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족설문] 자취 혼족, 똑똑한 집사 자처하는 'AI 스피커' 필요없다?
[혼족설문] 자취 혼족, 똑똑한 집사 자처하는 'AI 스피커' 필요없다?
  • 이지원, 이예리
  • 승인 2020.05.14 1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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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단순히 음악 감상에만 사용됐던 스피커가 최근 인공지능 기술을 만나 '똑똑한 집사'를 자처하고 있다. 아마존과 구글, 애플 등 글로벌 IT 기업을 비롯해 SKT, KT, 네이버, 삼성 등 국내 기업들에서도 이 잇달아 선보인 AI(인공지능) 스피커가 포털검색, 음악 및 영화 재생, 가전기기 온오프 등 통신망에 연결된 가전기기를 제어하는 등 생활밀착 편의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이유다.  이 외에도 AI스피커는 주고받는 대화가 가능해 등장 초기 혼자 집에 있는 시간이 많은 1인가구들 사이에서 AI 스피커를 집에 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혼족 특화 플랫폼 '혼족의제왕'이 3월 17일부터 3일간 2030세대 현재 자취중인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AI 스피커를 구매했음에도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이들이 상당수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혼족의제왕 조사 결과 1인가구는 자취를 위해 AI 스피커를 구매했음에도 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AI 스피커는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와 음성으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스피커로서, 사용자의 음성을 인식해 집안의 일부 전자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기다. 

인공지능 기술이 발전했음에도 소비자들의 삶에 가까이 접근한 제품은 쉽게 찾을 수 없었으나, AI 스피커는 간단한 조작 방법과 저렴한 가격으로 인한 접근성 덕분에 AI 기술을 상품화한 가전제품 중 가장 대중적인 아이템으로 떠올랐다. 

하지만 AI 스피커가 제공하는 기술과 소비자들의 상상한 삶에는 차이가 있었다. 말 한 마디에 가전제품을 컨트롤하는 영화 같은 삶을 꿈꾼 소비자와는 달리, AI 스피커가 제공하는 환경은 지극히 한정적이었던 탓이다. 아직까지 국내 업체는 한국어 기반 서비스에 국한돼 있어 사실상 소비자가 느끼기에 연동되는 서비스가 적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글로벌 IT 업계들은 AI 스피커와 연동가능한 플랫폼을 구축하고 있으나, 국내 플랫폼에는 지원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소비자들의 이상과는 괴리감이 느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음성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는 점도 AI 스피커의 불만족 사유가 됐다. 똑똑한 집사, 똑똑한 친구 등을 장점으로 내세웠음에도 AI 스피커의 음성 인식률은 아직 소비자들이 만족할 수 없는 수준이다. 더불어 쌍방향적인 소통을 원했던 소비자들과는 달리 일방향적 대화만 가능한 AI 스피커 기술의 한계 역시 소비자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주된 불만족 사유였다. 

실제로 이동통신 전문 리서치기관인 컨슈머인사이트의 '제27차 이동통신 기획조사' 결과 AI스피커 사용경험자의 이용만족률은 49%로 다소 낮은 수준이었다. AI 스피커에 대한 불만족 이유는 ▲음성 명령이 잘되지 않는다(50.0%) ▲자연스런 대화가 곤란하다(41.0%) ▲소음을 음성 명령으로 오인한다(36.0%) 등의 순이었다. 

자취를 위해 구입한 아이템 중 필요 없다고 생각한 아이템 상위 5개의 제품 중 AI 스피커가 포함됐다.

인공지능이라는 이름에 걸맞는 편리함을 원했던 1인가구에게도 AI 스피커는 실망으로 돌아왔다. 실제로 혼족의제왕이 남녀 300명에게 '자취를 위해 구입한 아이템 중 필요 없다고 생각한 아이템(1순위)'을 질문한 결과, AI 스피커를 선택한 응답자는 전체  소비자들이 필요 없다고 느낀 전체 아이템 순위 중 4위에 달하는 수치였다.

소비자들에 따르면 ▲실내 슬리퍼(12.0%) ▲스탠드 조명(10.3%) ▲토스트기(9.3%) ▲AI 스피커(9.0%) ▲스팀다리미(6.7%) 등의 순으로 필요 없는 아이템을 꼽고 있었다. 

특히 주목할 점은 1순위에서 AI 스피커를 선택한 응답자들이 2순위(8.3%), 3순위(10.0%)에서도 응답률이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국내외 IT 기업들에서는 이같은 문제점을 인지하고 AI 스피커와 연동 가능한 플랫폼 확대와 음성 인식률을 강화하고 있으며, 신축 아파트 등의 기본옵션에 IoT 플랫폼 연동을 통한 홈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는 등 다양한 변신을 꾀하고 있는만큼 AI 스피커 시장이 다시 한 번 활기를 띨 수 있을지에 대한 귀추가 주목된다.


(데일리팝=이지원, 이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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