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이 맡으면 공짜? 서울 노인 간병의 숨은 비용 7159억원
가족이 맡으면 공짜? 서울 노인 간병의 숨은 비용 7159억원
  • 김다솜
  • 승인 2026.11.04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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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간병 기회비용, 서울 전체 간병비 추정액의 82%
80세 이상·장애 노인 부담 집중

가족이 직접 맡는 간병에도 경제적 비용이 따른다. 간병인에게 돈을 지급하지 않더라도 가족의 시간과 경제활동 기회가 투입되기 때문이다. 서울 노인의 가족간병에 따른 연간 기회비용이 7000억원을 웃돈다는 분석이 나왔다.

서울연구원이 발간한 ‘노인 돌봄 비용 현황 및 부담의 형평성 분석 연구’ 보고서는 2023년 서울 노인의 간병비를 총 8713억원으로 추정했다. 유급 간병비 1554억원에 가족간병의 기회비용 7159억원을 합한 금액이다. 가족간병이 전체 추정 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82%에 달했다.

연구진은 국민건강보험공단과 한국의료패널 등의 자료를 활용해 2015~2023년 노인 돌봄 비용을 분석했다. 간병비 분석 대상은 입원 경험이 있는 65세 이상 노인으로 2023년 기준 서울 약 41만명과 전국 약 263만명이 포함됐다.

간병인에게 낸 돈 밖에 있는 가족의 시간

보고서의 가족간병 비용은 가족이 간병에 투입한 시간의 경제적 가치를 임금 등으로 환산한 추정치다.

연구진은 입원일수에 가족간병률과 가족간병인의 일평균 임금을 적용했다. 가족간병인의 임금은 전 산업 근로자의 일당 임금에 경제활동참가율을 반영해 산출했다. 간병을 맡으면서 포기할 수 있는 경제활동 기회를 비용으로 평가한 것이다.

같은 방식으로 추정한 전국의 가족간병 비용은 2023년 6조539억원이었다. 유급 간병비 1조3629억원을 더한 전체 간병비는 7조4168억원으로 계산됐다.

가족의 돌봄을 유급 간병인 서비스로 대체할 때 드는 금액으로 환산해도 비용은 상당했다. 이 같은 ‘대체비용 접근법’을 적용한 가족간병 비용은 서울 6061억원과 전국 5조1252억원으로 추정됐다. 평가 방식에 따라 금액은 달랐지만 두 방식 모두 가족간병 비용이 유급 간병비를 웃돌았다.

간병 가족의 특성에 따라서도 추정 규모는 달라졌다. 서울의 가족간병 비용에 40대의 일평균 임금을 적용하면 1조3149억원, 50대는 1조2306억원, 60대 이상은 8280억원으로 산출됐다. 

연구진은 한국의료패널 자료에서 가족간병인의 인구·사회학적 특성을 파악할 수 없어 기회비용이 과대 또는 과소 추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성별·연령별 임금 등을 달리 적용해 추정 결과의 변화를 검토했다.

ⓒgettyimagesban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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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세 이상·장애 노인에 부담 집중…돌보는 가족도 지원 대상으로

간병 부담은 돌봄을 받는 노인의 연령과 장애 유무에 따라서도 차이가 컸다.

2023년 서울의 1인당 연평균 간병비 추정치는 65~69세 107만원, 70~74세 137만원, 75~79세 178만원, 80세 이상 375만원이었다. 80세 이상은 65~69세의 약 3.5배로 연령이 높을수록 비용이 커졌다.

장애 노인의 연평균 간병비는 389만원으로 비장애 노인 171만원의 약 2.3배였다. 이 수치들은 유급 간병비와 가족간병의 기회비용 등을 합산한 뒤 해당 집단의 입원 경험이 있는 분석 대상자 수로 나눈 값이다. 전체 노인의 평균 현금 지출액과는 구분된다.

연구진은 노인 돌봄 지원 정책에 집단별 수요와 비용 부담의 차이를 반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초고령층과 장애 노인 등 부담이 큰 집단에 대한 차등적 지원과 함께 지역별 돌봄 인프라와 인구 특성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가족간병 부담을 줄일 방안으로는 ‘서울형 가족 간병비용 지원사업(가칭)’을 제시했다. 간병을 공적 제도에 포함하는 국가 차원의 대응이 필요하지만 단기간에 이를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서울시가 보완적인 지원에 나서야 한다는 취지다. 해당 사업은 시행이 확정된 정책이 아닌 연구진의 제안이다.

지원 대상과 수준을 정할 때는 간병받는 노인뿐 아니라 간병을 제공하는 가족의 여건도 함께 살피도록 했다. 양측 가구의 소득 등 지불능력과 필요한 간병 시간, 가족의 임금 손실 등 기회비용이 주요 기준으로 제시됐다.

보고서는 가족 돌봄자의 소득 손실과 건강 악화를 예방하기 위한 일·돌봄 양립 지원도 주문했다. 구체적으로 간병비와 단기·가사 돌봄 지원, 가족 돌봄 휴가·수당 등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지역사회 돌봄 등 공적 인프라를 확대·연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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