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이 베트남 사업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하노이에서 추진 중인 스타레이크시티의 잔여 사업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다른 지역의 도시개발사업과 인프라·에너지 분야까지 사업 기회를 확대하는 모습이다. 하노이시가 장기 도시개발 청사진을 제시한 가운데 현지 행정기관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정원주 대우건설 회장은 지난 8일 서울 소공동 더그랜드롯데 서울에서 방한한 부 다이 탕(Vu Dai Thang) 하노이 인민위원장과 만나 베트남 사업 현황과 향후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면담에서 양측은 스타레이크시티의 잔여 사업을 비롯해 토지보상과 정부기관 이전 등 사업 진행에 필요한 행정절차를 논의했다. 정 회장은 하노이시의 지원을 요청했고, 부 위원장은 토지보상과 정부기관 이전 등에 협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스타레이크시티는 대우건설의 베트남 도시개발사업을 상징하는 프로젝트다. 하노이 서호 인근에 조성되는 대규모 복합도시로 주거·상업·업무시설 등이 들어서고 있으며, 베트남 정부기관 이전과 연계된 개발도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은 이 사업을 통해 단순 시공을 넘어 도시개발사업자로서 현지 경험을 쌓았다. 특히 스타레이크시티에서 확보한 사업 경험은 베트남 내 후속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하는 기반으로 활용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타이빈성 끼엔장 신도시 개발사업이다.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2024년 해당 사업의 투자자로 승인받았다. 사업 규모는 약 96만3000㎡이며 주거·상업시설과 아파트, 사회주택 등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대우건설은 컨소시엄 지분 51%를 보유하고 사업을 주도할 예정이다.
이는 베트남 사업의 중심축을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에 두기보다 도시개발 경험을 다른 지역으로 확장하려는 흐름으로 볼 수 있다.
하노이 100년 계획도 새로운 기회
하노이시의 장기 도시개발 계획은 대우건설의 현지 사업 확대와도 연결되어 있다.
하노이시는 지난 6월 100년 비전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홍강을 중심으로 도시공간 구조를 재편하는 장기 구상을 제시했다. 특정 지역에 집중된 도시 구조에서 벗어나 다극·다중심의 도시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주요 방향이다.
대규모 도시개발과 교통·인프라 확충이 필요한 만큼 국내 건설사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만들어질 수 있는 분야다.
대우건설도 하노이의 장기 발전전략에 맞춰 한국의 기술과 문화·콘텐츠를 결합한 K-스마트시티와 같은 사업모델을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시공'에서 '개발'로 넓어지는 베트남 사업
대우건설이 베트남 시장을 바라보는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해외 건설사업에서 전통적으로 시공과 수주가 중심이었다면, 스타레이크시티를 계기로 직접 개발사업에 참여하면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개발사업은 초기 투자와 행정절차 등 부담이 크지만 사업이 본궤도에 오르면 시공뿐 아니라 시행과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수익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도시개발은 주택만 공급하는 사업과 차이가 있다. 주거시설과 오피스, 상업시설을 비롯해 교통·공공시설 등 도시 기능이 함께 움직이기 때문에 후속 인프라 사업으로 연결될 가능성도 있다.
정 회장이 이번 면담에서 신도시뿐 아니라 인프라와 에너지 분야까지 언급한 것도 이 같은 사업 확장 전략과 맞닿아 있다.
한편 대우건설으로서는 스타레이크시티의 남은 절차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마무리하느냐가 우선 과제다. 동시에 끼엔장 신도시 등 후속 사업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추가 사업을 발굴해야 베트남에서 축적한 개발 경험을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로 만들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