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식人] SK그룹의 혁신 키워드, '패기·열정·자기희생'
[지식人] SK그룹의 혁신 키워드, '패기·열정·자기희생'
  • 정단비
  • 승인 2016.10.17 1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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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회장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
▲ ⓒSK그룹

지난주 SK그룹 계열사 CEO들은 '혁신'이라는 단어로 머리를 싸맸다.

지난 6월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말한 '기업 혁신'에 대한 숙제의 답을 내놓는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부터 2박3일간 SK그룹은 '2016년 CEO세미나' 개최하고 앞으로의 변화 방향을 정했다.

기본적으로 3가지 ▲사업모델 혁신 ▲자산효율화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바탕으로 치열한 실천이 뒷받침돼야 한다는 결론이다.

이번 세미나에서는 16개 주력 관계사 CEO와 관련 임원 등 40여명은 혁신방안 발표 및 토의를 거쳐 각 관계사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데 필요한 실력과 경험, 이를 뒷받침할 시스템과 문화를 갖추고 있는지에 대한 객관적 자기검증과 철저한 자기반성을 거쳐야 지속가능한 혁신의 실천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의견을 모았다.

이에 대해 최태원 회장은 "리더는 자신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는 자기초월성(自己超越性)이 있어야 한다"며 "근본적 혁신(Deep Change)의 방향성과 방법을 그려낼 설계능력을 갖춘 뒤 끈질기고 열정적이면서 자기희생적으로 임해야 성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최태원 회장의 "글로벌 사업이 성과를 보이기 위해서는 사업을 담당하는 임직원만이 아닌 CEO나 CEO 후보군이 직접 글로벌 현장에 나가야 하며, 성과가 나오기 전까지 돌아오지 않겠다는 각오로 임해달라"는 주문에서는 그가 생각하는 '치열함'의 정도를 엿볼 수 있다. 

'변화를 위한 변화'는 NO
성과 따른 보상 '확실히'

CEO들은 다소 냉정한 평가를 내놨다. 그동안의 혁신이 '변화를 위한 변화'였다는 것이다.

이에 진정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과감한 M&A 통한 신성장동력 확보 ▲주요 사업조직의 중국∙미국 등 글로벌 전진 배치 ▲핵심 사업의 글로벌 파트너링 강화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IoT(사물인터넷)와 AI(인공지능) 등 신기술 확보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또 장기적인 시너지를 위해 중간지주회사 도입, 회사 지배구조 변경, 사업구조 혁신이 가속화되도록 관계사들의 자산을 합쳐 사업에 나서는 '리소스 풀링(Resource Pooling)'과 같은 자산효율화도 시행하자는 등의 방안도 제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각 사의 특성에 맞춘 HR시스템 도입으로, 일부에 남아있는 연공서열식 평가/보상 체계를 뿌리 뽑고 성과있는 곳에 확실한 보상이 있을 수 있도록 하기로 했다.

아울러 SK그룹의 기업문화인 'SKMS (SK경영관리체계)'가 다소 시대에 뒤쳐졌다는 생각도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70년대 오일쇼크, IMF사태를 버틸 수 있었던 SKMS를  환경변화에 맞춰 개정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다.

개정된 SKMS에는 리더와 구성원이 가져야 할 자질로 '패기'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최태원 회장은 세미나 마지막 날에도 TED방식의 강연을 가지고 나왔다.

그는 "더 큰 행복을 만들기 위해서는 높은 의욕수준을 바탕으로 기존의 관행을 깨고 과감하게 실행하는 패기가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데일리팝=정단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