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브랜드 변했다...'플렉스(Flex) 문화' 명품 소비 큰 손 '90년대생 잡아라'
명품 브랜드 변했다...'플렉스(Flex) 문화' 명품 소비 큰 손 '90년대생 잡아라'
  • 임은주
  • 승인 2019.09.25 09:5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왼쪽 위부터 버버리, 구찌, 발렌시아가 제품들(사진=각사 홈페이지)
왼쪽 위부터 버버리, 구찌, 발렌시아가 제품들(사진=각사 홈페이지)

 

최근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로 대변되는 80~90년대생 잡기에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국내 백화점들도 최근 경쟁적으로 명품 팝업스토어를 열며 젊은층 사로잡기에 나섰다. 이는 밀레니얼·Z세대가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컨설팅그룹 맥킨지는 올해 4월 발표한 ‘2019년 중국 럭셔리 시장 보고서’에서 2025년 중국인이 전 세계 명품의 40%를 쓸어 담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그 중에서도 80~90년대 이후 출생 세대가 세계 명품 시장의 큰손으로 떠올랐다고 분석했다.

또 국내에선 대학내일20대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밀레니얼과 Z세대가 생각하는 패션명품소비' 설문 조사 결과 48.4%가 "누구나 알아보는 유명한 명품을 사고 싶다"고 답했다. 특히 Z세대인 10대 후반은 59.5%나 응답해 강한 명품 소비욕을 드러냈다. 응답자 대부분은 명품을 사는 이유로 자신의 만족을 꼽았다.

2030세대들이 자신의 만족을 위해 명품소비에도 지갑을 기꺼이 열자, 버버리, 구찌 등 해외 명품 브랜드들이 올드함 대신 이들 세대의 문화와 트렌드를 브랜드에 담아 녹여내고 있다.

이러한 트렌드에 맞춰 버버리는 2018년 지방시 디자이너였던 리카르도 티시를 총괄 크리에이티브 책임자를 맞은 뒤 대대적인 혁신 작업에 들어갔다. 버버리의 상징이던 말을 탄 기사 로고 대신 ‘BURBERRY’라는 로고만 새겼으며, 버버리 창립자인 토마스 버버리의 이니셜 'TB'를 이용한 모노그램도 만들었다.

구찌는 2015년 수석 디자이너로 등장한 알렉산드로 미켈레를 필두로 다소 고루한 구찌에 커다란 로고와 새로운 문양, 형광 원색을 시도해 완전히 다른 브랜드를 만들어냈다. 국내외 배우와 셀러브리티는 달라진 구찌 가방과 의류를 들기 시작했다.

루이비통은 2017년 스트리트 브랜드인 '슈프림'(Supreme)과 협업을 통해 새로운 디자인을 시도했다. 슈프림은 남성복 브랜드 중 가장 화제가 되는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다.

발렌시아가는 원색을 기반으로 한 투박한 어글리 슈즈를 내놓으며 1020세대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90만~100만원이라는 높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완판 행진을 기록하며 젊은층에게 트렌드로 자리 잡았다.

또한 이들 명품 브랜드들은 밀레니얼·Z세대의 관심을 끌기 위해 비디오 게임도 출시했다. 지난 7월 구찌는 모바일 어플에 1970~80년대 스타일의 '구찌 비'와 '구찌 에이스'를 선보였다. 루이 비통 역시 최근 복고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비디오 게임 '앤드리스 러너'를 출시했다. 모두 단순하고 플레이가 쉽다는 공통점이 있다.

명품들의 이 같은 전략은 광고 영상이나 화보대신 1020대가 좋아하고 또 익숙한 게임을 통해 브랜드에 대한 친밀감을 높이고 있다. 또 자신들의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팝업스토어(사진=갤러리아 백화점)
갤러리아 백화점 명품관 팝업스토어(사진=갤러리아 백화점)

실제 백화점에서 이들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1020세대의 명품 소비 증가율은 2016년 8.5%이후 매년 20%대로 급증하고 있다.

90년대생들은 자신의 개성을 표현하는데 자유롭고 명품에 대한 관심도 높다. 이들은 기존의 특정 브랜드 전용 숍보다 '팝업 스토어' 같은 가벼운 분위기에서 명품을 접하고 구매하는 것을 선호한다. 이에 신세계·롯데·현대·갤러리아 등 국내 백화점들은 경쟁적으로 명품 팝업스토어를 열고 있다.

더불어 특정 브랜드보다 자신의 스타일에 맞는 상품을 선호하는 90년생들의 취향에 따라 명품 편집숍도 늘고 있다. 매장 여러군데를 돌아보고 가격과 품질을 비교하기 보다 한 매장에서 모두 찾아볼 수 있는 매장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