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가구 단상] 1인가구 향한 이케아와 언론의 괴리
[1인가구 단상] 1인가구 향한 이케아와 언론의 괴리
  • 이용진 기자
  • 승인 2016.09.23 1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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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서 가구관련 학과 교수를 역임하고 있는 A씨는 연구를 위해 1인가구를 대상으로 시행한 한 설문조사에서 의외의 결과를 경험했다.

1인가구는 멀티기능을 갖춘 가구를 가장 선호할 것이라고 생각한 것에 반해 정작 1인가구가 가장 필요하다고 꼽은 가구는 '좌식 접이식 탁자'였기 때문이다.

최근 이런 생각과 다른 현실을 보여주는 이케아코리아의 설문조사 결과를 볼 수 있었다.

원룸 거주자들이 이케아 같이 디자인은 세련되면서 부담없이 살 수 있는 가구를 구입하는 것이 트렌드라는 말은 흔히 들어봤을 것이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봐도 이케아와 관련된 언론 기사에 등장하는 사례는 열에 아홉은 '원룸에서 자취를 시작한', '싱글라이프를 즐기는' 1인가구들의 이야기다.

언제부터인지 이유는 알 수 없으나 이케아는 1인가구, 싱글의 연관어가 됐다.

▲ ⓒ이케아코리아 홈페이지

하지만 지난 20일 이케아코리아가 리서치 전문 업체인 'TNS 코리아'를 통해 '집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을 조사한 결과 응답자 절반이상이 거실(51%)이라고 답했다.

이러한 대답은 주방, 거실, 침실이 구분없이 방 하나로 생활 공간이 이어져 있는 원룸 거주자들은 할 수 없는 것이다.

이번 조사는 서울·경기 지역에 거주하는 20~59세 한국인 100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결국 응답자 중 500명 이상은 거실이 있는 집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었으며, 또 다른 해석으로는 '이케아 측은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싶었다'라고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이케아가 가장 궁금했던 점은 다수의 항목을 차지한 '주방'으로 보인다. 이케아는 9월부터 국내 식기 및 주방용품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런 가운데, 이케아의 입장에선 다인 가구도 이케아의 소비자 범위에 있으며, 젊은 싱글들의 가구라는 이미지를 벗어나는 것이 기업 확장에 이득이 될 것이다.

물론 이케아도 1~2인가구가 늘어나면서 좁은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위한 변신형 인테리어를 개발하고 있기는 하나, 이는 이케아가 아니더라도 가구업계 전반적인 추세다.

또한 이케아의 비전과 경영철학에 담긴 '좋은 품질의 합리적인 가격인 제품'은 1인가구가 아닌 누구나 선호하는 제품이다.

이케아가 1인가구와 동떨어진 회사가 아닌 것은 사실이지만, 솔로이코노미 테마주에 오르내리거나 이케아가 늘 1인가구 증가 사례에 언급되는 것은 어쩌면 언론이 만들어낸 이미지가 아닐까 한다.

(데일리팝=이용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