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인사인드] 풍산그룹 류진 회장, '미국통' 명성은 유착관계에서?
[재계인사인드] 풍산그룹 류진 회장, '미국통' 명성은 유착관계에서?
  • 김태균 기자
  • 승인 2015.07.14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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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진 풍진그룹 회장 ⓒ뉴시스

'동전의 제왕'으로 불리는 류진 풍산그룹 회장이 부시 전 대통령 일가와 대를 이은 인연을 자랑하던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의 공화당 후보를 선출하는 과정에서 불미스러운 의혹에 연루됐다.

방위산업 특성상 미국 정부와 접촉 기회가 많았던 풍산그룹은 고 류찬우 창업주 시절부터 부시 일가와 돈독한 관계를 가지며 대미 관계에 공을 들였다. 이에 미국의 거대 방위산업체 인맥은 물론 정계 인맥과도 긴밀히 연결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류진 회장은 서울대 영문학과와 미국 다트머스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수료한 덕분에 수준급 영어 회화도 실력을 보여주며 '미국통'으로 불려왔다.

이러한 인연을 바탕으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임기 당시엔 부인 바버라 여사가 풍산의 미국 현지법인인 PMX 준공식에 참석해 테이프를 끊기도 했다. 류진 회장은 부시 전 대통령에게 '대디(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가까운 것으로 전해진다.

또 지난 2003년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부시 전 대통령을 초청한 것도 류진 회장의 주도적 역할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후 지난 2009년 국내 재계 행사에 참석해 류진 회장이 이사장으로 있는 병산교육재단이 설립한 풍산고에서 비공개 특강을 하고 하회탈놀이를 관람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부시 전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전 플로리다 주지사가 공화당 경선 후보로 출마하면서 의혹이 터져나왔다. 바로 한국 기업인 풍산그룹과의 유착 의혹이다.

젭 부시 후보가 지난 33년간의 소득신고서, 납세 기록 등을 전부 공개하는 과정에서 풍산그룹을 대상으로 수차례 유료강연을 하고,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 16억 달러 상당의 수주를 하도록 도와준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지난달말 미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서는 '한국 기업이 젭 부시에게 구애하다'라는 제목으로 풍산그룹과 젭 부시 후보의 관계에 대한 보도를 했다.

FT의 보도에 따르면 젭 부시 후보는 지난 2007년 주지사직에서 물러난 이후 강연료 수입으로만 총 1000만 달러(약 111억원)를 벌었으며, 이러한 강연 활동 가운데에는 풍산그룹에서 한 강연 10회가 포함돼 있다고 소개했다. 젭 부시 후보 역시 풍산고 특강을 다녀갔다. 회당 강연료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당시에는 형인 부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이었고 첫 번째 강연을 한 후 PMX가 미국 조폐국으로부터 10억 달러에 육박하는 동전 제조 계약을 체결했고, 미 육군으로부터 6억 달러의 군수물자 공급을 받아 의심의 눈초리가 쏟아지고 있다.

젭 부시 후보는 재산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해 다른 후보와 차별성을 부각시키려다 혹을 붙인 셈이다.

또 다른 외신은 류진 회장이 젭 부시 후보의 아버지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 기념 도서관의 이사회 일원으로도 활동했다는 사실도 보도했다.

풍산그룹의 앞서 1달러 지폐를 대체하는 1달러 주화 발행을 추진해 온 톰 하킨 미국 상원의원의 소장·전시를 위해 개설한 '하킨 공공정책연구소'에 총 50만 달러를 기부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편, 류진 회장은 지난해 부인과 장남이 미국으로 국적을 변경한 사실이 알려져 도마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올해 23세가 되는 성곤씨는 군 미필인 상황이라 병역 기피 의혹까지 일었다. 이 같은 상황은 류진 회장이 보유 중인 풍진홀딩스 주식을 부인과 자녀들에게 증여하는 과정에서 장녀는 한국이름으로, 부인과 장남은 미국이름으로 표기된 신고서가 제출돼 알려졌다.

풍산그룹은 동·동합금소재 제품 및 탄약류 제조 기업으로, 한국조페공사의 동전에 무늬를 넣기 전 단계인 소전을 생산하고 있으며, 세계 각국 동전을 생산하고 있다.

(데일리팝=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