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 VS '그냥'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전쟁
김종인 VS '그냥' 한나라당 의원들과의 전쟁
  • 신상인 기자
  • 승인 2012.01.19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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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위 흔들기에 나선 친이계와 쇄신파 정면 비판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은 18일 이명박 대통령의 자진 탈당을 요구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그는 “비대위가 대통령을 억지로 퇴출시킬 수 없고 재집권을 위해 대통령이 어떤 자세를 취하는 게 옳은지 스스로 판단할 문제”라면서 “최고 통치자가 그 정도 정치적 감각이 없다면 상당히 문제가 복잡하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이  "비대위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진화에 나섰지만 청와대에서는 내심 불쾌해하는 모양새다.

▲ 원희룡의원이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한 김종인 비대위원 ⓒ뉴스1

같은 날 국회 귀빈식당에서 한나라당 원희룡 의원 주최로 열린 ‘새로운 보수가치와 한나라당 비대위의 과제’ 토론회 자리에서 비대위원 사퇴와 재창당 등을 요구하며 ‘비대위 흔들기’에 나선 친이(친이명박)계와 쇄신파 일부를 정면으로 비판한 것이다.

김 비대위원은 작심한 듯 발언을 쏟아냈다. 그의 입에선 지난 20여일 비대위 좌장격으로 활동하며 한나라당에 느꼈던 서운함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는 “오래된 정당이 추락해 어쩔 수 없이 비대위를 구성했으면 일단 기다리는 게 예의”라고 했다. 정치학자 막스 베버의 ‘소명으로서의 정치’도 언급하면서 “제가 답답해서 ‘과연 끝까지 일할 수 있을까’ 혼자 생각한다. 오죽하면 ‘말을 물가까지 데려가도 자기가 안 먹으면 할 수 없다’는 말까지 했다.”고 토로했다.

자신을 주로 공격한 친이계 의원들을 겨냥해선 “(비대위를) 지원하지는 못할망정 헐뜯으면서 (비대위 활동의) 결과가 나쁘면 나한테 유리하다는 생각은 안 해주시길 간절히 바란다.”고 요청했다.

앞서 전날 열린 의원총회 안팎에선 친이계 차명진 의원이 “비대위원은 박근혜 비밀당원”이라고 비판하는 등 강도 높은 ‘비대위 때리기’가 계속됐다. 정몽준 전 대표도 “비대위가 바깥에서만 얘기하고 정작 가족들은 무시한다. 예의가 없다. 한나라당을 무시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의총이 끝난 뒤 마무리 발언에서 재창당 요구 등에 대해 “비대위가 출범하고 20일 만에 또 바꾸자면 국민들이 뭐라고 하겠나. 창피한 줄 아셔야 하는 것 아닌가요.”라며 반격을 원천차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