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시민들 "런던 올림픽이 청량제"
광주 시민들 "런던 올림픽이 청량제"
  • 김윤희 기자
  • 승인 2012.08.07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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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에는 폭염에 지치고 밤에는 열대야로 잠못 이루며 고통의 나날을 보내고 있는 시민들에게 런던 올림픽이 큰 위안이 되고 있다.

▲ 지난 2일 밤 기보배 선수가 여자 양궁 개인 결승전에서 우승을 확정하자 광주시청 광장에서 응원전을 펼친 기 선수의 부모와 강운태 광주시장 등이 환호하고 있다. ⓒ뉴스1

특히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런던에서 날아온 지역 출신 선수들의 연이은 메달 소식에 "더위를 싹 가시게 하는 '청량제'"라며 뛸듯이 기뻐하고 있다.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광주시청 소속 기보배 선수가 양궁 단체전과 개인전에서 2관왕에 오른데 이어 광주체고 출신의 양학선이 한국체조 사상 최초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같은 광주체고 출신 김종현이 사격에서 은메달을 추가하는 등 연일 낭보가 날아들고 있다.

지역민들은 이 같은 선수들의 메달 소식이 지친 심신을 달래주는 데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자영업을 하는 김모씨(45)씨는 "요즘 같은 날씨에 올림픽이 열리지 않았으면 밤새 더위에 뒤척이다 지쳐 쓰려졌을 것"이라며 "낮에는 재방송을 통해 우리나라 선수들의 경기를 다시보는 재미에 잠시나마 더위를 잊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박용균(42·광주 광산구 월계동)씨는 "출근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저녁에 잠자리에 들어도 무더위 때문에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며 "올림픽이 열리지 않았으면 밤새 수십번은 깨다 잠들다를 반복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광주시청 한 공무원도 "저녁에 몇번씩 목욕을 해도 쉽게 잠을 이룰 수 없는 무더위가 이처럼 장기간 이어지는 것은 처음인 것 같다"며 "올림픽 폐막 전까지 폭염과 열대야가 사라져야 할텐데 걱정이다"고 말했다.

한편, 광주기상청에 따르면 7월 광주지역 폭염 일수는 9일로 최근 10년동안 광주·전남지역 평균 폭염일수 1.9일 보다 7.1일 많았다. 런던 올림픽이 개막 될 무렵 시작된 열대야도 6일까지 12일째 이어지며 찜통더위에 '잠 못드는 밤'이 계속되고 있다.

5일 광주지역 낮 최고 기온은 1939년 기상 관측 이래 4번째로 높은 37.7도를 기록할 정도였다. 이날 광주 광산구는 역대 최고인 39.5도까지 수은주가 올라가 시민들을 기진맥진하게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