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트렌드] '카공족'에 이어 '카밥족'이 뜬다! 카밥족 모시기에 나선 카페업계
[이슈&트렌드] '카공족'에 이어 '카밥족'이 뜬다! 카밥족 모시기에 나선 카페업계
  • 이지원
  • 승인 2020.02.18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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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 공부를 하는 '카공족'은 일명 '진상 고객'으로 불리며 사람들의 눈총을 받기 일쑤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한 잔의 음료만을 시킨 뒤 카페의 안팎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오랜 시간 동안 앉아 있는 것은 물론, 커피를 즐기러 방문한 다른 고객들에게 눈치를 주는 경우도 허다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카공족들의 대우가 달라졌다. 대학가나 오피스 상권에서는 카공족을 위한 좌석을 늘리거나 편안한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전용 매장까지 내는 경우도 있다.

그런가 하면 굶주린 카공족들을 겨냥해 본격적으로 음식을 내는 크고 작은 카페들도 생겨나는 추세다. 이제는 카공족이 아닌, '카밥족(카페에서 밥을 먹는 사람들)' 등장한 것이다.

최근에는 카공족에 이어 '카밥족'도 생겨나는 추세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한국소비자원은 지난 2019년 11월, 매출액 기준 국내 상위 6개의 커피전문점(스타벅스・할리스커피・엔제리너스・투썸플레이스・커피빈・이디야)에 대한 소비자 만족도를 발표했다. 해당 조사는 소비자 1031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품질 ▲상품 특성 ▲호감도 등의 3가지 기준을 통해 진행됐다.

그 결과 종합만족도에서 1위를 차지한 곳은 '할리스커피'였다. 해당 업체는 '매장이용 편의성'과 '가격 및 부가 혜택'에서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와 같은 결과는 할리스커피가 카공족과 '코피스족(카페에서 업무를 보는 직장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다.

할리스커피는 1인용 테이블과 개방형 테이블로 꾸며 카공족들을 위한 매장을 속속들이 내놓고 있다. 더불어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을 늘려 밤을 새워 공부하는 대학생 및 취업준비생들의 환심을 샀으며, 이는 충성고객 확보까지 이어졌다. 실제로 할리스커피의 전체 매장 654개 중 11.2%에 달하는 63개 매장(2019년 12월 기준)은 24시간 운영하는 매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만족도 2위를 차지한 '스타벅스' 역시 국내 상륙 초기부터 카공족들을 위한 요소를 선보이며 눈길을 끌었으며, 이를 성장 동력으로 삼아 몸집을 키운 바 있다. 매장 곳곳에 콘센트를 배치한 것은 물론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와이파이를 배치해 카공족이 머물기 좋은 환경을 꾸렸다는 평가다. 

여타 커피 프랜업체 역시 카공족 모시기에 여념이 없다. 

탐앤탐스는 지난 10월 서울 광진구에 코피스족을 위한 전용 공간 '라운지탐탐'을 오픈했다. 기존 카페와는 달리 이용권을 구매한 뒤 입장이 가능하다는 특이점이 있다. 라운지탐탐은 스터디 카페나 공유 오피스와 같은 인테리어의 공간을 일일권(기본 2시간, 최대 10시간), 정기권(50~200시간)을 통해 판매하는 특화 점포다. 고객들은 콘센트는 물론 복사·인쇄 등이 가능한 사무기기와 와이파이·콘센트와 커피·다과 등이 무료로 제공되는 바(bar)를 이용할 수 있다.

달콤커피는 2019년 2월부터 1인석·다인석 등 좌석 대여제를 도입했다. 공부를 하고 싶은 이들은 물론, 회의공간이 필요한 직장인 단체 고객의 편의성을 높이기 위함이다. 고객들은 매장 이용 하루 전 유선으로 이용 가능 여부를 확인한 뒤 1인 1메뉴를 주문하면 공간을 얻을 수 있다.

커피빈은 올해 다양한 시도에 나선다. 브랜드의 상징인 아령 모양의 텀블러를 비롯해 커피 굿즈(기념품) 수를 늘리고 베이커리 명장과 협업해 케이크류 제품도 강화할 계획이다. 카페에서 일하거나 공부하는 ‘카공족’을 위해 와이파이와 콘센트 개수도 늘릴 방침이다. 

할리스커피는 카공족 모시기에 이오 2017년부터는 카밥족을 겨냥한 '할리스 플레이트'를 선보였다. (사진=할리스커피 홈페이지에서 캡처)

카공족 모시기의 선두주자로 꼽히는 할리스커피는 휴게소 등 특수매장을 제외한 약 80% 점포에 카공족 등을 위한 1인 좌석, 분리형 좌석 등을 마련했다.

그런가 하면 2017년부터는 굶주린 카공족을 겨냥한 '할리스 플레이트'를 선보였다. 리조또와 라자냐, 그라탕 등 먹음직스러운 식사 메뉴 등을 선보이며 매출 증대 효과를 톡톡히 맛봤다. 2019년 4월부터는 더욱 간단히 한 끼를 챙길 수 있는 '에그마요 샌드위치'를 4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으로 선보여 '가성비 메뉴'로 주목받기도 했다.

카밥족에게 에그마요 샌드위치가 좋은 반응을 얻자 전반적으로 사이드 메뉴 매출 또한 증가했다. 에그마요 샌드위치가 출시된 4월 이후, 사이드 메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출시 전 대비 약 30%가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할리스커피는 카페가 단순히 식사 후 커피와 디저트를 즐기는 공간을 넘어 식사까지 하는 라이프스타일 공간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을 정확하게 파악해 샌드위치, 플레이트 메뉴 등 다각도의 사이드 메뉴를 선보인 것이 적중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샌드위치와 커피 세트 메뉴를 7~8천원대로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성한 것도 카밥족을 사로잡은 배경으로 분석했다.

실제 할리스커피는 증가하는 카밥족을 겨냥해 지난 3년간 베이커리와 플레이트 메뉴 100여 종을 개발했다. 일반적으로 레스토랑에서 즐기는 메뉴도 판매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할리스커피는 카밥족을 위한 다각도의 사이드 메뉴 개발에 더욱 힘쓴다는 전략이다.

스타벅스 역시 2019년 2월부터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식사 대용 음식 '밀 박스(meal box)'를 선보였다. (사진=스타벅스 코리아 홈페이지에서 캡처)

스타벅스 역시 2019년 2월부터 샌드위치와 샐러드 등으로 구성된 식사 대용 음식 '밀 박스(meal box)'를 선보였다. 그 결과 출시 8개월 만에 누적 200만 개를 달성하기도 했다.

스타벅스가 밀 박스 출시 이후부터 현재까지 소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대부분 식사 시간대에 하루 전체 판매량의 75%가 판매됐다. 오전 7~9시(26%)보다 오전 11시~오후 1시(30%)에 식사 대용으로 밀 박스를 찾는 고객이 많았다. 오후 6~8시(18%)에는 해당 제품으로 하루 식사를 마무리하는 고객도 많았다.

그렇다면 카공족과 카밥족은 가게 매출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 카공족 확대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할리스커피에 따르면 1인좌석을 갖추거나 늘린 매장의 경우 리뉴얼 전과 비교해 매출이 평균 30%, 최대 140%까지 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잔만 시킨 채 자리를 지킨다는 인식은 옛말이라는 뜻이다. 더불어 커피 프랜차이즈 시장이 포화상태에 다다른 상황에서 충성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이점으로 꼽힌다.
 

(데일리팝=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