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P 인터뷰] 에린남 "무조건 버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유튜버 에린남,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된 사연
[POP 인터뷰] 에린남 "무조건 버리지 않아도 괜찮아요" 유튜버 에린남,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된 사연
  • 이지원
  • 승인 2020.06.18 10: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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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의 저자, 에린남 인터뷰
(사진=상상출판사)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사진=상상출판사)

혼족 특화 플랫폼 '혼족의제왕'이 3월 17일부터 3일간 2030세대 남녀 3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 결과, 현재 살고 있는 주거형태를 묻는 질문에 가장 많은 답변을 받은 것은 '원룸'이었다. 원룸에 거주하고 있는 1인가구는 전체 중 48%로, 절반 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1인가구가 다수 거주하고 있는 원룸의 경우 공간이 부족하다는 단점 또한 존재한다. 이에 따라 최근 1인가구 사이에서는 '미니멀리즘'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로 자리잡고 있는 추세다. 미니멀리즘이란 '최소한의, 최소의'라는 뜻을 가진 영어 단어 '미니멀(minimal)'과 주의라는 뜻의 '이즘(ism)'을 결합한 용어다. 본래 예술 분야에서 사용됐던 해당 용어는 물건들을 최소한으로 구입하고, 가구·가전·인테리어 소품 또한 소형화된 것을 선호하는 등 생활방식 중 하나로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 

어려워만 보이는 미니멀리즘이지만, 복잡한 이유 없이 단순하게 '집안일이 하기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게 된 이가 있다. 에세이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의 저자인 유튜버 에린남은 평소 '사고 싶은 것은 꼭 사는' 맥시멀리스트였다. 문득 집안일을 하지 않을 방법을 고민하던 끝에 미니멀 라이프를 도전하게 됐다. 

데일리팝은 저자인 에린남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맥시멀리스트의 길을 걷던 저자가 미니멀리스트의 삶을 살게 된 이후 변화한 점은 무엇일까.

구독자 3만 명 이상의 미니멀리스트 유튜버, 에린남 (사진=유튜브 에린남 erinnam 채널에서 캡처)

Q. 간략하게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유튜브 채널 '에린남 erinnam'을 운영 중인 라이프 스타일 유튜버이자, 최근 출간된 미니멀 라이프 에세이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를 쓰고 그린 에린남입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고, 동영상 촬영도 하고, 집안일 하면서 살고 있어요.

Q. 최근에는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 책 소개 좀 해주세요.

책 '집안일이 귀찮아서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했다'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한 직후부터, 약 1년 여간의 미니멀 라이프 여정을 쓰고 그린 에세이입니다. 어떤 마음으로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했는지, 미니멀 라이프를 통해 얻은 것들이 무엇인지를 솔직하게 담았어요.

책이 출간되자 주변 분들이 저보다 더 기뻐하세요. 제가 그동안 하는 것에 비해 뚜렷한 성과를 보여드렸던 것이 없어서 안타깝게 생각하셨던 분들이 많은 것 같아요. 어떻게 보면 책을 낸다는 게 특히 어른들께는 대단한 성과잖아요. 모두 자기 일처럼 좋아하시고, 홍보도 적극적으로 해 주세요. 아마 이 기사가 올라오면 또 기뻐하시지 않을까 합니다. 인터넷에 기사가 떴다고 대단하다고 하시면서요.

Q. 미니멀리즘에 도전하신 지도 이제 2년차가 되어가고 있으신데요. 시작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달라진 것, 또는 행복한 변화가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물건에 집착하지 않게 된다는 것과, 소비에 목매지 않는다는 것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전에는 사고 싶은 물건이 넘쳤고, 사지 못하면 내 인생을 탓하거나 우울감에 휩싸이고, 나보다 많이 가진 사람들과 비교를 하면서 저 스스로를 괴롭혔거든요. 소비를 하면서 아주 짧은 행복을 느끼다가도 매일 돈이 없다면서 신세를 한탄하기도 하고요. 

지금은 정말 필요한 물건만 사고 있고, 아주 작은 것 하나라도 살 때면 굉장히 오래 고민해요. 버려질 때를 생각하고, 정말 나에게 필요한 물건인지 여러 번 생각하고 구입하는 사람이 됐어요. 물건과 소비에 집착하지 않게 되다 보니 지금의 나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진정한 저를 마주하게 됐고, 그제서야 저에 대해서 알아가게 됐던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일상이 정말 편안해졌어요.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자주 들고요.

(사진=유튜브 에린남 erinnam 채널의 '집안일이 수월해지는 나만의 방법' 영상에서 캡처)

Q. 미니멀리즘의 시작이 '무작정 버리는 것'이라 생각하며 미니멀 라이프 도전을 주저하는 분들도 많을 것 같은데요. 이런 분들을 위해 조언해 주실 점이 있으신가요?

저도 처음에는 아무것도 없는 집을 꿈꿨어요. 그러기 위해서는 무조건 가지고 있는 물건을 버리는 것이 좋은 해답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무작정 물건을 버리면 결국 또 새로운 물건을 사야 하는 순간을 맞이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요. 기준이 없기 때문이죠. 

저는 미니멀 라이프의 궁극적인 목적이 '자신에게 필요하지 않은 물건과 짐을 비워내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저도 항상 필요성에 기준을 두고 물건을 비웠어요. 예를 들면, 아무리 예쁜 옷이라도 나에게 어울리지 않거나 손이 가지 않는다면 옷장에서 비워야 하고, 아무리 멋진 물건이라도 내 생활이나 일상에 필요하지 않다면 비웠어요. 

물론 처음 미니멀 라이프를 접하는 분들은 기준을 만들기 어려울 수 있어요. 그렇다면 필요성에 기준을 두고 자신의 생활과, 자신에게 과연 필요한 물건인지 생각하면서 하루 한두 개의 물건을 비우는 것부터 시작해 보시면 어떨까요. 그러면서 자신에게 맞는 미니멀 라이프와 자신만의 기준을 만들어가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미니멀 라이프도 정답은 없으니까요.

Q. 미니멀리스트로 살아가는 지금, 물건을 구매하실 때 가장 고려하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 물건에 대한 소유욕을 버릴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생필품은 자주 쓰고 금방 버리게 돼서 버려졌을 때를 생각하며 환경에 그나마 덜 피해가 가는 친환경 제품들을 구입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플라스틱 칫솔을 사용하는 대신 대나무 칫솔을 사용하는 것처럼요. 생활 속에 사용되는 모든 물건을 바꾸기는 어렵지만, 바꿀 수 있는 것은 바꿔 사용합니다. 

가전 제품이나 전자 제품은 값이 더 나가더라도 오래 사용할 수 있는 것을 선택해요. 수리나 관리 서비스가 잘 되어있는 기업의 물건을 사게 돼요. 전자 제품의 디자인이 질려서 바꾸는 일은 거의 없어서 고장 나지 않는 이상은 끝까지 함께하려고 해요. 그래서인지 되도록이면 오래 쓸 수 있는 물건을 선택합니다. 

책에도 나오는 이야기인데, 만약 갖고 싶은 물건이 생기면 몇날 며칠 그 물건을 찾아봤어요. 예전에는 무조건 사고 봤겠지만 사지 않고 계속 찾아봐요. 리뷰도 찾아보고, 구매자들이 활용하는 사진도 보고요. 그러다 보면 어느새 질려있더라고요. 소유욕과 구매욕이 싹 사라져요. 단점은 시간이 아깝다는 거죠. 그래도 어차피 쓰지도 않을 물건을 사고 소유하는 것보다 저에게는 더 나은 선택지랍니다. 지금은 그마저도 안 해요. 시간도 아깝고, 그저 소유만 할 물건들을 사지 않는 사람이 됐거든요!

(사진=유튜브 에린남 erinnam 채널의 '좋은 집은 아니지만, 좋아하는 집에 살고 있습니다' 영상에서 캡처)

Q. 원룸에서 살아가는 자취생들은 최소한의 요소만으로 인테리어를 하는 것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는데요. 자취생 미니멀리스트를 위한 인테리어 팁이 있다면 말씀해 주세요.

제가 인테리어 전문가는 아니지만, 조심스럽게 추천을 해 보자면 인테리어 톤을 맞추는 게 좋은 인테리어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톤을 맞추는 것도 사실은 쉽지 않거든요. 요즘 인기 있는 우드나 라탄도 물건마다 미묘하게 분위기나 색이 달라서 잘못 매치하면 이상하게 안 어울리는 경우도 생길 거예요. 그래서 저는 화이트 인테리어를 추천합니다! 화이트 인테리어에 가장 좋은 점은 질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작은 방안에 한눈에 들어왔을 때도 깔끔하고, 화이트 가구나 전자제품도 많이 판매하고 있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고요.

하지만 화이트 인테리어만으로는 심심하고 지루할 수가 있으니, 취향에 따라 포인트를 주는 것도 추천해요. 좋아하는 사진이나 포스터를 벽에 하나 정도 붙여 준다거나, 화병에 꽃을 담아두거나, 상대적으로 키우기 쉬운 식물 하나를 키우거나요. 또 이불이나 베개에 컬러 포인트를 줘도 좋을 것 같아요.

Q. '현재 맥시멀리스트로 살아가고 있는 자취생'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많은 물건을 가지고 사는 '맥시멀리스트'의 삶이 좋지 않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사람들에게 무조건 최소한의 물건만 가지고 살라고 말할 자격도 당연히 없어요. 사실 저는 자신만의 취향으로 채운 물건과 그 물건이 가득한 집을 잘 관리하며 살아가는 분들이 존경스러운 사람이에요. 저는 그러지 못해서 물건을 비우게 된 사람이었거든요. 관리가 안 되는 물건 때문에 일상이 버겁게 느껴져서 이대로는 안되겠다 싶었죠. 물건을 줄이는 게 유일한 해결책이었기 때문에, 미니멀리스트가 된 것이랍니다.

다만 많은 물건을 가지고 있지만 그 물건들을 관리하지 못해서 스트레스를 받는 분이나, 서툰 집안일에 지쳐 작은 자취방 안에서 제대로 된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분, 그래서 자꾸만 집 밖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난 분들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이 있어요.

물건이 비워진 자리에는 곧 편안한 일상을 보낼 수 있는 여유가 생길 거예요. 우리의 일상에 도움을 주는 고마운 물건이지만, 그 물건들이 나를 되려 피곤하게 한다면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봐야 하지 않을까요? 만약에 물건 비우기를 시작하고 싶다면 오늘 당장 현관에 늘어져있는 신발들을 신발장에 넣고, 현관을 깨끗하게 청소해 보세요. 그 작은 공간이 깨끗해지는 것 만으로도 하루의 시작과 끝이 조금은 개운해질 거예요.


(데일리팝=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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