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올드스쿨의 선두주자에서 뉴트로의 대명사로, 브랜드 '타미힐피거'
[브랜드 이거 아니?] 올드스쿨의 선두주자에서 뉴트로의 대명사로, 브랜드 '타미힐피거'
  • 이지원
  • 승인 2019.09.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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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은 속도전에서 이기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남들보다 앞서 나가려는 마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창출한다.

-타미 힐피거-

올드스쿨의 선두주자이자 뉴트로의 대세로 떠오른 브랜드, '타미힐피거' (사진=타미힐피거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1951년, 미국의 작은 도시에서 한 소년이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토머스 제이콥 힐피거(Thomas Jacob Hilfiger), 우리에게는 타미 힐피거로 더욱 잘 알려져 있다.

평범한 가정에서 태어났던 그는 젊은 시절부터 패션 사업에 뛰어들게 된다. 그 누구도 그에게 패션을 가르치지 않았지만, 그는 패션을 독학으로 공부하고 패션 사업에 도전할 수 있었다.

고등학교 시절과 졸업 후, 의류와 관련된 사업을 두 차례 시도했으나 두 번 모두 실패하게 된다. 결국 타미 힐피거는 '조다쉬(Jordache)'에서 청바지 디자이너로 취직하게 된다.

150달러, 한화로 약 16만 원 정도 되는 적은 돈을 들고 사업을 시작했던 그는 한 번의 실패 끝에 거리에서 청바지를 팔며 생활했다. 결국 그는 '피플스 플레이스'라는 이름의 청바지 가게이자 자신만의 첫 매장을 열게 된다.

이처럼 그가 처음 집중했던 상품은 청바지였다. 미국의 국민적인 감성과 맞닿아 있는 청바지의 매력에 의류사업을 시작하게 됐으며, 소비자가 진정으로 원하는 청바지에 대한 연구에 몰두하게 된다.

한편 이러한 타미 힐피거의 노력에 관심을 기울인 이가 있었다. 인도의 섬유 재벌이었던 모한 무라니(Mohan Murjani)가 저렴하면서도 적당히 격식을 갖출 수 있으며, 젊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 만한 브랜드를 만들고 싶어했다. 그리고 그 적임자로 타미 힐피거를 지목한 것이다. 인도 재벌 모한 무라니는 그를 든든하게 지원하는 멘토의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성공을 맛봤던 그는 더 큰 성공의 꿈과 함께 1979년, 뉴욕행 비행기에 오른다. 본격적인 디자이너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그는 동료들과 함께 1985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타미힐피거'를창립하게 된다. 올드스쿨의 선두주자, 타미힐피거의 첫 발자국이었다.

타미힐피거는 흑인 아티스트의 사랑을 받으며 대중에게 빠르게 인식됐다. (사진=타미힐피거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타미힐피거 브랜드의 핵심 가치는 '라이프 스타일'이다. 남녀노소와 홈컬렉션까지 전반적인 라이프 스타일을 아우르는 디자인과 상품들을 소개하며 사업을 다각화시켰다.

특히 힙합 문화를 좋아했던 그는 팝스타와 힙합스타 등 다양한 셀럽들을 모델로 내세우며 프레피 문화에 기본을 둔 브랜드 정체성을 다졌다.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레니 크래비츠 등 아티스트들의 투어 공식 후원사가 됐던 타미 힐피거는 주로 진보한 디자인으로 인해 흑인 아티스트의 사랑을 받으며 대중에게 빠르게 인식될 수 있었다.

그 이후에도 캠페인 활동과 컬렉션들을 선보인 타미힐피거는 '아메리칸 클래식 올드스쿨'의 선구자라는 애칭을 얻음과 동시에 트렌드를 앞서나가며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았다. 

전통을 유지하면서도 혁신이라는 가치를 더해 발전해나가는 모습에 전세계의 소비자들이 열광하고 있는 것이다.

타미힐피거는 소비자들과의 소통으로 부진을 극복할 수 있었다. (사진=타미힐피거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1990년대까지 명성을 떨치며 패션의 선구자로 추앙받던 타미힐피거는 2000년대 초부터 무너지기 시작했다. 이러한 부진은 곧 타미힐피거를 '진보한 브랜드'에서 '진부한 브랜드'로 바꾸게 만들기도 했다.

하지만 타미힐피거는 신선한 마케팅으로 재기에 나섰다. 기존 패션쇼의 틀을 부숴 축제 분위기는 물론이고 모든 이들이 즐길 수 있는 '타미 쇼', 매장에 VR 가상현실 기기를 비치해 볼거리를 늘린 것은 물론 SNS 소통을 통해 소비자들의 반응을 살피고 옷을 출시하는 등 소비자들과의 소통을 이어나간 것이다.

최근에는 '어댑티브 패션(Adaptive Fashion)'이라는 카테고리를 두어 의류 모델로 장애인을 앞세웠다. 이들은 자석으로 된 버튼으로 인해 쉽게 입고 벗을 수 있는 바지를 디자인하며 장애인들의 패션에 한 발자국 앞서갔다.

이렇듯 소비자들과의 소통, 소수자를 존중하는 마음씨는 자연스레 밀레니얼 세대를 자극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타미힐피거는 뉴트로 트렌드에도 적극적으로 합세하고 있다. (사진=타미힐피거 공식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특히 2017년부터는 SK네트웍스 패션부문을 인수한 한섬의 손에 들어가게 되며 '뉴트로(New+Retro)' 트렌드에도 적극적으로 합세하고 있다.

타미힐피거는 지난 2018년부터 신발과 잡화 품목을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초 선보인 어글리 슈즈, '청키 슈즈'의 반응이 좋아 곧 두 번째 버전을 출시할 계획이다. 이밖에도 양말 등 잡화 제품도 더욱 다양하게 선보일 예정이다. 실제 타미힐피거 슈즈의 올해 상반기 매출 신장률은 전년 대비 310%를 기록하기도 했다.

더불어 밀레니얼 세대가 관심을 갖고 있는 청 패션에도 다시 한 번 관심을 기울였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올 시즌 20~30대 고객의 데님 구매 신장 폭이 39.4%로 다른 연령대를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트렌드에 민감한 90년대 생들이 뉴트로 풍의 데님 상품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타미 진스'는 1986년 디자이너 타미 힐피거가 디자인한 최초의 '코카-콜라 의류 컬렉션'을 재해석한 캡슐 컬렉션을 발표하며 주목을 끌었다. 80년대 컬렉션을 바탕으로 현대적인 실루엣을 더하고 '타미 진스'와 '코카-콜라' 로고를 결합해 새로운 심볼로 디자인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새로운 라인업을 공격적으로 도입한 '브랜드 리빌딩' 전략 또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통했다. 한섬은 타미힐피거 고유의 색깔과 한섬만의 개성을 더해 타미힐피거의 제품군을 신발, 캐쥬얼 패션, 잡화 등으로 확장했으며, 그 결과 2018년 연매출을 2000억 원으로 끌어올렸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