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벗 인사이트] 풀무원의 다음은 식생활로…헬스케어·드론·가전으로 넓히는 사업 접점
[피벗 인사이트] 풀무원의 다음은 식생활로…헬스케어·드론·가전으로 넓히는 사업 접점
  • 정단비
  • 승인 2026.09.11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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풀무원의 사업 확장이 ‘식품’이라는 제품군을 넘어 ‘식생활’이라는 경험 영역으로 넓어지고 있다. 개인 맞춤형 식단 관리 서비스에는 AI와 멤버십을 결합하고, 신선식품 배송에는 드론을 접목했다. 주방에서는 에어프라이어를 중심으로 가전 경쟁력도 키우고 있다.

서로 다른 사업처럼 보이지만 출발점은 같다. 소비자가 무엇을 먹는지에 그치지 않고, 어떻게 건강하게 관리하고, 어디에서든 식품을 공급받고, 어떻게 조리하는지​까지 사업의 접점을 넓히는 방식이다.

왜 지금 ‘식품 밖’으로 넓히나

풀무원의 움직임을 단순한 신사업 확대만으로 볼 필요는 없다. 식품산업에서 제품 자체의 경쟁력만으로 소비자와 장기적인 관계를 만드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식품은 반복 구매가 이뤄지지만 개별 제품의 구매 주기는 짧고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하다. 반면 식단 관리나 건강관리 서비스로 연결하면 소비자의 이용 기간과 접점을 늘릴 수 있다.

사진=풀무원헬스케어가 건강한 식생활 관리의 지속성을 높이고자 개인 맞춤형 식이 전문 헬스케어 플랫폼 ‘디자인밀’에 멤버십 제도를 신설했다.<br>
사진=풀무원헬스케어가 건강한 식생활 관리의 지속성을 높이고자 개인 맞춤형 식이 전문 헬스케어 플랫폼 ‘디자인밀’에 멤버십 제도를 신설했다.

디자인밀의 멤버십 도입은 이런 변화와 맞닿아 있다. 풀무원헬스케어는 직전 6개월 배송 금액을 기준으로 5개 등급을 운영하고, 이용 실적에 따라 포인트와 할인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AI 영양 진단과 데일리 영양 리포트를 모든 회원에게 제공한다. 10월 중에는 AI 챗봇을 활용한 건강 상담과 맞춤 상품 추천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단순히 건강식품이나 식단을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식단을 지속적으로 이용하고 기록하며 관리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다.

풀무원헬스케어에 따르면 2026년 디자인밀 고객의 평균 식단 구독일은 전년보다 약 10% 증가했다. 장기간 구독하는 고객도 늘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이 이어진다면 풀무원 입장에서는 제품을 한 번 판매하는 것보다 고객의 식생활 관리 과정에 지속적으로 관여할 수 있는 서비스의 가치가 커질 수 있다.

배송의 경계도 넓힌다

식품사업의 경쟁력은 좋은 제품을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소비자가 필요한 시점에 필요한 식품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

풀무원은 무인 키오스크 플랫폼 ‘출출박스’와 드론을 활용해 도서·산간지역에 신선식품을 배송하는 시범사업을 시작했다. 첫 사업지는 충남 당진시의 섬마을 난지도다.

사진=출출박스 앱으로 주문된 식품이 드론을 통해 지정 장소로 배송되고 있다.
사진=출출박스 앱으로 주문된 식품이 드론을 통해 지정 장소로 배송되고 있다.

사업 방식은 기존 물류망과 다르다. 풀무원이 소비자 수요를 바탕으로 제품을 구성해 소규모 물류 거점인 MFC에 공급하고, 고객이 출출박스 앱을 통해 주문하면 드론으로 지정된 장소까지 배송한다.

두부·콩나물·나또 등 냉장 신선식품뿐 아니라 피자·치킨 등 냉동 간편식도 공급한다. 앱 사용이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전화 주문도 지원한다.

이 사업의 의미는 드론이라는 기술 자체보다 기존 물류망이 충분히 닿지 않는 곳까지 식품 공급 영역을 넓혔다는 점에 있다. 풀무원은 당진시와 드론 업체 니나노컴퍼니에 이어 경북 김천시와도 관련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집에서 먹는 마지막 과정까지

주방가전 사업은 소비자의 식생활에서 마지막 단계인 ‘조리’와 연결된다.

풀무원의 ‘스팀쿡 프라임 에어프라이어 15L’는 국제 디자인 어워드 IDEA 2026에서 본상(Finalist)을 받았다. 풀무원에 따르면 가전사업을 시작한 이후 처음으로 글로벌 디자인 어워드에서 수상했다.

제품에는 재료를 한 번에 뒤집을 수 있는 ‘이지플립 양면 그릴’과 54가지 자동 조리 메뉴가 적용됐다. 자동 스팀 세척과 분리형 열선 가림망 등 관리 편의성도 강화했다.

풀무원은 스팀쿡 에어프라이어 외에도 김치냉장고와 AI 음식물처리기 등을 선보이며 주방가전 제품군을 넓히고 있다.

식품기업이 조리기기를 직접 만드는 것은 단순히 제품군 하나를 추가하는 것 이상의 의미가 있다. 소비자가 식품을 구매한 이후 어떻게 조리하고 관리하는지까지 경험의 영역을 넓힐 수 있기 때문이다.

‘식품기업’의 연장선

풀무원이 식품기업에서 완전히 다른 업종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제품을 판매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먹는 사람의 건강 상태와 식단을 관리하고, 식품을 구하기 어려운 지역까지 배송하며, 집에서 식품을 조리하는 과정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면서 소비자의 식생활 과정에 더 가까이 가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셈이다.

결국 이번 움직임을 ‘식품사업에서 다른 사업으로의 전환’으로 보기보다는 식품을 중심으로 소비자의 생활 접점을 확장하는 과정으로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