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49세 빈곤층에선 혼자 사는 비중 8년 새 3배로
빈곤한 1인가구 중 임금근로자 31.4%…소득·생활비 홀로 감당
빈곤층 내 1인가구 비중이 8년 새 20.5%에서 36.9%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빈곤한 1인가구 가운데 임금근로자가 차지하는 비중도 30%를 넘어섰다. 생계를 홀로 책임지는 사람이 늘어나는 가운데 일을 하면서도 빈곤 상태에 놓인 이들의 소득보장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간한 ‘빈곤 구조의 변화와 정책적 시사점’에 따르면 2024년 빈곤층 중 혼자 사는 사람의 비중은 36.9%로 2016년보다 16.4%포인트 상승했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에서 1인가구로 생활하는 사람의 비중은 6.7%에서 13.9%로 7.2%포인트 높아졌다. 빈곤층에서의 상승 폭이 전체 인구의 두 배를 웃돈 셈이다.
보고서는 가계금융복지조사를 활용해 2016~2024년 소득계층별 가구구조와 경제활동 상태 등을 분석했다. 빈곤층은 가구원 수를 고려해 조정한 가처분소득이 중위소득의 50% 이하인 사람으로 정의했다. 가구구조 역시 개인 가중치를 적용한 결과로, 전체 가구 중 1인가구 비율이나 1인가구 자체의 빈곤율과는 구분된다.
혼자 사는 비중의 확대는 고령층에만 국한되지 않았다. 35~49세 빈곤층에서 1인가구 비중은 2016년 9.5%에서 2024년 29.3%로 약 세 배가 됐다. 19~34세는 12.6%에서 31.3%로, 50~64세는 25.8%에서 39.0%로 높아졌다.
이는 빈곤층 내부에서 가족과 소득·생활비를 나누기 어려운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미다. 보고서는 주거비와 생활비를 단독으로 부담하는 1인가구의 특성상 경제적 취약성이 상대적으로 높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러한 구성 변화만으로 혼자 사는 것이 빈곤의 원인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취업 여부만으로 설명되지 않는 빈곤
빈곤한 1인가구의 경제활동 구성도 달라졌다. 상용근로자 비중은 2016년 9.6%에서 2024년 12.3%로,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15.9%에서 19.1%로 상승했다. 두 집단을 합친 임금근로자 비중은 25.5%에서 31.4%로 높아졌다. 반면 무직자·가사·학생 등을 포함한 기타 집단은 65.4%에서 60.4%로 줄었다.
경제활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 여전히 다수지만 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사람도 빈곤한 1인가구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는 것이다. 노동시장 참여를 늘리는 것과 함께 취업 이후 확보하는 소득이 생계를 뒷받침하는지 살펴야 하는 배경이다.
고령층에서는 불안정한 형태로 일을 이어가는 양상이 두드러졌다. 75세 이상 빈곤층의 임시·일용근로자 비중은 2016년 4.7%에서 2024년 15.6%로 늘었다. 같은 연령대 빈곤층에서 혼자 사는 비중은 47.3%에 달했다. 다만 두 수치는 각각의 분포로, 혼자 살면서 임시·일용직으로 일하는 사람의 비율을 직접 나타내는 것은 아니다.
빈곤층의 고령화도 전체 인구보다 빠르게 진행됐다. 빈곤층 중 65세 이상 비중은 2016년 35.4%에서 2024년 47.6%로 12.2%포인트 높아졌다. 같은 기간 전체 인구의 고령층 비중은 14.3%에서 20.3%로 6.0%포인트 상승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이주미 부연구위원은 근로빈곤층에 대해 긴급복지지원·근로장려세제·국민취업지원제도 등의 적용 범위와 급여 수준을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기존 제도로 포괄하지 못하는 사각지대에는 고용서비스와 소득보장을 연계해 취업이나 일자리 이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득 공백을 줄이는 방안을 제시했다.
고령빈곤층을 대상으로는 기초연금 급여체계 개선과 노인 일자리 급여 현실화를 함께 검토하도록 했다. 근로소득이 생겼을 때 생계급여 등 기존 수급액이 크게 줄지 않도록 설계해 공적 지원과 근로소득이 서로 보완하도록 하자는 제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