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택지개발·주택건설을 맡는 '주택도시개발공사'와 임대주택 관리·주거복지·토지비축을 맡는 '주택도시자산공사'로 분리된다.
지난 2009년 한국토지공사와 대한주택공사가 통합돼 LH로 출범한 지 17년 만의 재분리다. 정부는 3일 발표한 '공공기관 기능개혁 추진방안'을 통해 이런 내용을 확정했지만, 173조원대 부채와 자산을 두 기관에 어떻게 나눌지는 이번 발표에 담기지 않아 과제로 남았다.
정부는 "하나의 기관에서 신속성이 강조되는 택지개발 업무와 공공성이 중시되는 주거복지 업무를 동시 수행하면서 주택공급 속도가 저하되고 임대주택 운영 부담이 가중되는 비효율이 발생했다"고 분리 배경을 설명했다.
택지개발과 주택건설 등 공급 기능은 개발공사가, 임대주택 관리와 주거복지, 토지비축 기능은 자산공사가 나눠 맡는다. 정부는 개발공사가 낸 이익 일부를 주택도시기금 내 별도 계정에 적립해 자산공사의 임대주택 운영과 주거복지 재원으로 활용하는 구조를 설계하겠다는 방침만 내놨다.
근본적인 재무 부담도 분리를 앞당긴 요인이다. 지난해 말 기준 LH의 총부채는 173조7000억원에 달한다. 1년 새 13조6000억원 불어났고 부채비율도 217.7%에서 230.8%로 올라갔다.
공공임대주택이 늘어난 여파로 임대주택 운영손실 역시 2024년 2조8311억원에서 지난해 3조1949억원으로 커졌다. 여기에 LH가 분양사업 전 과정을 운영하는 '시행' 역할까지 맡으면서 재무 부담이 구조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토교통부 업무보고에서 "LH 부채 중 상당 부분은 임대주택 운영으로 인해 발생한 것"이라며 "분사하면 부채비율 문제는 해결되니 체계적으로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국토부는 이에 따라 지난해 8월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LH 개혁위원회를 꾸려 개발과 주거복지 기능을 나누는 방안을 검토해왔다.
LH를 둘로 나누려는 시도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21년 문재인 정부 때는 LH 임직원의 3기 신도시 땅투기 의혹이 불거지면서 모회사-자회사 구조나 토지·주택 부문 분리안이 거론됐지만, 여야 이견 속에 흐지부지되고 인력 감축과 임직원 재산등록 의무화로 마무리된 바 있다.
2023년 윤석열 정부 때는 검단신도시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를 계기로 조직 분리보다는 LH의 독점적 지위 자체를 해체하는 방향(공공주택 건설시장 민간 개방, 설계·감리 권한 이관)이 논의됐다. 이번에는 173조원의 부채를 두 공사에 어떻게 배분할지, 주거복지 부문 손실은 어떻게 보전할지가 다시 관건으로 떠올랐다.
특히 공공임대주택 확대와 직접시행 확대 기조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수익성이 낮은 주거복지 부문을 전담할 자산공사가 출범 초기부터 재원 부족에 시달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한편 국토부는 부채 배분 방식과 두 기관 간 재원 이전 구조, 인력 재배치, 운영 체계 등 세부 내용을 담은 별도의 'LH 개혁방안'을 통해 구체적인 조직별 기능 개편안을 추후 발표할 예정이다.
LH 노동조합은 주택공급 지연의 원인이 토지 보상과 기반시설 이전 등 현장 문제에 있는 만큼 조직개편을 해법으로 제시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반발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