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 인구가 늘면서 시니어 산업의 서비스 범위가 주거와 돌봄을 넘어 일상생활 전반으로 넓어지고 있다. 시니어 주거 시설 운영부터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생활 관리, 아파트 디지털 서비스 이용 지원, 사회적 관계 형성, 지역사회 건강 교육까지 기업들이 접근하는 분야도 다양해지는 모습이다.
케어닥은 시니어 주거 인프라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케어링은 의료와 돌봄을 연결하는 서비스 및 AI 활용을 모색하고 있다. GS건설 자이는 시니어 입주민의 디지털 서비스 이용을 돕는 현장 교육을 진행했고, 코웨이라이프솔루션과 연세사랑병원은 각각 관계 형성과 건강관리 영역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시니어 주거 인프라 확대…케어닥의 사업 다각화
케어닥은 간병인 매칭 플랫폼에서 출발해 방문요양, 주간보호, 시니어 주거 시설 운영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돌봄 서비스를 연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고령자의 생활 공간과 관련 서비스까지 아우르는 구조를 구축하는 것이다.
회사는 시리즈C 투자 등을 통해 약 500억원대의 자금을 유치하고, 1000억원대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확보해 누적 자금 조달 규모를 1500억원대로 늘렸다. 시니어 주거 브랜드 ‘케어홈’과 ‘케어홈 프리미오’를 중심으로 주거 사업을 확대하고 있으며, 회사 발표 기준 케어홈 시리즈의 평균 입주율은 2023년 이후 9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케어닥은 신규 지점을 순차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주거 시설 확보와 운영 역량을 함께 강화해 돌봄과 주거를 연계하는 사업 모델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다.
병원 밖 일상까지…AI로 연결하는 돌봄
케어링은 의료기관의 치료를 넘어 일상에서 이어지는 돌봄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김태성 대표는 지난 15일 중앙대학교의료원에서 ‘치료를 넘어 돌봄으로’를 주제로 강연했다.
케어링이 선보인 ‘케어링 보이스’는 AI를 활용해 고령자의 대화를 지원하고 식사·복약·운동 등 일상생활을 확인하는 서비스다. 회사는 대화 과정에서 이상 징후를 파악하는 기능을 고도화하고, 장기요양등급 수급자를 대상으로 비대면 진료를 연계하는 시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가정용 휴머노이드를 활용해 요양보호사의 반복적인 업무를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돌봄 현장에서 축적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실제 생활 공간에서 필요한 기능을 개발한다는 구상이다. AI를 돌봄 인력의 대체재로 보기보다 일상 관리와 반복 업무를 지원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려는 접근이다.
디지털 주거서비스, 이용할 수 있어야 가치가 된다
아파트 단지에 스마트홈과 커뮤니티 예약 등 디지털 서비스가 도입되면서 입주민이 이용할 수 있는 기능은 늘고 있다. 그러나 서비스를 실제로 활용하려면 앱 설치와 가입, 기기 연결 등 기본적인 사용 절차를 익히는 과정이 필요하다. GS건설 자이가 시니어 입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한 ‘자이 시니어 온보딩’은 이 과정에 주목한 사례다.
GS건설은 시니어 입주민 비중이 높은 자이 아파트 3개 단지에서 약 500명을 대상으로 통합 주거서비스 앱 ‘자이홈’ 활용 교육을 진행했다. 직원들이 현장에 상주하며 앱 설치와 회원가입부터 세대 연결, 공동현관 출입, 방문 차량 등록, 커뮤니티 시설 예약까지 주요 기능을 일대일로 안내했다.
자이홈은 스마트홈 기기 제어와 공동현관 출입, 방문 차량 등록, 커뮤니티 시설 예약 등 주거 관련 기능을 제공하는 앱이다. GS건설은 시니어 입주민이 서비스를 직접 이용하도록 돕는 한편, 교육 과정에서 수집한 의견을 앱과 고객 경험 개선에 활용할 계획이다.
향후 신규 단지는 입주 초기나 커뮤니티 시설 개장 시점에, 기존 단지는 시니어 입주민 비중과 수요를 고려해 교육을 확대할 방침이다. 큰 글씨 모드와 쉬운 사용 모드, 음성 안내 등 디지털 이용 환경 개선도 추진한다. 시니어 컨시어지와 가족 동행, 커뮤니티 소모임 등으로 지원 범위를 넓히는 방안도 제시했다.
이번 사례는 주거 서비스의 디지털화가 기능 개발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입주민이 서비스를 이해하고 일상에서 활용할 수 있도록 돕는 과정까지 주거 경험의 일부로 다루고 있다는 의미다.
관계 형성과 건강관리까지…세분화되는 시니어 수요
코웨이라이프솔루션은 액티브 시니어 소셜 플랫폼 ‘시놀’과 제휴해 결혼정보 서비스 ‘시럽인연’ 관련 혜택을 제공한다. 전문 상담과 함께 고객에게 최대 30만원의 추가 할인 혜택을 마련했다.
이는 시니어 대상 서비스가 주거와 건강 관리뿐 아니라 사회적 관계 형성으로도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은퇴 이후에도 교류와 새로운 만남을 이어가려는 소비자에게 관계 형성 서비스가 별도의 수요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연세사랑병원은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관절 건강 교육을 진행했다. 신종관 원장은 지난 13일 금천구 한내보건지소에서 무릎·고관절 질환의 예방과 운동법을 주제로 강연했다. 무릎 연골판 파열과 관절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등 주요 질환을 설명하고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관리 방법을 소개했다.
관절 건강은 고령자의 이동 능력과 독립적인 생활 유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다. 지역사회에서 질환 정보를 제공하고 예방 운동을 안내하는 활동은 치료뿐 아니라 평소 건강관리의 중요성을 알리는 역할을 한다.
생활 전반으로 넓어지는 시니어 서비스
기업들의 움직임은 시니어 산업이 하나의 서비스로 설명하기 어려울 만큼 세분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거 시설과 돌봄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 있는가 하면, 디지털 주거서비스를 쉽게 이용하도록 돕거나 사회적 관계와 건강관리를 지원하는 곳도 있다.
시니어의 생활 방식과 필요한 지원은 서로 다르다. 독립적인 생활을 유지하려는 사람에게는 편리한 주거 환경과 디지털 접근성이 중요하고, 돌봄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지속적인 생활 지원과 의료 연계가 필요하다. 관계 형성과 건강관리에 대한 수요도 함께 존재한다.
이에 따라 시니어 산업의 서비스 경쟁은 시설이나 기능을 제공하는 데서 나아가 실제 이용자의 생활에 얼마나 자연스럽게 연결되는지로 확장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