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냉각은 LG전자, 전력은 LG엔솔…엔비디아·MS 손잡고 '원 LG'로 AI 데이터센터 공략
[줌인] 냉각은 LG전자, 전력은 LG엔솔…엔비디아·MS 손잡고 '원 LG'로 AI 데이터센터 공략
  • 정단비
  • 승인 2026.09.22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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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AI 데이터센터를 그룹 차원의 B2B 사업으로 키우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LG전자의 냉각, LG에너지솔루션의 전력, LG CNS·LG유플러스의 IT 인프라 역량을 묶고 엔비디아·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 생태계와 연결하는 전략이다.

22일 LG에 따르면 구광모 ㈜LG 대표는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사티아 나델라 MS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전략적 파트너십 확대에 합의했다. 류재철 LG전자 CEO, 홍범식 LG유플러스 CEO, 현신균 LG CNS CEO 등 주요 계열사 경영진도 참석했다.

협력 분야는 AI 데이터센터(AIDC)와 피지컬 AI, 그룹 내부의 AI 전환(AX) 등이다.

이 가운데 사업적으로 주목되는 것은 AI 데이터센터다. 양사는 MS가 글로벌 데이터센터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LG의 냉각·전력·IT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사업 기회를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 MS CEO(왼쪽)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구광모 LG그룹 회장(오른쪽)과 사티아 나델라 MS CEO(왼쪽)이 2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주 레드먼드 MS 본사에서 전략적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LG전자)

단기적으로 주요 거점의 AI 데이터센터를 대상으로 대용량 냉각 솔루션 공급 기회를 구체화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주요 설비를 사전에 제작한 뒤 현장에서 조립해 구축기간을 줄이는 프리패브(Prefab) 데이터센터까지 협력 범위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아직 구체적인 공급계약이 체결된 단계는 아니다.

LG가 AI 데이터센터에 공급하려는 인프라의 경쟁력은 같은 날 나온 엔비디아 관련 발표에서도 나타났다.

LG전자의 2.5MW(메가와트)급 냉각수 분배장치(CDU)는 엔비디아의 'DSX 레디 CDU' 승인을 받았다. 엔비디아 DSX AI 팩토리 플랫폼 관련 요건을 충족한 2.3MW 이상 대용량 CDU가 대상이다.

LG전자는 앞서 7월과 9월 각각 600kW, 1MW급 CDU에 대해서도 엔비디아 규격 승인을 받았다. 이번에는 대용량 제품까지 추가하면서 600kW부터 2.5MW까지 제품군을 갖추게 됐다.

사진=LG전자 대용량 액체냉각 솔루션이 엔비디아 AI 팩토리 규격 승인을 받았다.
사진=LG전자 대용량 액체냉각 솔루션이 엔비디아 AI 팩토리 규격 승인을 받았다.

여기에 칠러와 컴퓨터룸 공기조화기(CRAH), 칩에서 발생하는 열을 직접 제거하는 콜드 플레이트 등을 결합해 AI 칩부터 데이터센터 냉각설비까지 연결하는 '칩 투 칠러(Chip to Chiller)'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AI 연산장비의 성능과 전력 사용량이 높아질수록 발열 처리도 데이터센터의 핵심 과제가 된다. LG전자 자료가 인용한 트렌드포스 전망에 따르면 AI 데이터센터의 액체냉각 솔루션 도입률은 2024년 14%에서 2027년 약 60%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력 분야에서는 LG에너지솔루션이 엔비디아 DSX 생태계에 합류했다.

LG에너지솔루션의 LFP(리튬·인산·철) 기반 'JF2 AC Link'가 엔비디아의 DSX 레디 BESS(배터리 에너지저장장치) 요건을 충족했다. 선정된 BESS 기업 3곳 가운데 국내 배터리 업체는 LG에너지솔루션이 유일하다.

AI 데이터센터는 막대한 전력을 소비할 뿐 아니라 서버의 연산량에 따라 전력 수요도 빠르게 변한다.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뿐 아니라 이러한 전력 변동을 조절하는 PCS와 시스템통합(SI) 역량을 함께 제공해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북미 현지 생산망도 활용한다. LG에너지솔루션에 따르면 현재 북미에서 5개 ESS 생산거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올해 말까지 50GWh 이상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지난 5월에는 미국 DTE에너지와 총 6GWh 규모 ESS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

냉각과 전력이 동시에 엔비디아 DSX 생태계에 진입한 것은 LG가 추진해온 '원 LG' AI 인프라 전략과도 맞물린다.

LG는 지난 8월 엔비디아와 로봇·AI 팩토리·모빌리티 3개 분야의 전략적 사업협력 MOU를 체결했다. 앞서 6월 서울에서 구광모 대표와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만난 이후 협력 방안을 구체화한 결과다.

AI 팩토리 분야에서는 엔비디아의 DSX 아키텍처에 LG전자의 냉각,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LG CNS와 LG유플러스의 설계·운영 역량을 결합한다. 2027년 상반기 차세대 AI 플랫폼을 적용한 레퍼런스를 구축하고 2028년 상반기에는 충남에 80MW 규모 AI 팩토리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편 데이터센터 이외에 LG는 MS의 생성형 AI와 클라우드 플랫폼을 활용해 사무직 업무환경을 재설계하고, 제조·물류·모빌리티에서 축적되는 데이터를 피지컬 AI 개발과 학습에 활용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LG가 그리고 있는 AI 데이터센터 사업은 냉각과 전력, 설계·구축·운영을 하나의 인프라 패키지로 묶고 글로벌 빅테크의 AI 생태계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엔비디아를 통해 냉각·전력 제품의 AI 팩토리 진입 기반을 넓히고 MS와 글로벌 데이터센터 사업 기회를 논의하기 시작한 만큼, 다음 단계는 '원 LG' 전략이 실제 프로젝트 수주와 매출로 얼마나 이어지는지를 확인하는 일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