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일본 불매 6개월 경과...현 상황은?
[이슈&트렌드] 일본 불매 6개월 경과...현 상황은?
  • 이지원
  • 승인 2020.01.09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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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불매운동 시작 6개월, 어떤 것들이 변화했을까?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을 향한 불매운동이 시작된 지 6개월이 지났다. 일본의 부당한 수출 규제에 맞서기 위해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은 오랜 시간 동안 대규모로 불매를 지속하고 있는 불매운동이라는 점에서 특이점을 갖는다.

6개월이라는 시간이 지난 만큼 시들해진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업체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안드로이드 기준 일본 브랜드 유니클로 국내 모바일 앱 월간 사용자 수(MAU: 한 달 동안 해당 서비스를 이용한 이용자를 중복 없이 카운팅한 수)가 지난 10월 이후 불매운동 이전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유니클로 앱의 11월 월간 사용자 수는 68만 8714명이다. 이는 2019년 상반기의 평균치인 71만 1924명에 근접한 수치다.

유니클로 앱의 MAU는 불매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9년 7월 이후 급감한 후 9월에는 27만 6287명까지 떨어졌다. 이후 10월에는 50만 6002명을 기록하며 반등하더니, 11월 68만8714명을 기록한 것이다. 12월 MAU는 61만8684명까지 늘었다.

일본 브랜드의 모바일 앱 일본 생활용품 브랜드 '무인양품'에서도 비슷한 움직임이 나타났다.

무인양품 앱의 MAU는 지난해 9월 2만9008명으로 최저점을 찍은 후 10월 4만48명, 11월 4만4672명, 12월 4만5523명으로 서서히 올랐다. 무인양품 앱 MAU 상반기 평균치는 5만4628명으로 하반기에 83%까지 회복했다.

하지만 변화한 점 역시 분명히 존재한다. 그 변화는 수치로도 분명히 드러나고 있다. 일본 불매운동 이후, 어떤 변화들이 생겼을까?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일본으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들의 수가 현저히 줄었다는 점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가장 먼저 눈에 보이는 것은 일본으로 떠나는 국내 여행객들의 수가 현저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본래 일본은 국내 여행객들의 인기 여행지인 만큼, 그 수요가 높았다. 실제로 2018년 기준 방한 일본인이 295만명, 방일 한국인이 753만 명으로 두 배 수준에 이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일본 불매운동의 주요 대상으로 맥주와 함께 여행이 꼽히면서 한국인들의 여행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었다는 분석이다. 일본에서 발길을 돌린 한국인 여행객들이 동남아 국가로 향한 것이다. 

글로벌 자유여행 액티비티 플랫폼 클룩(Klook)이 자사의 내부 데이터를 기반으로 선정한 2019년 한국인 선호 해외여행지 순위에서도 이같은 현상이 나타났다.

2019년 클룩을 통해 자유여행을 예약한 한국인 고객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가장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여행지 1위는 전년 대비 6배 이상(603%) 상승한 베트남이 차지했다. 그 뒤를 이어 ▲2위 태국(412%) ▲3위 인도네시아(260%) ▲4위 미국(195%) ▲5위 대만(177%) 등이 뒤를 이었다. 

클룩은 2019년 상반기까지 인기 여행지였던 일본과 홍콩이 국제적 이슈로 여행객들의 발길이 주춤해지면서 그 반사효과를 베트남이 누렸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2019년 12월,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일본 패키지상품 수송객수는 전년도 동기간보다 각각 84%, 85% 급감한 1만 9000명, 3000명으로 집계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투어의 항공권 판매를 제외한 지난 2019년 12월 해외여행상품 판매 수는 18만 6000여 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41.6% 감소했다. 모두투어의 일본여행 수요 역시 지난해 12월 동기 대비 86.1% 감소했다.

편의점의 인기 상품이었던 일본 맥주 또한 그 수요가 급감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런가 하면 편의점 인기 상품이었던 일본 맥주 또한 그 수요가 급감했다.

편의점 CU에 따르면 2019년 7월 일본 제품 불매운동이 시작된 이후 6개월간 CU 매장에서 일본 맥주 매출은 전년 대비 90%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맥주 매출은 7월에 52% 감소한 데 이어 ▲8월 -89% ▲9월과 10월 -92% ▲11월 -93% ▲12월 -94% 등으로 급감했다.

반면 국산 맥주의 판매량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9년 상반기에는 매출이 한 자릿수 신장하는 데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30% 이상 급증한 것이다.

특히 국산 수제 맥주는 올해 맥주 과세 체계의 종량세 전환 후 가격 인하가 예상되기 때문에 인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불매운동은 국내 기업들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불매운동은 단순히 일본 제품을 쓰지 않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즉석밥 시장의 대표주자인 '햇반'은 2014년 기준 즉석밥 시장 점유율 65.2%라는 기록을 세우며 1위를 달렸다. 2019년에는 라이벌인 '오뚜기밥'이 무섭게 치고 올라오기도 했지만, 여전히 1위라는 대기록을 세우고 있다.

하지만 탄탄대로를 걷던 햇반의 논란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터졌다. 일본 불매운동이 시작되며 '미강추출물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미강추출물은 쌀겨에서 뽑아낸 식품 원료로, 밥의 맛과 향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성분이다.

햇반은 99.9%의 국산 쌀과 물로만 만들어지는 제품이지만, 남은 0.1% 미만의 극소량으로 사용되던 미강추출물이 일본산이라는 점에 논란이 제기됐다. 여기에 일본산 햇반 미강추출물이 후쿠시마산이라는 괴담이 SNS를 통해 확산되며 국내 제품인 햇반마저 불매운동의 타겟이 됐다.

이에  CJ제일제당은 논란 시작 6개월 만에 대책을 내놨다. 일본산 미강추출물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올해 안에 햇반 전 제품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CJ제일제당은 2020년 1분기 내 햇반 전체 물량의 50%까지 국산 미강추출물 적용을 확대 후, 연내 100% 국산화를 완료해 나가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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