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최태원 SK 회장, "AI도 스스로 돈 벌어야"…울산서 던진 '수익화' 화두
[줌인] 최태원 SK 회장, "AI도 스스로 돈 벌어야"…울산서 던진 '수익화' 화두
  • 정단비
  • 승인 2026.09.14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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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울산을 인공지능 전환(AX)의 국가대표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공식화했다. 지난 11일 울산 울주군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린 '2026 울산포럼' 직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울산 AI 데이터센터(AIDC)의 추가 900메가와트(MW) 확장 계획이 "거의 다 왔다"고 밝혔다.

현재 건설 중인 100MW 규모에 이 물량이 더해지면 SK가 울산에서 추진하는 AI 데이터센터 총 용량은 1기가와트(GW)로 늘어난다. 100MW 사업에는 약 7조원이 투입되며, 2027년 하반기 가동이 목표다.

"빅테크와 협업, 진척 속도 빠르다"

최 회장은 글로벌 빅테크와 진행 중인 협력이 빠르게 무르익고 있다고 전했다. SK는 앞서 지난 7월 미국에서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앤트로픽 등과 AI 반도체·데이터센터 분야 협력을 발표한 바 있고, AWS와도 울산 AIDC 구축을 기반으로 국내 AI 인프라 협력 확대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 울산 AIDC 건립에는 SK텔레콤, SK브로드밴드, SK하이닉스, SK AX 등 계열사와 AWS가 함께 참여하고 있다.

SK는 지난 6월 우선 전국에 5GW 규모의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한 뒤 중장기적으로 15GW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을 밝혔고, 7월에는 울산을 포함한 영남권에 2GW 이상 규모의 클러스터를 만들어 외자 유치를 포함해 약 140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울산 남구 SK이노베이션 울산CLX 현장경영(MBWA)에서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울산 남구 SK이노베이션 울산CLX 현장경영(MBWA)에서 구성원들을 격려하고 있다.

울산 AIDC·CLX 연결해 'AI 풀스택' 완성

최 회장의 이번 발언은 지난 10일 SK AIDC와 SK이노베이션 울산 콤플렉스(CLX)를 잇달아 방문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맥락이 이어진다. 당시 최 회장은 임직원들에게 AI 인프라의 상징인 울산 AIDC와, 그 AI를 실제 생산 현장에 구현하는 울산CLX가 하나로 이어져야 SK가 지향하는 'AI 풀스택 프로바이더'가 완성된다는 취지로 당부했다.

반도체에서 출발해 AI 데이터센터·에너지·서비스 인프라를 갖추고, 이를 다시 제조 현장의 AX로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SK그룹이 제시해 온 전략이다.

울산CLX는 여의도 면적의 세 배가 넘는 250만평 규모의 정유·화학 단지로, 설비 곳곳에서 나오는 데이터를 AI가 하루 종일 읽어내고 여기에 수십 년 경력 엔지니어의 판단을 더해 대응하는 운영 방식을 실험하는 곳이다. SK는 이 방식을 다른 계열 제조 현장으로도 넓혀갈 계획이다.

"AI 투자, 스스로 이익 내는 구조로 가야"

최 회장은 이날 포럼에서 AI 산업이 직면한 과제로 사업모델과 지속가능성을 짚었다. 그는 전 인류가 AI에 막대한 에너지를 투입한 만큼 더 나은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사업화로 돌아와야 하며, 스스로 돈을 벌어 재투자할 수 있는 구조까지 가야 한다고 말했다. AI 버블 우려를 넘어서려면 투자 규모 확대 자체보다 수익 창출 구조를 갖추는 것이 관건이라는 문제의식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아울러 SK이노베이션이 AI를 활용한 에너지 솔루션과 데이터센터용 전기화 솔루션을 함께 만들고 있다며, 이를 확대하기 위한 파트너십과 투자 계획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5회 맞은 울산포럼, 역대 최대 인파 몰려

2022년 시작돼 올해 5회째를 맞은 울산포럼은 SK와 울산상공회의소가 공동 주최했다. 올해는 '울산세계미래산업박람회(WAVE 2026)'와 함께 열려 규모가 한층 커졌다. SK 측에 따르면 올해 행사에는 지역 대학생과 시민 등 온오프라인 참가자 1만900여명이 몰려 지난해보다 5.7배 늘었다.

최 회장은 포럼에서 굴뚝산업으로 분류되는 제조 분야에서도 AI 확산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며, 울산을 AX의 선도모델로 만들면 대한민국 전체의 AI 확산에 좋은 사례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밝혔다.

이 밖에 최 회장은 한일 양국의 에너지 협력 필요성도 거론했다. 양국 합산 3000억달러 규모의 에너지 구매가 이뤄지는 만큼, 재생에너지부터 원자력까지 아우르는 공동 협력이 에너지 안보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구상이다.

900MW 확장 계획이 실제로 공식화될 경우, 울산은 2027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한 100MW 규모를 넘어 국내 최대 규모의 민간 AI 인프라 거점 중 하나로 자리잡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