장을 안정적으로 대응하는 동시에 향후 남미 시장으로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생산 기반을 확보했다.

LG전자는 지난 13일(현지시간) 브라질 파라나주에서 신공장 가동식을 열었다. 기존 아마조나스주 마나우스 생산거점에 이은 브라질 내 두 번째 생산기지다. 파라나 공장은 냉장고를 생산하며 LG전자에 따르면 연간 60만대 수준의 생산능력을 갖췄다.

사진=(사진 왼쪽부터) 김재일 LG전자 키친솔루션사업부장, 채영환 주브라질 총영사, 송성원 LG전자 중남미지역대표, 라치뉴 주니어(Carlos Massa Ratinho Junior) 파라나주지사
사진=(사진 왼쪽부터) 김재일 LG전자 키친솔루션사업부장, 채영환 주브라질 총영사, 송성원 LG전자 중남미지역대표, 라치뉴 주니어(Carlos Massa Ratinho Junior) 파라나주지사

이번 신공장 가동의 가장 큰 의미는 생산과 판매의 거리를 좁혔다는 데 있다. LG전자는 기존 동남아시아에서 생산한 물량을 브라질로 들여오던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생산을 확대한다.

브라질은 인구 2억1000만명이 넘는 중남미 최대 내수시장이다. 시장 규모가 큰 만큼 수요에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현지 생산 기반은 제품 공급 안정성과 물류 효율 측면에서 경쟁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현지 생산을 통해 물류비 부담을 낮추는 것도 기대된다. 해외에서 완제품을 운송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과 시간을 줄이는 동시에 현지 시장의 수요 변화에 맞춰 생산량과 제품 구성을 조정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해진다.

제품 역시 브라질 시장에 맞춤형으로 선보인다. 파라나 공장에서 생산되는 냉장고에는 지역에 따라 127V와 220V가 사용되는 브라질의 전력환경을 고려해 겸용 전압 기능이 적용된다.

고온다습한 기후와 현지 소비문화를 고려한 기능도 탑재한다. 냉장고 내부를 LED로 제균하는 기능과 온도를 빠르게 낮추는 급속 냉각 기능을 적용해 현지 생활환경에 맞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LG전자가 신흥시장 공략에서 추진하는 ‘현지화’ 전략과 맞닿아 있다. 단순히 기존 제품을 수출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현지 소비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기능을 제품 개발 단계부터 반영하고, 생산까지 현지에서 수행하는 구조다.

더불어 생산 효율도 높인다. 파라나 공장에는 AI와 산업용 로봇을 활용한 스마트팩토리 기술이 적용된다. 비전 AI 기반 품질검사와 디지털 트윈 기술을 활용한 관제 시스템을 구축하고, 다관절 로봇 등 자동화 설비를 통해 위험 작업을 대체한다.

사진=LG전자 브라질 파라나주 가전공장 전경
사진=LG전자 브라질 파라나주 가전공장 전경

현지 생산과 자동화를 동시에 추진하면서 제조 경쟁력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인건비나 물류비 등 단순한 비용 절감뿐 아니라 품질 안정성과 생산 효율까지 확보해 장기적인 수익성 개선 기반을 마련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브라질 시장의 성장성도 현지 생산 확대의 배경으로 꼽힌다. LG전자가 인용한 시장조사업체 모르도르 인텔리전스 전망에 따르면 브라질 가전시장은 2026년 336억달러에서 2031년 453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은 6.12%다.

글로벌 가전시장보다 높은 성장세가 예상되는 시장에서 생산 기반을 확보해 성장 기회를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파라나 공장의 입지는 브라질 내수뿐 아니라 향후 남미 사업 확대에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남부에 위치한 파라나주는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 등 주요 남미 시장과 상대적으로 가깝다. 메르코수르 역내 교역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도 남미 사업의 생산거점으로서 전략적 가치가 있다.

다만 현재 신공장의 1차적인 역할은 브라질 내수시장 대응이다. 현지 생산을 통해 공급 안정성을 확보하고 제품 경쟁력을 높인 뒤, 시장 상황과 생산능력에 따라 남미 수출 거점으로 역할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

LG전자는 브라질을 인도,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글로벌 사우스 성장전략의 주요 시장으로 보고 있다. 회사가 제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브라질·사우디아라비아의 지난해 합산 매출은 약 6조2000억원으로 2023년 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엔비디아와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 분야 협력을 확대하며 AI 기반 제조 경쟁력 강화에도 나서고 있다. 브라질 신공장에 적용한 AI와 자동화 기술 역시 향후 LG전자가 글로벌 생산거점 전반에서 제조 효율을 높이는 기반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