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이거 아니?] 스케이트 보드 문화와 자유로움을 담은 브랜드, '반스(VANS)'
[브랜드 이거 아니?] 스케이트 보드 문화와 자유로움을 담은 브랜드, '반스(VANS)'
  • 이지원
  • 승인 2020.01.31 1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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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반스, 어떻게 생기게 됐을까? (사진=반스코리아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1940년대, 캘리포니아의 서퍼들은 파도가 없는 날이나 맨땅에서도 서핑을 즐길 수 있길 원했다. 이러한 생각은 곧 '스케이트 보드' 역사의 시작이 됐다.

서핑에 굶주렸던 이들에게 스케이트 보드는 빠르게 인기를 끌었으며, 곧 스케이트 보드는 많은 이들이 즐길 수 있는 스포츠의 일종으로 자리잡았다. 화려하고 다양한 기술들이 생겨나며 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여전히 스케이트를 타고 즐기는 데 있어 내구성이 좋거나 밑창이 평평한 신발은 부족했다. 그 시기의 스케이트 보더들에게는 스케이트 보드를 타기에 적합한 신발이 필요했다. 

이때 캘리포니아에서 직접 신발을 만들어 판매하던 브랜드의 스니커즈가 내구성이 좋다는 소문이 스케이터들의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곧 해당 매장 앞으로 스케이트 보드를 한 손에 든 손님들이 몰렸다. 스케이트 보드 브랜드이자 스트리트 캐주얼 브랜드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반스(VANS)'의 매장 앞으로 말이다.

스케이트 보드 문화와 자유로움을 담은 브랜드, '반스(VANS)' (사진=반스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VANS, OFF THE WALL!

반스는 1966년, 미국 캘리포니아 남부에서 시작된 스니커즈 브랜드이다. 창립자 폴 반 도런(Paul Van Doren) 등 세 명의 동업자는 반스의 문을 열고 손님을 받았다. 그리고 처음 매장의 문을 연 1966년 3월 16일, 총 12명의 손님이 방문했다. 

몇 안 되는 재고로 인해 12명의 손님 모두에게 신발을 팔 수 없었던 폴 반 도런은 손님들이 원하는 색상으로 신발을 만들어 줄 것을 약속했다.

이러한 노력은 손님들에게 진심으로 다가왔으며, 큰 감동을 받았다.  특히 반스는 반 도런 고무공장에서 생산한 신발을 중간상인의 유통 없이 일반 소비자들에게 직접 공급했다. 이 덕분에 매장을 연 첫날 12명의 고객에게 그날 생산된 제품을 오후에 구입할 수 있게끔 만들었다.

그리고 이 당시 생산된 제품은 현재에 와서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어센틱'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스케이트 보드 슈즈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반스 (사진=반스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스케이트 보더들의 반스 사랑은 1970년대에 접어들며 점차 고조됐다. 질긴 캔버스와 두꺼운 쿠션, 와플 모양의 바닥과 고무 테두리가 인상적인 반스는 튼튼한 내구성과 쫀쫀한 밑창에 매력을 느낀 보더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을 수 있었다.

많은 스케이트 보더들이 반스의 신발을 신고 보드를 타기 시작했으며, 그들의 피드백을 받아 신발을 개선해 나가며 현재의 반스가 탄생할 수 있었다.

그리고 곧 스케이트 보드 콘테스트에는 참가자들의 다수가 반스의 어센틱을 신고 나오게 된다. 그들에게는 어센틱이라는 반스의 제품이 보드 만큼이나 상징적으로 자리잡은 것이다.

이러한 반스의 스케이트 보드 문화는 최근에도 계속 자리하고 있다. 반스의 슬로건인 'OFF THE WALL' 역시 스케이트 보드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

1960년대 말 미국의 베트남전쟁의 후유증으로 인해 미국에서는 사회적인 불만이 가득한 상태였고, 이에 10대들은 직접 거리에 나와 베트남 전쟁 반대 운동을 펼치며 그들만의 반항 문화를 만들어갔다. 히피 문화와 뒷골목 문화 같은 것에 정서에 기대게 된 것이다.

이때 반항 문화를 대표하는 것 중 하나가 스케이트 보드였다. 보드를 잘 타는 이들을 보게 될 경우 다른 이들은 "Did you see that guy get off the wall!"이라며 탄성을 질렀고, 이러한 감탄사는 곧 보더들의 상징이 되기도 했다.

이후 10대들의 우상이었던 스케이트 보더 스테이시 페럴타(Stacy Peralta)를 모델로 기용하며 완벽한 스케이트 보드 슈즈의 대명사로 자리잡은 것이다.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가죽을 덧댄 반스의 첫 번째 스케이트 보드 슈즈, 올드스쿨 (사진=반스 코리아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국내 소비자에게 낯설었던 반스,
신발장에 없어서는 안 될 아이템으로 탈바꿈

국내에서는 1990년대 서울 압구정을 중심으로 일부 편집숍에만 개별적으로 수입됐다. 비공식적인 방식으로 수입된 탓에 비싼 가격으로 판매됐으며, 국내 소비자들을 시름하게 만들었다.

그 후 2002년경에 ABC마트에서 정식으로 라이선스를 취득 후 2013년 본격적으로 한국에 진출했다. 인천 부평에 첫 매장을 차린 직후에는 낯선 브랜드라는 인식이 있었지만, 이후 홍대의 명물인 삼거리포차 맞은편에 2호점을 차리며 반스가 가진 스트리트적인 요소를 인디 컬처와 결합시켜 많은 스토리를 만들어냈다.

이후에는 패션의 아이콘인 지드래곤이 반스의 '올드스쿨'을 수시로 신고 다니는 모습이 목격됐으며, 유명 스타와 패션 피플들의 인증샷이 이어지자 반스의 올드스쿨은 스트리트 패션에 관심이 있는 이들이라면 없어서는 안 될 제품으로 자리잡기도 했다.

실제로 무신사가 조사한 2018년 스니커즈 판매 순위에는 반스의 올드스쿨 블랙 제품이 1위에 올랐다. 올드스쿨 외에도 5개의 제품이 10위권 안에 들어서며 Z세대와 밀레니얼세대의 신발장에는 없어서는 안 될 제품으로 자리했다는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한편 올드스쿨은 내구성을 강화하기 위해 가죽을 덧댄 반스의 첫 번째 스케이트 보드 슈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반스의 제품이 인기를 얻을 수 있었던 이유? (사진=반스 코리아 인스타그램에서 캡처)

그렇다면 반스의 제품이 이토록 인기를 얻을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반스는 Z세대를 타겟으로 삼아, 이들 감성에 맞는 마케팅과 홍보·프로모션을 꾸준히 벌여왔다.

스케이트 보드 문화를 바탕으로 론칭한 브랜드라는 점을 강조하고, 이러한 스토리를 살며 광고보다는 젊은층이 직접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마케팅'을 선보였다. 실제로 반스 고객의 절반 이상인 65%는 곧 20대 중반으로, 이 세대는 브랜드 이름보다 브랜드의 컨셉트가 자신이 추구하는 방향과 맞아야 지갑을 연다는 점을 자각하고 이를 저격한 것이다.

더불어 이러한 마케팅은 반스의 마니아들도 확립할 수 있었다. 예로 ▲하이-스탠다드 시리즈 ▲고 스케이트보딩 데이 ▲뮤지션 원티드 등 예술과 문화, 자유로움을 앞세운 이벤트를 선보이기도 하며 매년 퍼포머와 뮤지션 그리고 소비자와 함께 반스의 문화를 집약해 선보이는 '하우스 오브 반스(House of VANS)'를 진행하기도 한다.

반스의 마니아들은 스케이트 보드나 음악, 스트리트 패션 등 다양한 서브 컬처 카테고리를 공유한다. 문화가 확산되고 자리잡을 수 있도록 다양한 체험형 활동을 선보이는 것은 덤이다.

더불어 반스는 자신의 시그니처 상품군에 창의적인 인물의 철학을 투영하며 새로운 가치를 더하기도 한다. 현재도 반스의 홈페이지에는 다양한 이들이 들려주는 반스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이처럼 대회는 물론, 문화를 공유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브랜드인 반스는 대단한 영향력과 가치를 지니게 됐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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