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줌인] 남양유업의 두 얼굴...하루는 반성, 하루는 경쟁사 비방
[뉴스줌인] 남양유업의 두 얼굴...하루는 반성, 하루는 경쟁사 비방
  • 임은주
  • 승인 2020.05.0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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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사진=뉴시스)
남양유업 홍원식 회장(사진=뉴시스)

남양유업이 5년간 영업이익을 대리점과 공유한다는 비싼 반성문을 제출하고 갑질 사건을 종결 받았다. 하지만 이번엔 홍보대행사를 동원해 경쟁사에 비난 글을 조직적으로 올린 정황이 드러나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을 포함한 7명이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싼 갑질 반성문 "5년간 대리점과 이익 나눈다"

지난 6일 공정위는 남양유업에 대한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관련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고 밝혔다. 동의의결은 사업자가 스스로 제안한 시정방안이 타당한 경우에  당국이 법위반 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사건을 종결하는 제도다.

이번 동의의결은 남양유업이 대리점 수수료를 일방적으로 변경한 행위와 관련, 대리점과의 관계를 개선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제출한 자진 시정방안을 토대로 마련됐다.

앞서 남양유업은 지난 2013년 소비자 불매 운동의 여파로 대리점들의 매출이 감소하자 이를 보전하기 위해 2014년 수수료율을 2.5%p 인상했다가 2016년 대리점과 충분한 협의없이 수수료율을 2%p 인하한 사안이 문제가 됐다.

공정위는 남양유업과 협의를 거쳐 잠정 동의의결안을 지난 1월 마련한 후, 40일간 이해 관계인과 관계 부처 의견을 수렴했다.잠정안에 이견이 없어 지난 4월 말 동의의결안을 최종 확정했다.

이번 동의의결 주요내용은 ▲대리점 단체구성권 보장 ▲중요 거래조건 변경 전 개별 대리점 및 대리점 단체와 협의 의무화 ▲자율적 협력이익공유제 시범 도입 등이다.남양유업은 향후 5년간 이같은 자진 시정방안을 이행하게 된다.

남양유업은 농협 위탁수수료율을 업계 평균 이상으로 유지해 일방적인 수수료 인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만약 업계 평균 수수료율보다 더 낮으면 남양유업은 자신의 수수료율을 업계 평균치 이상으로 조정한다.

남양유업과 대리점은 상생 협약서를 체결한다. 대리점은 대리점단체에 자유롭게 가입·활동할 수 있으며 남양유업은 대리점단체 가입·활동을 이유로 불이익을 가하지 않아야 한다.

남양유업이 중요 조건을 변경하고자 할 경우 개별 대리점과의 사전 서면협의는 물론 대리점 단체와도 사전협의를 거친다. 또 남양유업은 대리점주 장해 발생 시 긴급생계자금 무이자 지원, 자녀 대학 장학금 지급 등의 제도를 신설 또는 확대 운영키로 했다.

공정위는 앞으로 5년간 매년 6월말에 남양유업의 자진시정방안 이행내역을 보고 받고, 동의의결안이 충실히 이행되는지 점검할 계획이다.

경쟁사 비방 "우유서 쇠맛"...경찰 수사 중

남양 유업이 경쟁사 우유 제품을 깍아내리기 위해 홍보대행사를 통해 비난 글을 올린 정황이 확인됐다.이에 경찰은 남양유업 홍원식(70) 회장을 포함해 7명을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

7일 경찰에 따르면 회원수가 대규모인 인터넷 커뮤니티 4곳에 몇 달 동안 게시글을 올린 것으로 파악됐다. 지난해 상반기 이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경쟁사인 매일유업 제품에 대한 비방 글이 올라왔다.

게시물에는 매일유업에서 나온 유기농 우유의 성분이 의심된다, 아이에게 먹인 걸 후회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또 원유 생산 목장과 원전 거리가 가까다는 의혹을 제기했고 또 같은 우유에서 쇠 맛이 난다는 글도 올라왔다.

매일유업은 대리점 주들의 요청과 비슷한 시기에 비난 글이 계속해서 올라오는걸 수상하게 여겨 주요 아이디 4개에 대해 경찰 수사를 의뢰했다.

경찰은 3개월 동안 수사 끝에 단서를 잡아 지난해 7월 남양유업의 홍보대행사(2차례)에 이어 남양유업 본사까지 압수수색 했다. 이 과정에서 아이디 50여개가 비난 게시글을 집중해 올린 사실을 파악했다.

경찰은 남양유업이 홍보대행사에 돈을 준 것도 확인해 이 부분에 대해서 수사를 더 집중할 계획이다. 남양유업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지시하거나 개입한 것이 아닌지 추가 수사 중이다.

이와관련해 남양유업은 해당 홍보대행사에 마케팅 업무를 맡겼지만 비방게시물 작업 지시를 내린적은 없다는 입장이다.

경찰은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남양유업 홍 회장을 비롯해 남양유업 팀장 3명, 홍보대행사 대표와 직원까지 모두 7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한편 이러한 논란에 남양유업의 주가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7일 현재 오후 1시8분 현재 남양유업은 전 거래일보다 0.63%(2000원) 내린 31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