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락읽기] 퇴직연금 상품 늘리는 농협은행…'상품 공급'에서 '운용 지원'으로
[맥락읽기] 퇴직연금 상품 늘리는 농협은행…'상품 공급'에서 '운용 지원'으로
  • 정단비
  • 승인 2026.09.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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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의 역할이 단순한 상품 공급을 넘어 자산 운용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넓어지고 있다.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는 상품이 다양해진 만큼 어떤 상품을 고르고 어떻게 조합할지에 대한 지원도 중요해지고 있어서다.

NH농협은행은 개인투자용국채를 퇴직연금 상품으로 도입하고 ETF 라인업을 확대하는 한편 전문가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수요를 고려하면서도 실적배당형 상품에 대한 선택권과 투자 지원을 함께 넓히는 방식이다.

국채부터 ETF까지 투자 선택지 확대

농협은행은 9월 퇴직연금 전용 개인투자용국채를 선보였다. 개인투자용국채는 장기 보유를 전제로 안정적인 이자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상품이다.

퇴직연금 가입자 입장에서는 기존 원리금보장형 상품과 실적배당형 상품 사이에서 선택할 수 있는 운용 수단이 하나 더 생긴 셈이다. 특히 퇴직연금의 특성상 장기간 자금을 운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장기 투자 수단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ETF 상품군도 확대한다. 농협은행은 지난 7월 퇴직연금 ETF 22개 상품을 출시했으며 10월에는 36개 상품을 추가할 예정이다. 국내외 주식과 채권은 물론 산업·테마 등으로 투자 범위를 넓혀 가입자의 상품 선택 폭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 ETF도 새롭게 편입한다. 단순히 ETF 숫자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운용사와 상품군을 다변화해 고객이 투자 목적과 위험 수준에 맞춰 자산을 구성할 수 있도록 하려는 움직임으로 볼 수 있다.

상품이 많아질수록 ‘선택’이 중요해진다

퇴직연금에서 상품 선택지가 늘어나는 것만으로 수익률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ETF처럼 투자 대상과 전략이 다양한 상품은 가입자가 직접 비교하고 자산을 배분해야 하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이 상품 확대와 함께 전문가 포트폴리오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도 이러한 맥락이다.

농협은행은 시장 분석과 리서치를 바탕으로 고객의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별하고 이를 포트폴리오 형태로 구성해 제공하고 있다. 투자자가 개별 상품을 직접 선택하는 부담을 낮추고 자산배분 관점에서 퇴직연금을 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농협은행에 따르면 전문가 포트폴리오 가운데 공격투자형은 2026년 상반기 40.11%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퇴직연금은 단기 수익률만으로 운용 성과를 판단하기 어려운 장기 자산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시장 상황에 따라 수익률이 크게 달라질 수 있는 만큼 상품의 종류뿐 아니라 투자기간과 위험 수준, 자산배분 전략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수익률 경쟁, 운용 체계로 이어질까

농협은행은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 공시를 기준으로 원리금비보장상품의 1년 운용수익률에서 DB·DC·IRP 전 제도에 걸쳐 3분기 연속 5대 시중은행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런 성과를 바탕으로 농협은행이 상품 확대와 운용 지원을 동시에 강화하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퇴직연금 사업에서 은행의 경쟁력이 단순히 어떤 상품을 판매하느냐에서 그치지 않고 고객의 투자 선택과 자산배분을 얼마나 지원할 수 있느냐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특히 ETF와 같은 실적배당형 상품이 늘어나면 가입자에게는 투자 기회가 확대되는 동시에 선택의 부담도 커진다. 따라서 향후 은행권의 경쟁에서는 상품 라인업의 규모뿐 아니라 투자성향에 맞는 상품을 선별하고 장기적인 자산배분을 지원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농협은행의 이번 개편 역시 이런 흐름에 맞춰 퇴직연금의 상품 선택권과 운용 지원 체계를 동시에 확대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향후 경쟁의 기준이 상품 수를 넘어 실제 가입자의 장기적인 자산관리 성과와 운용 편의성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