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석 달 넘게 행방이 확인되지 않고 있는 37세 장미란 씨의 실종 사건 처리 과정에서 경찰의 허위 보고 의혹이 제기됐다. 최초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실종자와 통화해 안전을 확인했다고 보고한 뒤 사건을 종결했지만, 실제로는 통화 기록 자체가 없었던 것으로 드러나면서다.
제주경찰청에 따르면 장씨는 지난 5월 12일 늦은 밤 또는 13일 새벽 제주시 한림읍 자택을 나선 뒤 연락이 끊겼다. 장씨 가족은 이틀 뒤인 5월 15일 최초로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당시 야간 근무 중이던 실종팀 소속 A경장은 장씨와 연락이 닿아 안전을 확인했다는 취지로 가족을 안심시키고 상부에도 같은 내용을 보고했는데, 신고 접수 3시간 만에 사건을 종결 처리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후에도 장씨와 연락이 닿지 않자 가족은 지난 7월 재차 실종 신고를 접수했다. 경찰이 사건을 다시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A경장이 실제로는 장씨와 통화하거나 소재를 확인한 적이 없다는 정황이 확인됐다. 장씨의 통신 기록을 조회한 결과 최초 신고 당시 두 사람 간 통화 내역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고, A경장이 근무한 경찰서의 자체 조사에서도 통화 기록은 발견되지 않았다.
장씨의 휴대전화 전원은 집을 나선 지 나흘가량 지난 5월 16일에서 17일 사이 끊긴 것으로 파악됐다. 실종 신고가 접수된 5월 15일 시점까지는 전원이 켜져 있었다는 점에서, 초기 대응 골든타임이 있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카드 사용이나 병원 이용 등 생활 반응도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A경장을 직무유기 혐의로 입건해 통화 여부와 종결 처리 경위를 조사하는 한편, 해양경찰 등 인력 약140명을 동원해 한림항 일대를 중심으로 집중 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번 사건은 실종 사건 처리 체계의 허점을 드러냈다는 점에서 1인가구에게 특히 민감한 문제로 다가온다.
미성년자나 지적장애인 등이 아닌 일반 성인은 '가출인'으로 분류돼 담당 경찰관의 보고만으로 사건 종결이 가능하다. 상부의 이중 확인 절차가 별도로 마련돼 있지 않다 보니 담당자 한 사람의 판단만으로, 그것도 신고 접수 3시간 만에 사건이 닫힐 수 있는 구조다. 범
죄 피해 위험이 낮지 않은 성인 여성 실종 사건임에도 대면 확인 절차나 위험도 판단 시스템 입력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혼자 사는 사람은 연락이 끊겨도 즉각 이상 징후를 감지해줄 동거인이 없는 경우가 많다. 장씨 역시 제주에 별다른 연고 없이 지내왔던 것으로 전해지는데, 그럼에도 가족의 최초 신고가 접수 3시간 만에 담당자 판단만으로 종결됐다는 점은 1인가구 안전망의 취약성을 보여준다.
1인가구 비중이 계속 늘어나는 상황에서, 신고 이후 절차마저 개인의 신뢰에만 의존하는 구조라면 안전망으로서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