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죤家, 끝없는 '진흙탕 다툼'에 점유율 추락.."확인 중"
피죤家, 끝없는 '진흙탕 다툼'에 점유율 추락.."확인 중"
  • 이성진 기자
  • 승인 2016.02.04 12:0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아버지는 '폭행 청부', 자녀들은 법정 소송…추락하는 '국민 섬유유연제'

피죤 이윤재 회장의 자녀들이 또다시 법정 소송을 진행하면서 회사 경영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회장의 '폭행 청부' 등 부도덕한 행위로 구설수에 오른 피죤은 가족간의 법정 다툼이 끊이지 않아 비난을 피하지 못하면서 1위를 고수하던 시장 점유율에도 타격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시작된 남매 소송
드러나는 민낯…배임·횡령까지?

이 회장의 아들 이정준씨는 지난 3일 누나 이주연 피죤 대표가 회사자금을 횡령하고 손해를 입혔다며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정준씨 측은 피죤이 지난 2011년부터 3년 동안 자금난을 겪었는데도 이 대표가 정관을 개정한 뒤 이 회장 등의 명의로 임원 보수를 과도하게 지급하는 방법으로 121억여원을 횡령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발장에 따르면 이 대표 앞으로 35억여원, 이 회장에게 70억여원, 모친인 안금산씨에게 10억여원을 지급했으며 이 회장의 개인 부동산관리회사인 피죤양행에 임차료를 지급하는 과정에서 임차료를 4억여원에서 8억여원으로 대폭 증액하고 그 일부를 사적으로 유용했다고 주장했다.

이외에도 정준씨는 이 대표가 대표이사로 있는 피죤모터스와 선일로지스틱과의 거래로 수십억원의 피해를 회사에 입히는 등 460억원 상당의 배임 혐의가 있다고 밝혔다.

정준씨는 이 대표가 회사를 마치 자신의 개인 소유물인양 여기면서 회사의 존립 자체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며 불법행위 및 부실경영에 제동을 걸기 위해 고소·고발하게 됐다고 전했다.

이번 고발 내용과 관련해 피죤 한 관계자는 데일리팝과의 통화에서 "정확한 내용은 확인 중에 있다"며 일축했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이 최대주주였던 아들 대신 딸에게 경영권을 넘겨준 시점에서 이미 남매간 경영권 다툼이 장기화될 것이라고 예상했다는 반응이다.

▲ 지난 2011년 직원 '폭행 청부' 혐의로 기소된 이윤재 피죤 회장 ⓒ 뉴시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1년 12월 이은욱 전 사장을 청부 폭행한 혐의로 구속돼 10개월간 복역한 바 있으며, 이때부터 이 대표가 경영을 도맡았다. 당시 이 회장은 피죤 임원을 통해 조직폭력배에게 3억원을 주고 폭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회장은 지난 2013년 회삿돈 약 113억 원을 빼돌린 혐의로 기소된 바 있으며, 당시 피존 주주였던 아들 정준씨는 "아버지 배임·횡령의 책임 중 일부는 그 기간 회사를 경영한 누나에게 있다"면서 주주를 대표해 6억여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법정에서 동생이 실제 주주가 아니고 아버지 주식의 명의상 주주라는 이유로 소송자격을 문제 삼았지만 법원은 주식 취득 당시 이 회장이 주식을 아들에게 증여할 의사가 있을 가능성을 거론하며 주연씨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당시 재판부는 "이 대표가 별개 법인인 중국 법인 직원들을 마치 피죤에서 일하는 것처럼 직원명부에 올린 뒤 인건비를 지급해 회사에 재산상 손해를 입힌 것이 인정된다"고 밝히면서 정준씨의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국민 섬유유연제', 집안 싸움으로 점유율 추락

▲ '국민 섬유유연제'였던 피죤이 시장 점유율을 잃어가고 있다. ⓒ 뉴시스

한편 '국민 섬유유연제'로 불릴 만큼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자랑했던 피죤은 아버지의 폭행 청부와 남매간의 소송 다툼으로 인해 점점 떨어지고 있는 모양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09년 매출액 1600억원을 상회했던 피죤은 지속적으로 떨어지면서 2014년에는 700억도 넘지 못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줄곧 1위를 지켰던 피죤의 시장점유율은 2011년을 기준 28.6%로 2위로 밀려난 반면 LG생활건강의 '샤프란'이 43.3%의 점유율로 1위로 올라섰으며, 옥시의 '쉐리'도 피죤과의 격차를 줄여나가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족경영'이나 다름없는 피죤이 이 회장의 부도덕한 행위와 지속되는 남매간 소송으로 회사 경영을 등한시 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경쟁업체의 선전도 무시할 수 없지만, 현재 피죤의 임원은 이 회장과 아내 안금산씨, 자녀 이 대표 등 정준씨를 제외한 일가가 자리매김하고 있는 만큼 이들의 잦은 소송이 경영 부진으로 이어졌을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피죤 측은 가족 간의 분쟁인 만큼 사측과 무관하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지만 배임·횡령 등의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을 피해가기 어려울 전망이다.

(데일리팝=이성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