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로이코노미] 피자업계 판도 바꾼 '냉동피자'..."1200억 냉동피자 시장 잡아라"
[솔로이코노미] 피자업계 판도 바꾼 '냉동피자'..."1200억 냉동피자 시장 잡아라"
  • 이지원
  • 승인 2019.11.2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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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야식이었던 피자 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치킨과의 라이벌 구도를 펼치며 '국민 야식'의 자리에 올랐던 피자 업계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 

피자헛이나 미스터피자, 도미노피자 등 크게 인기를 끌었던 국내 피자 업계의 전성기를 이끌었던 프랜차이즈 기업들의 실적이 점차 나빠지는 반면, 냉동피자의 인기는 주저없이 성장세를 타고 있는 것이다.

실제 금융감독원의 전자공시와 공정거래위원회의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도미노피자의 2016년 영업이익은 261억 원에서 2018년 209억 원까지 떨어졌다. 미스터피자 역시 2016년 영업이익 89억 원에서 2018년 4억 원 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냉동피자 시장의 성장률은 가파르기만 하다. 시장조사기업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국내 냉동피자 시장은 2016년 114억 원 규모에서 2017년 703억 원까지 오르더니, 2018년에 들어서는 약 1200억 원까지 성장하며 2년 만에 10배 이상 급성장한 것이다.

이러한 지각변동의 가장 큰 이유로 손 꼽히는 것은 바로 트렌드의 변화와 프랜차이즈 피자 업계들의 가격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

특히 1인가구의 영향도 빼놓을 수 없다. 1인가구의 경우 혼자서도 먹을 수 있는 적은 양의 음식을 선호하며, 저렴한 가격 대비 만족도는 높은 '가성비' 좋은 음식을 선호한다. 한 판에 5000원 가량에 달하는 냉동피자와 할인을 받더라도 2만 원 가량을 훌쩍 넘는 프랜차이즈 피자는 보통 2~3인용으로 양까지 많기 때문에 최근 트렌드와는 동 떨어진 것이 사실이다.

오뚜기는 가장 먼저 냉동피자 시장에 진출 후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사진=오뚜기 공식 홈페이지에서 캡처)

이에 식품업계에서는 1000억원대의 냉동피자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가장 먼저 냉동피자 시장에 진출한 기업은 오뚜기였다.

지난 2016년 5월부터 '콤비네이션 피자'와 '불고기 피자' 등 냉동피자 제품을 출시한 오뚜기는 '가성비 좋은 냉동피자'로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서 인기를 끌었다. 실제로 제품을 구매해 본 소비자 사이에서는 "의외로 맛있었다"라거나 "오븐에 데워 먹으면 시켜 먹는 피자 못지 않다"는 등의 찬사가 쏟아졌다.

이러한 소비자들의 호평에 오뚜기의 냉동피자는 품귀현상이 일어날 정도로 인기를 모았으며, 이후 2017년까지 단일품목 누적매출액이 8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냉동피장 시장의 선두를 달리고 있다.

실제로 2019년 2분기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는 기업은 여전히 오뚜기로, 올해 5월 기준 55.6%를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오뚜기는 지난 2016년 5월 출시했던 냉동피자 외에도 떠먹는 형태의 '컵피자'나 고르곤졸라 피자 등 색다른 토핑을 얹은 피자를 선보이는 등 제품군의 확대를 통해 시장 점유를 계속해 왔다.

하지만 지난 2017년, 점유율 75.6%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해 봤을 때 오뚜기의 시장 장악력은 느슨해진 것으로 보인다. 냉동피자 시장이 형성된 지 3년이 지난 지금, 오뚜기가 독점했던 시장 구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CJ제일제당은 미국 업체의 인수로, 이마트는 가성비를 내세운 제품으로 오뚜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사진=이마트) 

CJ제일제당은 미국 냉동피자 업체의 인수로 품질을 높였으며, 이마트는 '가성비'를 앞세운 냉동피자 제품을 출시하며 오뚜기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2017년, CJ제일제당의 냉동피자 시장 점유율은 10.8%에 불과했다. 하지만 2019년 2분기에는 그 점유율울 32.6%까지 끌어올리며 1위를 달리고 있는 오뚜기를 바짝 따라붙었다.

이에 그치지 않고 최근에는 도우를 장시간 저온 숙성한 뒤 토핑을 얹은 '고메 하프 피자'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미국 냉동피자 시장 2위 업체인 슈완스를 인수한 CJ제일제당은 그들의 기술력을 적용한 냉동 피자를 선보이며 다시 한 번 지각 변동에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앞선 2019년 2월, CJ제일제당은 슈완스 인수를 통해 북미 전역의 냉동 식품 생산·유통 기지를 확보하게 됐다.

이마트는 기존 5000원~7000원 대를 유지하던 냉동피자의 가격을 낮춰 경쟁력을 높였다. 이마트는 ▲치즈토마토▲마르게리타▲4치즈 등 노브랜드 냉동 피자 3종을 3980원에 판매하며 가성비 높은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이마트의 경우 냉동식품과 조리기구 에어프라이어의 상승 효과가 계속되는 것에 주목하고 최근 에어프라이어 전용 냉동피자도 출시했다. 이마트는 기존 피코크 인기상품 '잭슨피자'를 에어프라이어 전용으로 개발한 '피코크 잭슨피자 에어' 3종을 선보였다. 피자 표면에 바르는 올리브유 용량을 기존 냉동피자보다 2배 늘리고 도우도 7%가량 얇게 하여 에어프라이어 조리에 최적화된 상품이다.

이처럼 1000억 원 대의 냉동피자 시장에 앞으로도 대기업들이 전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품질과 가격을 놓고 벌이는 싸움에 승자는 누가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