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칼럼] 위·십이지장궤양 유발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건강칼럼] 위·십이지장궤양 유발하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 박수경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 승인 2017.03.29 11:3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뉴시스

위·십이지장 점막이 ▲흡연 ▲스트레스 ▲약제 ▲헬리코박터균 감염 ▲종양 등으로 손상돼 가장 표면에 있는 점막층보다 깊이 패이며 점막근층 이상이 진행된 상태를 위·십이지장궤양이라고 한다.

위장에 도착한 음식물은 위산에 의해 잘게 부서진 형태로 소장으로 이동한 후 영양분으로 흡수된다. 이에 따라 위장은 필연적으로 ▲위산 ▲각종 소화효소 ▲담즙 ▲복용한 약물 ▲알코올 등 세포를 손상하는 공격인자에 노출돼 있다. 이 같은 공격 요인에 대해 인체는 여러 단계의 방어 요인을 갖추고 있는데, 이 균형이 깨질 때 위·십이지장 점막이 손상되고 궤양이 발생한다.

이유 없이 체중 감소하면 '악성 위궤양' 의심

양성 위·십이지장궤양의 가장 흔한 원인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헬리코박터균) 감염. 진통제 복용이나 흡연 등도 영향을 끼친다. 십이지장에선 위산 분비가 많아져 궤양이 발생하지만 위의 경우 위산 분비가 증가하지 않아도 궤양이 발생하는 사례가 보고된다. 따라서 위산 분비(공격 인자) 증가보다 (위장 점막의 병적 변화에 의한) 방어인자 감소가 위궤양 발생에 더 큰 역할을 하는 걸로 받아들여진다.

진통제(해열제·소염제)에 의해 위궤양이 발생하기도 한다. 약물이 위장 점막에 직접 닿아 자극을 일으키거나 위장 점막 세포층 재생·기능 조절 물질인 프로스타글란딘(prostaglandin)의 생성 과정이 진통제에 의해 차단, 위장 점막이 손상되며 궤양이 발생하는 원리다.

흡연은 위장 점막 세포의 재생, 그리고 점막 아래 조직의 혈액 순환 등에 장애를 가져오므로 궤양을 일으킬 수 있다. 십이지장궤양은 대부분 양성이지만 위궤양은 악성 종양에 의해 발생할 수도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위·십이지장궤양의 대표적 증상은 복통이나 심와부(명치) 통증이다. 이런 통증은 대체로 음식에 의해 악화되는 걸로 알려져 있으며 식후 통증이 흔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위궤양 환자는 종종 속이 메스껍고 체중이 감소한다. 따라서 체중 감소가 진행 중인 사람에게 위궤양이 발견되면 악성 여부를 반드시 감별, 진단해야 한다.

위·십이지장궤양이 심해지면 ▲장 출혈 ▲토혈 ▲흑색 변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으며, 궤양 천공(장이 뚫림)이 생기면 급성 복통으로 진행되기도 한다.

헬리코박터균 치료 않으면 환자 중 절반 이상 재발

위·십이지장궤양은 저절로 치유되는 경우도 있지만 헬리코박터균을 치료하지 않으면 50%, 많게는 60%까지 재발한다. 적절한 치료가 이뤄졌다면 4주에서 8주 정도면 완치된다. 헬리코박터균 치료를 시행했다면 치료가 끝난 지 4주에서 6주 사이 검사를 실시해 완전히 치유됐는지 확인한다. 위궤양의 경우 악성 종양이 숨어있으면 적절한 치료 후에도 호전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일정 치료 기간이 끝난 후 추적 검사가 필요하다.

위·십이지장궤양과 연관된 합병증으론 출혈·천공이 있다. 위궤양의 경우 위출구 폐색이 발생할 수도 있다. 위·십이지장궤양으로 인한 출혈은 60세 이후에 잘 발생하며 흡연자나 진통제 복용자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난다.

위·십이지장궤양을 다스리려면 평소 스트레스를 잘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위험인자인 흡연과 진통제 복용 등도 되도록 피한다. 특히 위궤양으로 진단된 후엔 절대적으로 금연해야 하며, 진통제를 먹어야 한다면 점막 보호제를 함께 복용하는 게 좋다. 출혈 합병증이 있는 환자의 경우, 항혈전제나 혈전용해제 등의 약물을 복용하면 출혈이 악화할 수 있으므로 약물 복용 전 반드시 담당 의사와 상의해야 한다.

한편, 위·십이지장궤양 여부를 확인하려면 상부위장관 내시경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위궤양인 게 확인되면 반드시 악성 종양과 연관 있는 궤양인지 감별해야 하므로 위장조영술보다 (조직검사가 가능한) 위내시경 검사가 바람직하다. 또한 위·십이지장궤양 모두 원인 인자인 헬리코박터균의 존재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히 위궤양은 치료 후에도 위내시경 검사를 통해 궤양이 완전히 치유됐는지 점검해야 한다.

박수경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