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500조 시대인데…10년 수익률은 2.64%에 그쳤다
퇴직연금 500조 시대인데…10년 수익률은 2.64%에 그쳤다
  • 김다솜
  • 승인 2026.09.2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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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립금 5년 새 96% 증가…75%는 원리금보장상품
DB 3.53%·DC 8.47%·IRP 9.44%…운용 방식 따라 격차
수익률 높이면 소득대체율 13%→20~30% 가능

퇴직연금 적립금이 500조원을 넘어섰지만 최근 10년 평균 수익률은 2%대에 머문 것으로 나타났다. 적립금의 4분의 3이 원리금보장상품에 집중된 가운데 퇴직연금의 노후소득보장 기능을 높이려면 장기수익률을 끌어올리는 방향으로 운용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본시장연구원이 발간한 ‘초고령사회 다층노후소득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은 2020년 말 255조5000억원에서 2025년 말 501조4000억원으로 5년간 96.2% 증가했다. 

적립금 규모는 빠르게 커졌지만 운용은 여전히 원리금보장상품에 치우쳐 있다. 2025년 말 전체 적립금의 75.4%가 원리금보장상품, 24.6%가 실적배당상품에 투자됐다.

최근 10년 평균 수익률은 전체 2.64%였다. 원리금보장상품은 2.11%에 그친 반면 실적배당상품은 4.48%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물가상승을 고려한 실질가치 유지 측면에서 원리금보장상품이 연금자산의 보편적인 운용수단이 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제도 유형별로도 운용 성과에 차이가 나타났다. 2025년 연간 수익률은 확정급여형(DB) 3.53%, 확정기여형(DC) 8.47%, 개인형퇴직연금(IRP) 9.44%였다.

실적배당상품 비중은 DB가 8.1%에 불과한 반면 DC는 33.0%, IRP는 44.3%였다. 다만 2025년에는 증시 상승 영향도 컸다. 5년 평균 수익률로 범위를 넓히면 DB 2.81%, DC 3.75%, IRP 3.83%로 격차가 줄어든다. 

운용 달라지면 노후소득도 달라진다

퇴직연금 운용 성과는 은퇴 이후 받을 수 있는 노후소득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현행 구조가 유지될 경우 퇴직연금의 소득대체율이 구조적으로 13.2%를 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도인출 등으로 적립금이 빠져나가는 ‘중도누수’를 줄이고 운용수익률을 높이면 소득대체 기여도가 크게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운용수익률을 연 5%로 가정하면 소득대체율은 20.1%, 7%에서는 29.7%까지 올라갈 수 있다는 추정이다. 

실제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투자형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흐름도 나타나고 있다. 2024년 퇴직연금 계좌의 상장지수펀드(ETF) 잔액은 48조7000억원으로 전년보다 131.9% 증가했다.

실적배당형 적립금에서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3년 18.3%에서 39.6%로 확대됐다. 제도별로는 DC형 집합투자증권의 51.6%, IRP의 45.9%가 ETF에 투자된 반면 DB형은 0.7%에 그쳤다. 

가입자의 운용 방치를 줄이기 위해 도입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도 보수적 운용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디폴트옵션 적립금 53조3000억원 가운데 85.4%인 45조5000억원이 안정형에 집중됐다.

2025년 연간 수익률은 안정형이 2.63%인 반면 중립투자형은 10.81%, 적극투자형은 14.9%였다. 보고서는 가입자가 다시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현행 옵트인(opt-in) 방식과 원리금보장상품을 포함한 구조가 디폴트옵션의 실효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라고 봤다. 

이에 가입자가 별도로 선택하지 않아도 장기·분산투자 상품으로 운용되는 옵트아웃(opt-out) 방식으로 전환하고 타깃데이트펀드(TDF)를 중심으로 디폴트옵션을 재편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고서는 퇴직연금 개편의 핵심을 상품 확대보다 운용과 의사결정 구조 변화에 뒀다. 개인 선택에 의존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전문가 위탁운용과 글로벌 분산투자를 확대하고 DB형에서는 자산부채관리(ALM)를 기반으로 한 외부위탁운용관리(OCIO)를 활성화해야 한다는 제안이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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