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홀로여행]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하는 블라디보스톡 혼자 여행기
[나홀로여행] 생생한 경험담과 함께 하는 블라디보스톡 혼자 여행기
  • 서윤주
  • 승인 2020.11.20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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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밥, 혼영, 혼술. 여러분은 어디까지 해보셨나요? 예전에는 혼자서 밥을 먹으면 이상하다고 보는 시선도 있곤 했는데 이제는 일상화가 되어버렸죠.

특히 여행의 경우엔 더 그런 경향이 있는데요. 현재는 자유롭게 하지 못하는 여행. 그 중에서 오늘은 ‘혼행’, 즉 혼자 여행을 했던 저의 경험을 알려드리려 합니다.

 

여행 일지에 앞서, 갑분 mbti

먼저, 요즘 유행하는 mbti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여러분들의 mbti는 무엇인가요?

저는 고든 램지와 스티브 잡스와 같은 ENTJ인데요.

고든 램지와 스티브 잡스를 떠올리면 두 분 모두 각 분야에서 인정받은 대단한 인물들이죠. 물론 제가 이분들과 같은 업적을 쌓은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도 반박하지 못할 공통점이 있었으니, 계획에 대한 강박관념을 갖고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저의 경우엔 계획을 세우고 하나하나 이루어 나가는 것에 성취감을 갖는 경향이 크고, 계획을 세우지 않는 하루를 보낸다면 그 하루를 망치기 십상이라 자칫 잘못하면 무기력감이 오기 때문이에요.

 

여하튼 그런 제가 혼자 여행을 가는 거라면? 당연히 계획을 열심히 세웠겠죠.

기본적인 항공권, 숙소, 환전부터 그 곳에 가서 무엇을 할지, 무엇을 먹을지, 치안은 괜찮은지, 사람들의 후기는 어떤지. 만족스러운 여행을 위해서라면 너무나도 당연한 과정이었어요.

그렇게 결정된 곳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이었어요. 많은 한국인들이 여행하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죠. 저는 이걸 사전조사를 하다가 알게 되었답니다.

왜 이곳을 선택하게 되었느냐 하면 가장 저렴했기 때문이에요.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저렴한 데에는 이유가 있더라고요. 비 성수기였기 때문이었어요.

그 때 항공권 어플에 나온 곳이 일본의 후쿠오카와 러시아의 블라디보스톡이었어요. 고민을 많이 했죠.

일본을 간다면 도쿄나 오사카 같은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을 가보고 싶었고, 러시아는 괜히 인종차별(간혹 스킨헤드와 같은 무리)과 인터넷에 나오는 강인한 이미지 때문에 혼자 가서 안전할까? 하는 생각이 컸던 것 같아요.

그렇게 고민을 하다가 ‘여자, 혼자, 블라디보스톡’ 이런 키워드를 가진 블로그와 유튜브 후기를 보고 자신감을 얻었어요.

제 첫 혼자가는 여행지로 블라디보스톡을 가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물가가 저렴하다는 말에 현실에서 하지 못하는 돈 펑펑쓰기를 하고 싶었던 것 같지만요.

 

영하 30도의 나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우선 가장 중요한 건 항공권과 어디서 묵을지 였어요.

현재는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가 있지만 당시에는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한 곳들로 다 정했던 것 같아요.

비성수기라서 항공권도 약 15-17만원 정도에 구입 했었고, 숙소는 혼자 가는 여행인 만큼 다른 외국인 친구들을 사귀고 싶은 마음에 게스트하우스를 골랐답니다.

6인 여성 전용 도미토리가 있는 ‘타이거 호스텔’에서 묵었는데요.

가장 어렵다는 저렴하면서도 청결하고 사람들의 후기까지 좋아서 바로 결제했었어요. 무려 1박에 1만원도 안했답니다.

남녀 모두 수용하긴 하지만 방은 따로 있었고, 취사도 가능하고, 사진에서 보이는 크고 귀여운 강아지까지 있어 정말 만족스러운 숙소였어요.

유일하지만 큰 단점으로는 위치가 오르막길에 있다는 것 정도에요.

위치는 시내에서 가까워서 갈만 하지만 사실 이것 때문에 선뜻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저는 나중에 또 블라디보스톡을 가게 된다면 한 번 더 묵을 의향이 있는 곳이었어요.

 

2월의 블라디보스톡은 정말 춥다고 하는 말을 많이 들었답니다.

그래도 이미 항공권까지 끊었으니! 제일 먼저 준비한 것은 히트텍과 핫팩이었어요.

양 주머니에 넣고 다닐 핫팩과 배와 등, 허벅지에 붙일 핫팩까지 날짜 별로 열 개 넘게 준비해 갔답니다.

입을 옷과 잠옷도 바리바리 싸갔는데 결국 예쁜 옷은 포기하고 두툼하게 입고 다녔던 기억이 날 정도로 정말 추운 날씨였어요.

원래 모자도 잘 쓰지 않는 사람인데 겨울에 러시아 사람들은 거의 모두 귀를 다 덮을 정도로 모자를 쓰고 다니더라고요.

그래서 저도 일부러 털모자를 하나 사 챙겨가서 잘 쓰고 다녔어요. 패션이 아닌 생존으로 쓴다는 느낌이랄까요?

아침에 일어나 날씨를 확인했을 때 체감온도가 아닌 실제 온도가 영하 30도라니. 정말 내가 러시아에 왔구나 하면서 신기해 했었답니다.

 

루스키섬, 마린스키극장 그리고 KOMETA스키장

저는 여행을 힐링하러 가는 곳이기도 하지만 뽕(?)을 뽑고 오겠다는 생각으로 가는 성향이 더 큰 것 같아요.

예전에 한 TV프로그램에서 샘 해밍턴이 본인은 여행을 가기 전 새 신발을 사고 여행을 돌아오면서 버릴 정도로 정말 열심히 돌아다니면서 즐기고 온다는 말이 인상 깊더라고요.

특히나 한국인들은 유럽 여행을 가서도 프랑스 3일, 이탈리아 4일 이런 식으로 딱딱 정해서 다시는 오지 못할 곳이라는 생각에 빨리빨리 다 보고 오는 것 같아요.

저도 그런 성향이 없지 않아 있지만, 블라디보스톡은 사실 2박 3일이면 다 둘러볼 정도로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이 곳을 3박 4일이라는 시간 동안 ‘의미 있게 샅샅이 볼 거 다 보고 오겠다’라는 마음으로 계획을 세운 것 같아요.

또 그러면서 사람들이 가지 않았던, 잘 모르는 곳들도 가보고 와야지! 하는 마음도 있었답니다.

블라디보스톡에는 정말 한국인들이 많았어요. 물론 길가다 둘 중 한 명은 한국인일 정도는 아니지만 저한테 근처 백화점은 어떻게 가냐고 묻는 한국인분들이 있을 정도로 은근히 많더라고요.

그리고 작은 도시이기 때문에 웬만하면 가는 곳들도 다 비슷한 경향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부러 사람들이 가지 않을만한 곳들을 찾아봤는데요. 물론 이 곳들도 한국인이 없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여기까지 갔다면 정말 재미있게 보내고 왔다 하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 루스키섬 트래킹 투어

루스키섬은 블라디보스톡에서 그렇게 멀지 않은 섬이에요. 배를 타고 들어가는 곳은 아니고 블라디보스톡 근처에 위치해 있어 주로 투어를 이용해 버스를 타고 가서 약 한 시간 정도 걷는 코스가 많답니다.

정말 여행 중 가장 추웠지 않았나 싶어요. 그날이 유독 추운 것이 아니라 아무래도 섬이라서 더 추웠어서 가이드님께서도 출발 전부터 입을 수 있는 건 다 입고 잠그고 하라고 하더라구요.

가는 길에 보이는 대학교도 설명을 해주시고, 많이들 사가는 관광상품을 싸게 살 수 있는 곳들도 알려주셔서 혼자 여행하는 저한테는 정말 유용하고 좋았어요.

처음 집결지에서 저와 같이 혼자 온 여학생을 봤어서 말을 걸어 투어를 하는 동안 같이 다녔답니다.

그 친구는 유럽에서 교환학생을 하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친구들과 이 곳에서 만나기로 하였고 하루 정도 일찍 와서 투어를 신청한 거라고 하더라고요.

서로 사진도 찍어주고 이후에 그 친구들과도 같이 해산물 레스토랑에서 저녁도 먹었었는데 그 사진들이 없어서 굉장히 아쉽네요.

 

2. 마린스키극장 연해주관

러시아하면 발레, 발레하면 러시아라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예술의 예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왕 간거 이런 공연을 보면 좋겠다 싶었는데 마침 근처에 ‘마린스키극장’이 있다는 걸 알게 됐어요.

역사책에서 많이 듣던 ‘연해주관’이라고 하니 좀 더 신기하고 친숙한 느낌이 들었답니다. 공연을 하는 날도 있고 아닌 날도 있고, 또 어느 날은 발레, 어느 날은 오페라 등등 다양한 예술공연을 하는 곳이었어요.

저는 제 일정에 맞춰서 오페라를 선택했는데 공연은 사실 좀 이해가 안 갔지만.. 좋은 경험이었어요. 아무래도 배우들이알 수 없는 언어로 대사를 말하고, 옆 스크린에 영어와 러시아어로 번역을 해주는데 두 개를 왔다 갔다 하면서 보기에 집중하기가 어렵더라고요.

이런 예술 공연에 진심인 러시아답게 들어가는 곳에서부터 공항에서 볼 법한 보안검사대부터 가방 검사 그리고 외투를 맡기는 전용 공간까지 따로 다 있었어요.

공연이 시작되기 전 옆자리에 앉은 여자 분하고 서로 사진을 찍어줬던 기억이 나요. 그 분도 한국인이었고 서로 말이 잘 통해서 같이 택시를 타고 다시 시내로 넘어왔었는데 그 때 봤던 밤하늘이 정말 예뻤답니다.

 

3. KOMETA 스키장

사실 위 두 곳은 많은 한국인들이 가봤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하지만 이 곳만큼은 정말 10중 8은 잘 모르지 않을까 싶습니다.

스키장을 가야지! 하고 찾은 곳은 아니고 이 곳도 인터넷 서핑을 하다가 찾은 곳인데요.

그런데 정말 제가 생각지도 못한 부분은 제가 스키를 마지막으로 타 본 게 초등학생인가 중학생 때라는 거에요.

그 때의 저는 초급 코스를 잘 타는 정도의 수준이었고, 그 때의 기억을 살려서 가보자고 생각한 곳이랍니다.

블라디보스톡에서는 택시를 타고 약 한 시간 정도 걸리는 곳에 위치해 있었는데, 흥정을 잘 해야 했어요.

하지만 너무 추운 날씨에 한시라도 빨리 실내로 들어가고 싶은 마음이 커서 무조건 오케이 했는데 너무 바보 같았죠. 갈 때는 1000루블, 올 때는 약 300루블을 지불했었어요. 여러분들은 꼭 흥정을 잘 하시길 바래요.

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스키장 아니겠어요?

그런데 저는 또 한 번 더 러시아의 위엄에 놀랐습니다. 코스가 2-3가지 있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초급, 고급, 최상급 이라고 표현해야 할 정도로 차이가 심하더라고요.

그래도 스키 타본 적 있다고 바로 고급 코스로 직행을 했는데, 또 한 번 더 문제가 있었어요. 바로 리프트였습니다.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리프트와 전혀 달랐는데 우리나라의 경우엔 탈 때, 내릴 때 안전 요원도 있고 탈 때 타고 내릴 때 내리는 시스템 이잖아요?

하지만 이 곳의 경우엔 안전바가 없고 딱 앉을 수 있는 걸이만 있는 구조였어요.

당연히 안전요원은 없었고 알아서 앉아서 위에 있는 걸이를 잡고 가는 시스템이었어요.

그런데 이 시스템에도 나름 장점이 있었어요. 바로 안전바가 없으니 알아서 중간에 내려서 원하는 높이에서 탈 수 있다는 건데요. 고급 코스의 정상이 너무 높아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저는 처음 리프트를 탈 때 한 러시아 아저씨의 도움을 받을 수 있었고 중간에 내리는 시스템도 알아듣지 못할 설명을 해주시는 그 분에 의해 거의 반 타의적으로 중간에 내려졌답니다.

지금 생각하면 정말 다행이지만요.

 

블라디보스톡, 추천해요? 추천합니다!

누군가는 너무 가깝고, 춥고, 볼 거리도 별로 없다고 하더라고요. 하지만 저는 처음으로 혼자 하는 여행지여서 그런지 많은 추억이 담긴 곳이었어요.

숙소에서 만났던 한국인 동갑 친구와는 아직까지고 인연을 이어가고 있고, 걱정했던 인종차별도 받지 않아서 그런지 정말 즐거웠어요.

다만 말씀 드렸다시피 날씨가 너무 추워서 움직이는데 제한이 많았던 것 또한 사실이에요. 제가 계획한 곳들 중 일부러 가지 못한 곳들이 있을 정도였으니까요.

블라디보스톡은 여름이 성수기더라고요. 바닷가가 인근에 있어서 그런지 우리나라의 찌는 듯한 더위와 대비되게 시원한 날씨 때문에 많이 찾는다고 해요.

그래서 사실 저도 여름에 한 번 더 와야지 했는데 현재 코로나19  때문에 사정이 안 좋다 보니 가는 건 나중으로 미뤄져서 많이 아쉽습니다.

중요한 음식 이야기를 안했네요. 아무래도 이건 후기가 많이 나와 있어서 일부러 이야기를 하지 않았는데 전체적으로 다 만족스러웠어요!

해산물도 괜찮았고, 러시아식 만두, 고기, 에끌레어 등등 정말 다 좋았어요.

 

혼자서 하는 여행을 꿈꾸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가 보셨으면 해요.

그만큼 제약이 없는 곳이랄 까요? 러시아어를 사용해서 의사소통이 살짝 어려울 수도 있지만 우리는 휴대폰이 있잖아요?

그리고 아무래도 한국인들이 많이 방문하는 곳이어서 그런지 영어를 하시는 분들도 은근히 있었어요.

특히 작은 도시여서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고 물가도 저렴하기 때문에 마음껏 흥청망청 써도 죄책감이 없었어요.

지금은 제약이 있어 어렵겠지만 이후에 기회가 된다면 다음 여행지로 블라디보스톡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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