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면세점 쟁탈전', '방어vs공격'사활 건 4대기업
'2차 면세점 쟁탈전', '방어vs공격'사활 건 4대기업
  • 성희연 기자
  • 승인 2015.10.16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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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치열해진 면세점 특허 전쟁···심사 결과는 11월 초 발표예정
하반기에 열리는 '2차 면세점 쟁탈전'은 기존 사업자(롯데·SK네트웍스)와 신규 도전자(신세계·두산)등 총 4개 기업이 뛰어 들었다.  연말로 특허기간이 만료되는 서울 시내점 3곳을 놓고 대기업 간 쟁탈전이 시작된 것이다.
 
이번 2차 면세점 쟁탈전은 지난 7월 두개의 사업자 선정 카드를 두고 총 8개의 대기업이 경쟁하던 '1차 면세점 쟁탈전'과 달리 기업별 입장이 '방어'과 '공격'으로 나뉘었다.
 
이와 관련해 롯데와 두산은 지난 12일 약속이라도 한 듯 잇따라 기자회견을 열고 상생을 화두로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했다.
 
롯데면세점은 기존에 운영하고 있는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두 곳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확고한 수성 의지를 피력했고, SK네트웍스는 워커힐면세점 수성과 함께 롯데 월드타워점 공격에 들어갔으며, 신규 도전자인 신세계와 두산은 재심사 대상 면세점 3곳에 모두 신청서를 접수해 치열한 쟁탈전을 예고했다.
 
▲ '상생 2020'이란 주제로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고 발표한 롯데 신동빈 회장 ⓒ뉴시스
 
롯데, 확고한 수성 의지
'2020년까지 세계1위 면세점 달성 계획'
 
롯데그룹은 지난 12일 인천 운서동 롯데면세점 제 2통합물료센터에서 '상생 2020' 선포식을 열었다. 이날 선포식에는 롯데 신동빈 회장이 직접 참석해 "2020년까지 세계 1위를 달성해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앞으로 5년간 상생 기금 1500억 원을 마련해 창조 경제와 나눔문화 확산에 기여하겠다"고 말해 확고한 수성 의지를 보였다.
 
업계에서도 롯데면세점 소공점과 월드타워점 면세사업 특허 수성을 그룹의 핵심 과제로 꼽는다. 지난해 두 면세점의 매출 합계는 2조 4853억 원으로 전체매출의 절반을 넘어서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 롯데그룹의 실질적지주회사인 호텔롯데 이익의 85% 가량이 롯데면세점에서 발생하고 있는만큼, 방어에 실패할 경우 신동빈 회장이 지배구조 개선 작업의 일환으로 제시한 호텔롯데 상장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실제로 서울 시내 면세점 3곳의 특허 신청을 받는 서울세관을 가장 먼저 찾은 회사는 롯데면세점이었다. 
 
롯데면세점은 지난달 25일 오전 9시 이홍균 대표와 문근숙 노조위원장이 4곳 중 가장 먼저 사업계획서를 제출하며 현재 운영하고 있는 소공점과 월드타워점에만 집중해 수성에 사활을 건다는 전략적 의지를 나타냈다.
 
이 대표와 문 노조위원장이 동행한 것은 롯데면세점의 직·간접적 고용인원이 3만 명에 달하는 등 고용창출에 대한 점을 피력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롯데는 지난 35년간 면세점을 운영하면서 재입찰에 신경 쓸 일이 없었으나 이번 '2차전'은 다르다. 최근 다시 불거지고 있는 총수 일가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재연돼 '친일기업' 이미지와 '독과점 논란'이 일어나 신 회장이 직접 나서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 왼쪽부터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대표, SK최태원 회장, 두산 박용만 회장 ⓒ뉴시스
 
두산·신세계 면세점 3곳 도전장
SK 네트웍스 워커힐 면세점 사수
 
면세점 사업에 새로운 도전장을 내민 두산은 서울 시내면세점 3곳 모두를 대상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두산은 두산타워(이하 두타)를 면세점 입지로 선정하고 동대문 상권 활성화를 명분으로 내세웠다. 동대문 지역을 명동에 이어 제 2의 허브 관광지로 키우겠다는 입장이다.
 
16년 동안 두타 쇼핑몰을 운영하면서 유통 노하우를 축척한 두산은 연간 700만 명의 외국인이 방문하는 동대문의 랜드마크로 두타를 성장시켰다.
 
두산은 "동대문 지역은 관광, 쇼핑, 교통 인프라와 외국인 관광객 방문 선호도 등을 고려할 때 면세점 입지로서 최적의 여건을 갖췄다"면서 "주변 상인 및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 경제 및 지역발전 기여 방안 등에 대해 폭넓게 검토하면서 사업 전략을 세우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일본 도쿄는 시부야, 롯본기, 신주쿠 등 차별화된 3, 4개 허브 관광지가 일정 거리를 두고 비슷한 규모로 형성돼 있는 반면 우리나라는 명동에 한정돼 있다"며 "동대문 지역의 관광 인프라 업그레이드를 위해 면세점 입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두산에 이어 서울 면세점에 재도전하는 신세계는 신세계디에프 성영목 사장이 지난달 25일 오전 11시 서울세관을 직접 방문해 3곳 모두에 대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신세계는 국내 최고의 유통 노하우를 갖춘 소매유통전문기업으로서 기존 사업자를 대체할 수 있는 '준비된 사업자'라고 주장하며 백화점, 대형마트, 프리미엄아울렛 사업 등 85년 역사의 유통업 경험을 바탕으로 면세사업 역량을 총 결집한다고 밝혔다. 
 
회현동의 본점 신관을 후보지로 내세운 신세계는 '면세점 명동타운'을 강조하고 이에 따른 관광산업 진흥 및 경제적 파급효과, 고용창출 측면에서 큰 기여를 할 수 잇을 것으로 기대된다는 설명이다.
 
SK네트웍스는 25일 오후 3시경 워커힐면세점과 롯데월드점을 대상으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지난번 서울 신규 면세점 확보에서 실패한 이후 의기소침했으나 최근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경영 일선에 복귀하면서 워커힐 면세점 사수에도 활력을 더하고 있다.
 
최 회장은 카 라이프, 패션, 면세점을 그룹의 3대 신 성장 사업으로 추진하고 워커힐면세점 방어뿐 아니라 롯데월드점 공격에도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기존 워커힐 면세점의 지난해 평당 매출액이 1억 2011만 원으로 동화 면세점이나 롯데월드점보다도 낮고 전체 매출도 2700억에 불과해 약점이 될 수 있다는 평가이다.
 
한편 관세청은 지난달 25일 이들 4개 기업으로부터 사업계획서를 받았으며 해당 서류를 검토한 뒤 오는 11월 초 특허심사위원회를 꾸려 선정 결과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팝=성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