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NH투자증권, DB 퇴직연금 맞춤 컨설팅 강화…부채 분석부터 자산배분까지 '정교화'
[줌인] NH투자증권, DB 퇴직연금 맞춤 컨설팅 강화…부채 분석부터 자산배분까지 '정교화'
  • 정단비
  • 승인 2026.09.09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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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정급여형(DB) 퇴직연금 시장에서 금융회사의 역할이 상품을 제시하는 데서 기업의 재무상황과 퇴직급여 부채를 고려해 운용전략을 설계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적립금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보유할 것인지뿐 아니라 향후 지급해야 할 퇴직급여를 감안해 어떤 자산을 언제, 어느 정도 보유할지를 함께 따져야 하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이 같은 변화에 맞춰 DB 적립금 운용 컨설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금자산관리본부 산하 ‘DB적립금 운용 협의체’를 중심으로 계리와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운용 역량을 결합해 기업별 적립금 운용계획서(IPS) 수립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상품보다 ‘기업별 운용전략’에 초점

DB형 퇴직연금은 기업이 근로자의 퇴직급여 지급 책임을 부담한다. 이에 따라 적립금 운용성과는 단순한 투자수익률을 넘어 기업의 장기적인 재무 부담과 연결된다.

특히 기업마다 직원의 연령대와 근속기간, 임금 수준, 퇴직 시점 등이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투자전략을 적용하기 어렵다. 기업이 감당할 수 있는 위험 수준과 필요한 유동성도 차이가 난다.

NH투자증권이 IPS 컨설팅에서 부채 분석을 앞세우는 이유도, 회사의 기업 현황과 위험 선호도 등을 사전에 살펴본 뒤 퇴직급여 부채를 분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목표수익률과 자산배분 전략을 설계하기 위함이다.

적립금도 현금성 자금과 유동성 자금, 중장기 투자자금 등으로 나눠 각각의 목적에 맞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이후 운용 상황을 점검하고 필요하면 자산 비중을 조정하는 구조다.

이는 ‘수익률이 높은 상품을 찾는 것’과는 접근 방식이 다르다. 퇴직급여라는 미래의 지급 의무를 먼저 파악한 뒤 그에 맞춰 투자전략을 설계하는 방향성이다.

OCIO·리서치·계리 역량 결합

NH투자증권은 기존 기관자금 운용에서 축적한 OCIO(외부위탁운용관리) 역량을 DB 적립금 컨설팅에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리서치본부의 시장 전망과 연금자산관리본부의 ALM(자산·부채관리) 분석, 자산관리 컨설팅 역량 등을 결합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구성한 DB적립금 운용 협의체에는 계리사와 자산배분 담당자, 포트폴리오 전문가 등이 참여한다. 퇴직급여 부채를 분석하는 단계부터 실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이후 운용 상황을 점검하는 과정까지 연결하는 것이 특징이다.

NH투자증권이 제시한 컨설팅 과정은 크게 5단계다. 기업과 적립금 현황을 파악하는 사전조사를 시작으로 퇴직급여 부채 분석, 운용 거버넌스 구축, 자금 목적별 포트폴리오 설계, 정기적인 위험 점검과 리밸런싱으로 이어진다.

한국선급 사례로 나타난 운용체계 변화

이 같은 접근은 한국선급의 DB 퇴직연금 운용 사례에서도 확인됐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이 8월 26일 공개한 퇴직연금 운용 모범사례에서 한국선급은 기업정보와 위험 선호도, 퇴직연금 부채 등을 바탕으로 IPS를 새롭게 수립한 사례로 소개됐다.

NH투자증권 고객사인 한국선급은 기존 현금성 자산 중심의 운용체계에서 자산배분 전략을 적용하는 방식으로 운용 방향을 바꿨고, OCIO펀드 등 실적배당형 상품의 비중도 확대했다. 이 과정에서 한국선급 재무팀이 새로운 운용전략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점도 주요 요인으로 제시됐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한국선급 DB 적립금의 1년 수익률은 2026년 5월 말 기준 20%를 넘어섰다. IPS 개정 전에는 예금금리를 소폭 웃도는 수준이었다는 설명이다.

한편 DB형 퇴직연금 시장에서 이 같은 컨설팅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배경에는 적립금 규모와 기업의 재무 부담이 있다.

DB형에서는 기업이 퇴직급여 지급 책임을 지는 만큼 적립금의 운용성과가 장기적인 재무관리와 연결된다. 반대로 지나치게 보수적인 운용만 고집할 경우 장기간에 걸쳐 자산의 성장 기회를 놓칠 가능성도 있다.

퇴직연금이 단순히 원리금보장 상품을 담아두는 장기 자금에서 기업의 재무전략과 연결된 자산으로 바라보이기 시작하면서, 금융회사 역시 ‘어떤 상품을 판매할 것인가’보다 ‘기업의 미래 지급 의무에 맞춰 어떻게 자산을 배분할 것인가’에 대한 해법을 제시해야 하는 단계로 넘어가고 있다.

(사진=NH투자증권)
(사진=NH투자증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