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보톡스 '메디톡신' 퇴출...식약처, 서류조작 '무관용' 철퇴
국내 1호 보톡스 '메디톡신' 퇴출...식약처, 서류조작 '무관용' 철퇴
  • 임은주
  • 승인 2020.06.18 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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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톡스 보톡스 제품.(사진=뉴시스)
메디톡스 보톡스 제품.(사진=뉴시스)

미간주름 개선 등 성형 시술에 사용되는 메디톡스의 보툴리눔 톡신 제제 '메디톡신'이 시장에서 퇴출당했다. 2006년  국내 자체 개발 제품으로 처음 허가받은 지 14년 만이다.

18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디톡스가 생산하는 메디톡신주 등 3개 품목에 대해 오는 25일자로 허가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품목허가 취소 대상은 메디톡신주, 메디톡신주50단위, 메디톡신주150단위 등이다.

식약처는 지난 4월17일부터 이들 품목의 잠정 제조·판매·사용을 중지하고 품목허가 취소 등 행정처분 절차를 진행해 왔다.  '보톡스'로도 불리는 보툴리눔 톡신 제제는 미간주름 개선 등 미용성형 시술에 사용하는 의약품이다.

식약처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메디톡신주 등을 생산하면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허가 내용과 다른 원액을 사용했음에도 마치 허가된 원액으로 생산한 것처럼 서류를 조작했다.

또 원액 및 제품의 역가시험 결과가 기준을 벗어나는 경우 적합한 것으로 허위기재했다. 조작된 자료를 식약처에 제출해 국가출하승인을 받고 관련 의약품을 시중에 판매했다.

이와 관련, 검찰에서도 메디톡스가 무허가 원액을 사용한 제품 생산, 원액 및 역가 정보를 조작해 국가출하승인 취득하는 등의 혐의가 있다고 보고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및 약사법 위반으로 기소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처는 메디톡스가 제조·품질 관리 서류를 허위로 조작해 약사법을 위반했다고 판단해 메디톡신 3개 품목은 허가 취소, 또 다른 보툴리눔 톡신 제품인 '이노톡스'는 제조업무정지 3개월에 갈음하는 과징금 1억7460만원을 처분했다. 또 허가 취소된 메디톡신 3개 품목도 회수·폐기토록 명령했다.

다만 약처는 중앙약사심의 위원회 자문결과 품목허가를 취소한 3개 제품의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대한 국내외 임상논문, 일정 기간 효과를 나타낸 후 체내에서 분해되는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식약처, 서류 조작 행위 '무관용 원칙'... 엄중 처벌

(사진=식약처)
(사진=식약처)

식약처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관리당국을 기만하는 서류 조작 행위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근본적으로 국내 제약산업 전반에 심각한 손상과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관리체계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강화한다.

제조·품질관리 서류에 허위 기재, 데이터 조작이 없도록 데이터 신뢰성을 강화한다. 데이터 작성부터 수정, 삭제, 추가 등 변경 이력을 추적할 수 있는 관리지침을 마련해 시험 결과뿐만 아니라 시험 과정 전반에 걸쳐 데이터를 관리한다.

특히 허위, 조작가능성이 높은 시험항목을 집중 관리한다. 현장점검 등에서 의약품 제조·수입업체가 이러한 관리지침을 지키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 데이터 조작을 시도한 행위로 간주하고 엄중하게 처벌할 계획이다.

더불어 국가출하승인 제도 운영에서의 미비한 점도 개선한다. 이번 사건이 위해도가 낮은 의약품의 국가출하승인시 별도의 국가검정 없이 서류검토만으로 승인해주는 점을 악용한 조작으로 식약처는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위해도가 가장 낮은 의약품이라도 무작위로 제조번호를 선정해 국가검정시험을 실시해 서류 조작 시도를 차단할 계획이다.

서류 조작에 대한 처벌도 강화한다. 적발 업체는 허가·승인 신청 제한기간이 기존 1년에서 5년으로 확대되고, 징벌적 과징금 기준도 상향된다. 서류를 조작해 국가출하승인을 신청했을 때 허가를 취소토록 하는 등의 약사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다.

(사진=식약처)
(사진=식약처)

단 품목허가를 취소한 3개 제품의 안전성 우려는 크지 않은 것으로 결론 내렸다.

보툴리눔 톡신 제제에 대한 국내외 임상논문, 일정 기간 효과를 나타낸 후 체내에서 분해되는 특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중앙약사심의위원회 자문에 따른 것이다.

메디톡스, 핵심 제품 퇴출로 '주가 폭락'

메디톡신은 국내 보툴리눔 톡신 시장 점유율 1위를 지켜온 제품이다. 지난해 868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메디톡스 전체 매출(2059억원)의 42.1%를 차지하는 주력 제품이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던 핵심 제품의 퇴출로 회사가 입을 타격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다만, 메디톡신 200단위는 허가취소 대상이 아니므로 계속 판매된다.

식약처의 메데톡신 3개 제품 품목허가 취소 소식에 메디톡스 주가 급락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후 1시 22분 기준 메디톡스 주가는 전날보다 19.33% 떨어진 12만1000원을 기록 중이다.

(데일리팝=임은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