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소비로 나를 드러내는 '미닝아웃'...유통업계서도 '눈길'
[이슈&트렌드] 소비로 나를 드러내는 '미닝아웃'...유통업계서도 '눈길'
  • 이지원
  • 승인 2019.12.16 2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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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소비자 사이에서는 '미닝아웃'이라는 소비 트렌드가 자리잡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12월 2일~5일까지 성인 남녀 3421명을 대상으로 2019년 한 해를 돌아보며 '올해 나를 빛낸 일'을 주제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11.3%의 응답자는 올해 스스로가 가장 잘한 일, 만족하는 일이 무엇인지에 대해 '미닝아웃(Meaning out)'이라 답했다.

미닝아웃이란 의미와 신념을 뜻하는 '미닝(meaning)'과 벽장 속을 나오다라는 뜻의 '커밍아웃(coming out)'이 결합된 신조어이다. 소비 트렌드 분석 센터에서 '2018 소비 트렌드'로 선정되기도 했던 해당 신조어는 개인의 취향과 가치, 사회적 신념에 대해 솔직하고 거침없이 선언하고 표현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처럼 미닝아웃이란 개인이 추구하는 신념과 맞는 제품이라면 가격이 조금 더 비쌀지라도 기꺼이 지갑을 여는 반면, 자신이 추구하는 가치와 상충한다면 적극적인 불매 운동까지 펼치는 것을 말한다. 소비로 자신의 신념을 적극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실제로 최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조건부 종료 연기와 더불어 수출 규제 문제로 인한 반일감정은 전국민적으로 '불매운동'이라는 결과를 낳았다. 소비자들은 사용하던 물건 중 일본 제품이 있다면 과감히 소비를 중단했으며, 일본으로의 수익이 이어지는 브랜드를 빼곡히 정리해 국내 소비자들과 공유하기도 했다.  국내 소비자들이 자주 찾던 일본 맥주 또한 손길이 끊겼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10월 일본 맥주의 한국 수출은 전년 대비 99.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비단 불매운동이 아니더라도 '필(必)환경' 브랜드나 위안부 및 유기견 후원, 동물복지 브랜드 등 자신의 신념과 맞는 제품이 있다면 기꺼이 소비를 아끼지 않는 이들이 늘어나고 있다. 미닝아웃을 외치는 소비자들에 유통업계 또한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미닝아웃의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것은 MZ세대와 SNS의 발전이라 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MZ세대, 가치소비를 이끌다

특히 미닝아웃의 인기를 이어나가고 있는 집단은 2030세대를 아우르는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라 할 수 있다. MZ세대란 1980년부터 1994년 사이에 태어난 밀레니얼 세대와 1995년 이후 태어난 Z세대를 합친 신조어로서, 국내 인구의 33.7% 가량을 차지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주요 소비층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들의 소비 문화는 단순히 물건을 구매하거나 판매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제품 자체에 대한 가치보다는 환경이나 윤리, 지속가능성 등 사회적 가치나 특별한 메세지를 담은 물건을 소비하기 위해 직접 나선다. 좋은 가치를 담은 제품을 스스로 찾아보며, 이를 타인과 적극적으로 공유하기도 한다.

이렇듯 미닝아웃은 곧 MZ세대와 연관되며, SNS의 발전과도 그 교집합을 찾을 수 있다. 디지털 기기와 밀접하게 성장해 온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이므로 미닝아웃 또한 SNS의 발전과 함께 더 큰 트렌드로 자리잡을 수 있었다는 것이다.

SNS는 자신의 의견과 개성을 가장 쉽게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이며 동시에 타인과의 자유로운 소통을 나눌 수 있는 공간이기도 하다. 이 공간 안에서 사용되는 '해시태그(#)'는 개인의 의견을 간결하고도 즉각적으로 나타내는 매개체이자 타인을 하나로 묶어 주는 용도로서 사용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해시태그는 기업의 마케팅이나 캠페인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고 있다.

더불어 SNS에 인증사진을 게시하며 자신이 좋아하는 특정 분야의 소비를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이어나갈 수 있어 지속적인 트렌드로 이어나갈 수 있다. 

이 때문에 각종 유통업계는 소비자들의 가치소비에 귀를 기울이며 관련 제품들을 선보이고 있다. 기업 입장에서도 해당 의견을 가진 이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으며, 소비자 입장에서도 강력한 기업이 자신들의 생각을 지지해 준다는 생각과 함께 신뢰도가 올라가는 효과를 갖는다.

유통업계에서도 미닝아웃을 향한 관심은 뜨겁다. (사진=마리몬드 홈페이지에서 캡처)

미닝아웃에 관심 기울이는 유통업계

미닝아웃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는 업계는 곧 패션업계이다. 유행에 민감한 업계인 만큼 소비자들의 트렌드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패션의 경우에는 자신의 개성을 표출하기에 쉬우며, 민감한 발언이라 할지라도 보다 자연스럽고 함축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패션업계의 적극적인 마케팅에 2019년 온라인에서 미닝아웃을 언급한 내용 소비 관련 연관어는 2018년보다 2배 늘었고, 팔찌 및 가방 같은 패션 아이템 연관어도 2배 이상 증가했다.

디올 역사상 최초 여성 크리에이티브 디렉터가 된 마리아 그라지아 치우리는 2017년 S/S컬렉션으로 'We Should All be Feminists(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는 문구가 적힌 레터링 티셔츠를 선보이며 페미니즘 운동의 선두에 섰다.

국내에서는 세월호 추모 관련 팔찌나 위안부 관련 굿즈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개개인의 신념 및 가치를 담은 것과 동시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으며, 꾸준한 소비를 이끌어내고 있다.

동물복지 또한 미닝아웃 소비의 한 갈래라고 생각해 볼 수 있다. 특히 겨울철 주로 입는 구스다운 패딩 점퍼와 모피 코트 등에서부터 문제를 느낀 소비자들이 많아지며, 최근 패션업계에서는 윤리적으로 채취한 동물 털과 인공 충전재를 사용한 제품이 쏟아지고 있다.

이러한 동물복지는 곧 '비건(Vegan, 완전 채식주의)'로부터 파생된 결과이다. 동물권과 환경을 지키는 것은 물론, 자신의 건강까지 지키려는 이들이 늘어나며 비건이 식품에 국한되지 않고 패션과 뷰티 등으로 몸집을 키운 덕분이다.

소비자들의 니즈에 대응하기 위해 유통업계에서도 갖가지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편의점 브랜드 CU는 지난 2019년 11월부터 100% 식물성 원재료로 만든 '채식주의 간편식 시리즈(도시락, 버거, 김밥)'를 판매 중이다. 이밖에도 농심, CJ제일제당, 풀무원 등 유통업계들은 식물성 고기의 개발을 계속하고 있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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