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00만원에 교육·모의거래까지…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문턱 높아진다
3000만원에 교육·모의거래까지…단일종목 레버리지 투자 문턱 높아진다
  • 김다솜
  • 승인 2026.08.19 11: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9일부터 신규 투자자 5거래일·총 5시간 모의거래 의무화
국내뿐 아니라 해외 상장 상품에도 동일 적용…이르면 9월 20주 단위 매매
하루 수익률 2배 추종하는 고위험 상품…과열 우려에 잇단 보호장치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등 개별 종목의 하루 주가 움직임을 2배로 따라가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의 투자 문턱이 한층 높아진다. 기본예탁금 3000만원과 사전교육에 이어 오는 19일부터 신규 개인투자자에게 5거래일간 총 5시간의 모의거래가 의무화된다. 이르면 다음 달부터는 매매 단위도 현행 1주에서 20주로 확대될 전망이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은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손실도 크게 확대될 수 있는 고위험 상품이다. 특히 이름에 붙은 '2배'가 투자기간 전체 수익률의 2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하루 수익률을 기준으로 매일 다시 계산하기 때문에 주가가 등락을 반복할 경우 기초종목과 실제 누적 수익률 차이가 커질 수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 5월 국내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출시 이후 거래가 빠르게 늘고 증시 변동성 확대 우려가 제기되자 투자요건을 단계적으로 강화하고 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앞으로 상품 구조뿐 아니라 달라지는 거래 조건까지 함께 확인할 필요가 커졌다.

삼성전자 하루 2% 오르면 4%'…단일종목 레버리지란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특정 기업 한 곳의 주가를 기초자산으로 삼아 하루 수익률의 일정 배수를 추종하는 ETF(상장지수펀드)·ETN(상장지수증권)이다.

일반적인 주식형 ETF가 여러 종목에 나눠 투자해 위험을 분산하는 것과 달리 단일종목 레버리지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 테슬라 등 한 종목의 움직임에 투자 성과가 좌우된다.

가령 기초종목의 하루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라면 해당 주식이 하루 5% 상승할 경우 레버리지 상품은 약 10% 상승하는 구조다. 반대로 주가가 5% 떨어지면 손실 역시 약 10%로 확대된다.

주의할 점은 '2배'가 장기간의 누적 수익률에도 그대로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0만원짜리 기초자산이 첫날 10% 올라 110만원이 된 뒤 다음 날 10% 하락하면 가격은 99만원이 된다. 이틀간 손실률은 1%다.

같은 기간 하루 수익률을 2배 추종하는 상품은 첫날 20% 올라 120만원이 된 뒤 다음 날 20% 하락해 96만원이 된다. 최종 손실률은 4%다.

이처럼 상승과 하락이 반복되면 매일 수익률이 재계산되면서 장기 누적 수익률이 기초자산 수익률의 단순한 2배와 달라지는 이른바 '음의 복리효과'가 발생할 수 있다. 변동성이 큰 장에서는 손실 폭이 더욱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

ⓒgettyimagesbank
ⓒgettyimagesbank

3000만원 맡기고 3시간 공부…19일부터는 '5일 모의투자'도

높은 위험성 때문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는 일반 주식보다 까다로운 투자요건이 적용되고 있다.

현재 신규 개인 일반투자자가 국내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투자하려면 우선 현금 3000만원의 기본예탁금을 충족해야 한다. 일반 레버리지·인버스 상품 관련 교육에 단일종목 레버리지 심화교육을 더해 총 3시간의 사전교육도 받아야 한다.

오는 19일부터는 여기에 모의거래가 추가된다.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신규 투자자는 한국거래소 모의거래 시스템에서 5거래일 이상, 거래일마다 1시간씩 총 5시간 이상 모의거래를 이수해야 한다. 19일부터 모의거래를 시작할 경우 5거래일 동안 요건을 충족하고 이수 확인까지 마친 뒤 실제 거래가 가능하다.

규제는 국내 상장 상품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테슬라·엔비디아 등 미국 증시에 상장된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에 새로 투자하려는 개인투자자 역시 같은 예탁금·교육·모의거래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다만 해외 상품 투자자도 미국 시장이 아닌 한국거래소의 국내 데이터를 활용한 모의거래를 이수한다는 점을 두고 일부 투자자 사이에서는 실효성에 대한 지적도 나오고 있다.

금융당국은 국내외 상품 모두 개별종목의 일일 수익률을 배수로 추종한다는 기본 구조와 핵심 위험이 같은 만큼 동일한 투자자 보호장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국내 상품에만 규제를 강화할 경우 투자수요가 상대적으로 규제가 약한 해외시장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고려했다.

'1주씩 거래'도 어려워진다

매매 방식도 달라질 전망이다. 한국거래소는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ETN의 매매수량 단위를 현행 1주에서 20주로 높이는 내용의 유가증권시장 업무규정 시행세칙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당초 11월 시행을 검토했지만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과열에 대한 대응 필요성이 커지면서 이르면 9월부터 시행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제도가 시행되면 지금처럼 1주, 2주씩 자유롭게 매매하는 대신 20주 단위로 주문해야 한다. 증권사 역시 MTS·HTS에서 20주 단위로만 거래할 수 있도록 전산 시스템을 변경해야 한다.

기존 투자자가 보유한 20주 미만 단주를 어떻게 처리할지도 논의 중이다. 현재는 ETF 유동성공급자(LP)인 증권사가 투자자로부터 단주를 시장가에 사들인 뒤 일괄적으로 매도하는 방안 등이 검토되고 있다.

금융당국은 매매 단위를 높이면 소규모 자금을 이용한 잦은 단기매매를 줄이고 시장 변동성을 낮추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기본예탁금 규제가 강화된 이후 단일종목 레버리지 거래 규모는 크게 감소했다. 금융위에 따르면 관련 상품 거래대금은 지난 7월 30일 12조4000억원까지 늘었지만 기본예탁금 3000만원 요건이 적용된 이후 지난 11일 7000억원 수준까지 줄었다.

투자자 보호장치는 앞으로 더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금융당국은 ETF·ETN 시장가격과 실제 자산가치 사이의 차이를 뜻하는 괴리율 관리 기준을 강화하는 한편 단일종목 레버리지 상품 총량 규제, 거래비용 부담 확대, 긴급시장조치 등의 추가 대책도 검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