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talk] 3분기까지 착공 27%뿐인 수도권 공공주택…이성훈 LH 사장은 '시차'를 대출 규제로 메워?
[이슈talk] 3분기까지 착공 27%뿐인 수도권 공공주택…이성훈 LH 사장은 '시차'를 대출 규제로 메워?
  • 정단비
  • 승인 2026.10.07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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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급 시차를 대출 규제로 메워야 한다는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의 발언이 청년·무주택 실수요자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

정작 공공주택 착공은 올해도 연말에, 중장기로는 2030년에 가장 크게 몰려 있어, 규제 부담은 당장 청년층이 지고 공급 효과는 한참 뒤에야 나타나는 구조라는 우려가 나온다.

2030년 한 해에 35%…올해도 4분기에 집중

LH가 2026~2030년 착공해야 하는 주택은 55만8100가구다. 이 가운데 35%인 19만6800가구가 2030년 한 해에 몰려 있다.

LH가 올해 목표로 잡은 건설형 공공주택 5만가구의 약 4배, 내년 목표 7만6000가구의 2.6배에 이르는 규모다. LH가 공식 계획에서 밝힌 2028~2030년 연 10만가구 이상과 비교해도 2030년 물량은 두 배 가까이 된다.

올해 공급도 같은 흐름이다. 국토교통부가 지난 2일 LH·서울주택도시공사·경기주택도시공사·인천도시공사 등 4대 공사와 연 공공주택 공급점검 회의에서 집계한 수도권 공공주택 착공은 3분기까지 1만7000호로, 연간 목표 6만2000호의 27% 수준이다.

공공주택 4만5000호를 비롯해 신축매입과 민간정비 착공 예정 물량이 4분기에 몰려 있다. 국토부는 연말까지 6만호 이상을 착공해 목표 대부분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고, 김이탁 제1차관은 사업별 착공 준비 상황을 밀착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내년 공공부문 착공 목표는 약 8만4000호(소규모정비 5000호 포함)로, 국토부는 보상·부지조성 단계부터 이행 여부를 관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채·조직 개편이 변수

실행 여건도 녹록지 않다. 재정경제부가 지난달 1일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보고한 중장기재무관리계획에는 LH 부채가 2026년 197조5000억원에서 2030년 372조8000억원까지 불어나는 것으로 잡혀 있다.

재정경제부는 신규 주택 착공 확대와 매입임대 사업 지속을 주된 요인으로 짚었다. 여기에 정부가 LH를 주택건설 기능과 주거복지·자산 관리 기능으로 나누는 개편안을 내놓으면서 노조는 총파업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다. 노사 교섭은 오는 14일 다시 열린다.

"공급 시차엔 대출 규제"…LH 사장 발언

이성훈 LH 사장은 지난달 30일 용인에서 국토교통부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대출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주택 공급은 설계와 건설 기간이 필요해 효과가 시장에 닿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만큼, 그 사이 수요를 관리해야 한다는 취지다.

생애최초 구입자에게 LTV(주택담보인정비율) 70%가 적용되는 점을 짚으며, 대출을 가능한 만큼 끌어 쓰며 서둘러 집을 사는 이들이 있다는 말을 시장에서 들었다고 했다. 15억원 이하 주택에 적용되는 주담대 한도 6억원을 그대로 두면 집값 상승 부담이 더 많은 사람에게 돌아간다는 논리도 폈다.

다만 생애최초 LTV를 줄이는 문제는 청년층과 직결돼 판단이 쉽지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규제가 실수요자의 내 집 마련 계획에 차질을 줄 수 있다는 점도 인정했다. 금융위원회·재정경제부와 논의가 있었던 것은 아니라면서도, 정부가 계속 검토해온 사안으로 안다고 했다.

30대 매수액의 40%가 대출…외곽일수록 의존 커

문제는 청년층의 대출 의존도가 이미 높다는 점이다. 김종양 국민의힘 의원실이 국토교통부 자금조달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올해 2월 10일부터 7월 말까지 서울 주택을 산 30대의 대출 의존도는 40.1%였다. 이 기간 30대의 매수액은 39조5984억원, 이 중 금융기관 대출은 15조8724억원이다. 40대는 25.1%, 50대는 14.5%에 그쳤다.

지역 편차도 뚜렷하다. 같은 의원실 분석에서 올해 1~8월 노원구 주택 구매자는 매입자금의 38.2%를 대출로 마련해 1년 전(30.0%)보다 8.2%포인트 높아졌다. 도봉구는 31.9%, 강북구는 31.4%였다.

반면 강남3구와 용산구를 합친 대출 비중은 19.8%에서 11.1%로 내려갔다. 대출 비중이 낮아진 강남권에서는 주식·채권을 판 돈과 증여·상속 자금의 비중이 높아졌다.

한도 구조상 자금 여력이 약한 쪽이 먼저 영향을 받는다.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생애 처음 9억원짜리 집을 사면 LTV 70%로는 6억3000만원까지 가능하지만 한도 6억원이 먼저 적용돼 최소 3억원은 자기 돈이어야 한다. 한도를 더 낮추면 부모 지원 여부가 내 집 마련 가능성을 가르는 정도가 더 커질 수 있다.

시차의 길이도 따져봐야

공급 시차를 말하려면 그 시차의 길이도 따져봐야 한다. 올해는 4분기, 중장기로는 2030년에 착공이 몰리고, 착공분은 입주까지 다시 수년이 걸린다. 공급 물량이 후반부에 쌓일수록 대출 규제로 버텨야 하는 기간도 길어지고, 그 비용은 청년·무주택 실수요자가 먼저 치르게 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반대로 대출 여력이 집값을 밀어 올려 실수요자의 진입 문턱을 오히려 높인다는 시각도 있다.

 

도심 아파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심 아파트 (사진=게티이미지뱅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