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 로켓배송 축소 해프닝, 본질은 실적악화 우려
쿠팡 로켓배송 축소 해프닝, 본질은 실적악화 우려
  • 이창호 기자
  • 승인 2017.03.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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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쿠팡 홈페이지 캡쳐)

쿠팡이 핵심서비스는 로켓배송을 축소하는 것 아니냐는 보도가 나왔다. 쿠팡은 즉시 이를 부인했지만, 본질이 단순히 오해는 아니라는 지적이다.

9일 조선비즈는 쿠팡이 부산지역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기능을 다른 지역 센터로 옮긴 사실을 보도하면서, "비용 부담이 큰 로켓배송(주문 다음날 배송)을 사실상 포기하고 오픈마켓으로 전환하는 신호탄인 것 아니냐는 평가가 제기된다"고 보도했다.

해당 보도가 나온 이후 쿠팡 측은 부산 물류센터를 폐쇄하고 기능을 다른 지역으로 옮기기로 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로켓배송 축소는 계획한 바 없다고 해명했다.

언뜻 보면 오해가 낳은 해프닝으로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쿠팡의 악화된 실적에 대한 우려가 반영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쿠팡은 오는 4월 지난해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다. 2015년 실적은, 매출 1조1338억원을 기록했다. 위메프가 2165억원, 티몬이 1959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것에 비하면, 단위수가 다른 규모다.

원인 중에는 쿠팡맨으로 유명해진 '로켓배송'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2014년 3월부터 전담 배송인력 시스템인 '쿠팡맨'을 채용해 직매입상품을 중심으로 직접 고객에게 상품을 전달하는 '로켓배송' 서비스를 운영 중이다.

이후인 2015년 매출은 2014년에 비해 3.3배나 늘어났다. 쿠팡은 쿠팡맨을 2016년 1만명으로 늘리고, 올해는 1만5000명까지 늘릴 계획을 세웠다. 동시에 전국 각지에 당일 배송을 목표로 초대형 물류센터를 2017년 21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이렇게 당초 물류센터 확대를 공언했던 쿠팡이 부산지역 물류센터를 폐쇄하기로 하자, 예상보다 실적부담이 컸던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 것이다.

쿠팡은 2015년 매출액이 크게 늘어나기는 했지만, 영업이익은 5200억원대의 손실을 봤다. 회사측은 대규모 투자에 따른 계획된 적자라고 설명한 바 있다.

로켓배송을 받을 수 있는 최소 구매액은 당초 9800원이었으나, 지난해 10월 1만9800원으로 인상됐다. 배송비 부담이 컸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다. 오는 4월 실적이 발표되면 쿠팡의 부담이 어느 정도였는지를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런 정황에도 불구하고 쿠팡이 로켓배송을 축소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쿠팡은 지난해 11월 네이버 상품검색 DB 제공을 중단했다. 포털사이트 중 독점적 지위를 가진 네이버에서 쿠팡 상품들이 검색되지 않는 것이다. 과거 다른 오픈마켓 업체들도 네이버와 수수료를 두고 갈등을 겪은 뒤 네이버를 떠났지만, 판매량이 줄어들면서 복귀한 일이 있었다.

쿠팡이 네이버에서 독립하는 결단을 내릴 수 있는 배경 역시 로켓배송 아니었겠느냐는 설명이 있다. 과거부터 유지해온 소셜커머스 사업을 중단한 쿠팡이, 오픈마켓과 함께 회사의 핵심서비스로 내세운 로켓배송을 축소하기는 그래서 쉽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데일리팝=이창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