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서비스] 채팅하는 Siri? 주문·예약 대신해주는 메신저 비서 '챗봇' 돌풍
[新서비스] 채팅하는 Siri? 주문·예약 대신해주는 메신저 비서 '챗봇' 돌풍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6.11.21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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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서비스 개발 전쟁 시작
▲ 머니브레인의 챗봇 서비스 '얌얌'(사진=머니브레인)

아이폰의 Siri는 시국에 대한 농담에도 이용될 만큼 인지도가 높은 서비스다. 음성인식 기술을 통해 사람과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서비스로, 친구부터 비서까지 사용자의 의도에 따라 다양한 용도로 이용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음성인식 대신 메신저 상에서 채팅으로 대화하는 '챗봇'이 유행이다. 비유적으로 표현하자만, 채팅하는 Siri라고 할 수 있다.

최근 머니브레인이라는 회사에서, 인공지능 배달 챗봇 '얌얌'이라는 서비스를 출시했다. 챗봇에 "짜장면 배달", 혹은 "이전에 먹은 것 배달" 등의 명령을 보내면, 배달 주문을 할 수 있는 봇이다. 카카오톡, 라인, 페이스북 메시지앱에서 '배달봇 얌얌'을 친구 추가하면 이용할 수 있다.

기존의 배달 앱들과 달리, 별도의 앱을 설치하고 회원가입을 할 필요가 없다. 메신저 앱에서 몇 차례 대화를 봇과 주고받기만 하면 배달 음식을 주문할 수 있다.

챗봇은 따라서 소프트웨어지만 별도의 앱은 아니다. 지난 8월 한국정보화진흥원이 발표한 '인공지능 기반의 챗봇(ChatBot) 서비스 등장과 발전 동향' 보고서에서는, "사람과의 문자 대화를 통해 질문에 알맞은 답이나 각종 연관 정보를 제공하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커뮤니케이션 소프트웨어'"라고 정의하고 있다.

인공지능 기반이라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알파고 열풍은 인공지능 기반 기술이 얼마나 정밀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사례다. 실제로 인공지능 또는 자기학습 기반의 소프트웨어들은 과거의 다른 서비스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에는 공공서비스와 금융권에서 챗봇 서비스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행정자치부에서는 정부 여러 기관의 사무실 위치를 찾을 수 있는 챗봇 서비스를 지난 15일 출시했다.

또한 NH농협은행은 1:1 카카오톡 채팅을 통해 금융업무 상담을 해 주는 금융봇 서비스를 은행권 최초로 출시했다.

NH농협은행 금융봇 서비스는 카카오톡 기반의 채팅 자동상담 서비스이다. 상품안내, 자주 묻는 질문(FAQ), 이벤트안내, 이용시간 안내, 올원뱅크 바로가기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NH농협은행은 향후 대화형 금융업무와 자연어 질의응답 서비스까지 확대할 예정이다.

IT에 새로운 서비스가 등장하면, 유사한 서비스가 한국에 있었는지를 확인해보라는 말이 있다. 챗봇 역시, 최초는 한국이다. MS사의 메신저였던 MSN에서 이용할 수 있는 챗봇, '심심이'가 그 주인공이다.

심심이는 2002년 출시돼 후발 서비스보다 무려 10년 이상 앞섰다. 한때 앱스토어 1위를 기록할 정도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발전이 부족했고, 단순 농담이나 시간 보내기 이상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한계가 있었다. AI기술이 적용되지 않아 대화 수준이 개선되지 못했다는 점도 지금의 서비스들과 다른 점이다.

▲ 해외의 챗봇 서비스 (사진=한국정보화진흥원)

한국정보화진흥원의 보고서에 따르면 전세계 메신저 기업들이 챗봇 서비스 경쟁을 시작했다. 페이스북 메신저를 자체 보유한 페이스북은 F8 2016 행사에서 인공지능을 적용한 챗봇을 공개했다. 텐센트사의 위챗은 메시지를 통해 대화 하며 호텔, 병원, 영화표를 예약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의 라인과 카카오의 카카오톡 역시 챗봇 전쟁에 뛰어들기 위해 서비스를 개발하고 있다.

챗봇이 얼마나 큰 성공을 거둘 지는 예상할 수 없다. 다만, 1인가구의 생활 비서 역할을 해줄 새로운 서비스로 지속적인 인기를 끌 것이라는 전망을 하기에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