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벤츠코리아-한성자동차 향한 공정위 칼날..'올 것이 왔구나'
[뉴스줌인] 벤츠코리아-한성자동차 향한 공정위 칼날..'올 것이 왔구나'
  • 정단비 기자
  • 승인 2016.08.02 16: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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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다시피 교환 안됩니다' 뻔뻔한 태도의 내막은?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이하 벤츠코리아)와 벤츠코리아의 최대 딜러사인 한성자동차(이하 한성차)를 향한 의심의 눈초리가 결국 사정기관의 칼날로 바뀌었다.

벤츠코리아와 한성차의 관계는 이미 업계에서 끊임없는 독점 특혜 의혹이 제기되고 있었다. 벤츠코리아의 지분 49%를 보유한 2대 주주 한성차는 다른 딜러사들과 동등한 입장이 아니라는 것이 논리의 기반이다.

이에 수입차업계에서는 본사와 딜러사들이 어쩔 수 없이 갑을의 관계가 형성될 수밖에 없지만, 한성차의 경우에는 벤츠코리아의 주주이기도 한 형태라 다른 경쟁사 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는 것 또한 어쩔 수 없는 일 아니냐는 주장이 뒤따르고 있다.

지난 1일 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러한 의혹과 관련해 공정위가 지난달 중순 벤츠코리아 본사를 찾아 현장조사를 진행했다고 알려졌다.

실제로 한성차는 국내 벤츠 판매량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서울 강남·서초, 부산 해운대 등 부유층이 다수 거주하는 지역에 판매 전시장을 확보하고 있어 이 같은 의혹의 근거가 되고 있다.

벤츠코리아가 현재 10여개사와 딜러 계약을 맺고 있는 것을 볼 때, 한성차의 판매량을 제외한 나머지 절반의 판매량을 9개 이상의 딜러사가 나눠 판매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 벤츠코리아와 한성자동차가 공정거래위원회의 레이더망에 걸렸다. ⓒ뉴시스

고객 차량 문제 발생해도 '뒷짐'
'아시다시피 교환 안됩니다'

그동안 한성차는 차량 결함으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두고 벤츠코리아와 핑퐁게임을 벌여 비판을 받아왔다.

앞서 변속기 자기인증제도를 거치지 않고 미인증 차량으로 도마에 올랐던 '벤츠 S350' 모델을 구입한 A씨가 차량을 인도받은지 2일 만에 차량이 멈추고 엔진 타는 냄새가 나자 교환을 요구했지만, 교환은 안되고 부품 교체만 해주겠다고 버텨 결국 소송까지 간 사안이 있었다.

A씨는 차량 점검을 한 결과, 차량 미션(변속기) 등 동력장치에 이상이 발견됐다는 것을 한성차 측에도 인정을 받았으나, 한성차 측은 지금껏 있었던 대다수 분쟁에서처럼 벤츠코리아에 권한이 있다며 교환·환불 불가를 고수해왔다.

하지만 A씨는 매매대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강하게 항의를 하자 상황이 달라졌다.

한성차 측에서 결국 백기를 들고 A씨와 원만한 합의를 본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차량에서 문제가 일어난 부분은 미인증 논란이 있었던 9단 변속기였기 때문이었는지, 중대결함이라는 판단을 내렸는진 알 수 없지만 이번 일로 소란스럽게 주목받고 싶지 않는 마음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2일 차종 32종이 판매정지된 아우디폭스바겐을 보더라도 최근 수입차업계는 몸을 사려야 하는 추세이다.

한편, 한성차와의 분쟁은 A씨 뿐만이 아니다.

또 다른 소비자 B씨는 지난 7월 20일 벤츠 'cls250d'를 인도받아 하루 만에 방전이 되는 일을 겪었다.

AS센터에서 배터리 과전류 방전을 확인했으나, 원인 불명으로 컨트롤 박스를 교체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고 차량을 구입한 한성차 측에 차량 교체를 요청했다.

B씨 입장에서는 30km도 안 달린 신차를 원인 불명의 이유로 부품을 교체할 순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성차 측은 부품 교체만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에 B씨는 지난 7월 23일부터 한성차 방배전시장 본사 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며, 벤츠코리아에도 항의 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나서면서 벤츠코리아나 한성차 측에서 피해를 본 소비자들이 소송, 언론제보 등 외부적으로 사실을 알리는 행위를 강하게 하는 것에 위기 의식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성차나 벤츠코리아가 민원을 제기한다고 합의를 하는 스타일이 아닌데 진행되는 상황으로 봐선 조만간 한성차를 향해 성토하던 소비자들의 합의 소식이 들릴 것 같다"고 말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