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의 세무조사] "정기적인 세무조사입니다"..과연?
[이달의 세무조사] "정기적인 세무조사입니다"..과연?
  • 김태균 기자
  • 승인 2015.07.29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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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리퍼블릭, 창사 이래 '처음'

국세청이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는 네이처리퍼블릭에 대한 세무조사에 나섰다. 특히 원브랜드숍으로 화장품 업계에서 신흥강자로 불리던 네이처리퍼블릭의 세무조사는 지난 2009년 창사 이래 처음이라 더욱 눈길이 쏠리는 상황.

업계 등에 따르면 지난 7월초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 소속 조사요원들은 네이처리퍼블릭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으며, 2개월 일정으로 알려졌다.

서울 명동에 큰 로드샵이 위치한 네이처리퍼블릭은 최근 중국 관광객들의 사랑에 지난해 흑자 전환한 가운데, 업계에서는 탈세여부 등을 집중 분석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롯데 광고계열사 대홍기획에 '조사4국'

롯데그룹 광고계열사 대홍기획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이 투입됐다. 7월 초부터 시작된 세무조사는 2달 정도로 예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적으로 일반적인 세무조사와 달리 탈세 제보 또는 비자금 조성 혐의 등을 다루는 조사4국이 투입되면서 특별세무조사일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대홍기획은 국내 매출 4위의 광고회사이며 롯데쇼핑이 지분 34%, 신격호 총괄회장의 딸 신영자 롯데복지장학재단 이사장이 6.24%를 보유하는 등 롯데 계열사들이 90%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이렇듯 롯데 오너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가운데, 높은 내부거래 비중이 발목을 잡아온 터라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 추진 중 정기 세무조사

국세청이 지난 7월 6일 민영화를 추진 중인 우리은행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서울지방국세청 조사1국은 서울 중구 회현동 우리은행 본점에 직원들을 투입해 조사를 진행했으며, 4개월간 우리은행에 대한 정밀 감사를 벌일 예정이다.

지난 2011년 세무조사 이후 4년만에 실시되는 것이라 우리은행 측에서는 금융권이 흔히 받는 정기 세무조사의 일환이라며 '특별한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앞서 우리은행이 대기업의 자금세탁으로 의심되는 거래를 금융당국에 보고하지 않아 과태료를 부과 받은 사례 등을 들며, 이번 세무조사의 목적에 다른 재벌 그룹의 비자금 조성 의혹을 들여다보는 것이 아니냐는 뒷말이 나오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동부화재, 유동성 위기 겪는 그룹 지원 있었나

최근 유동성위기를 겪고 있는 동부그룹의 동부화재가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계열사 간 일감 몰아주기, 사업비 책정, 자금지원 등의 내부거래에 대한 집중 조사가 벌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해외 지점과의 거래에도 이목이 쏠린다.

지난해 동부그룹 계열사 63곳 중 13개의 자회사 및 계열사는 동부화재와 1782억원을 거래해 총 6312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또한 과도하게 책임준비금을 쌓거나 사업비를 부풀리는 등 법인세 등 세금을 줄이는 일종의 꼼수(?)가 있었는지도 살펴볼 사안으로 전해졌다. 실제 동부화재는 지난해 대비 40%가량 증가한 1조731억3000만원을 사업비로 책정했다.

지난 6월부터 진행되고 있는 국세청의 세무조사는 9월 정도까지 이어질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동부화재는 지난 6월 25일부터 22일까지 금감원으로부터 회사경영과 관련해 전반적으로 종합검사도 받았으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상태이다.

오비맥주, 갑자기 시작된 세무조사

지난 2013년 정기 세무조사를 받은 오비맥주에 또 국세청이 나타났다. 2년만에 다시 진행하는 세무조사에 업계에서는 그 배경에 대한 의문이 증폭되고 있다.

지난 6월 초부터 대전지방국세청은 충북 청원에 공장을 두고 있는 오비맥주에 대한 세무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앞서 국세청은 올해 초 오비맥주와 합병한 외국계 사모펀드 몰트홀딩이 대주주로 있으면서 3년간 700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받고도 소득세를 내지 않았다며 1636억원의 세금을 부과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몰드홀딩은 조세심판원에 과세 불복 청구를 했고 현재 심사가 진행 중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몰드홀딩과 오비맥주의 합병과정에서 부적절한 바가 있었는지 조사를 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을 하고 있다.

한편 오비맥주의 현재 최대주주는 세계 최대 주류회사인 안호이저부시인베브(AB인베브)이며, 오비맥주는 1998년 두산그룹에서 매각된 뒤 여러 사모펀드들을 거치며 세금과 관련한 잡음이 따라다니고 있다.

LH, 통합 이후 6년만의 첫 세무조사

한국토지주택공사(LH)이 지난 2009년 통합 이후 처음으로 국세청에 세무조사를 받고 있다.

지난 6월 18일 경기 성남 분당의 LH 오리사옥과 경남 진주 본사에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 직원 100여명을 투입해 재무관련 자료를 압수했으며, 계약, 보상담당과 직원들의 업무수첩까지 압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서는 이번 조사가 혐의 제보에 의한 조사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 후폭풍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특히 진주 본사를 지방국세청이 아닌 서울에서 교차세무조사를 시행하고 있다는 점, 조사4국이 투입됐다는 점 등 고강도 세무조사가 예상된다.

LH는 부채가 많은 공사로 꼽히는 것은 물론 그동안 시공 지역과의 마찰, 수수료 뻥튀기, 하도급 갑질 등의 무수한 구설수에 올랐다.

세무조사 하루전인 지난 6월 17일 LH 대구경북지역본부 직원은 대구 혁신도시 조경공사와 관련해 하도급 업체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또 성남시와 LH공사가 지원하는 신흥동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두고 건설사들의 수주 과열 양상을 보인 것과 관련 있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도 있다.

(데일리팝=김태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