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전성시대] 중금리 시장 노리는 '1.5 금융권' 온투업 스타트업들
[핀테크 전성시대] 중금리 시장 노리는 '1.5 금융권' 온투업 스타트업들
  • 정단비
  • 승인 2021.11.11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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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마이데이터 사업을 비롯해 서울시가 서울을 글로벌 금융 허브로 도약시키기 위한 미래 청사진을 그리는 등 핀테크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서울핀테크랩은 전통 금융사뿐 아니라 금감원과 국회 등 정부 기관이 모여 있는 여의도에 위치해 있어 핀테크 산업의 핵심 인프라로 조명받고 있다. 현재까지 8퍼센트, 한국어음중개, 모우다 등 약 90여개의 유망 핀테크 스타트업들이 혁신 비즈니스 모델을 기반으로 핀테크랩 입주사로 선정된 바 있다.

P2P(개인 간 거래) 금융업체가 온투업체(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자)로 공식 출범하면서 제도권 내로 들어온 것도 성장의 요인이다. 금융위원회에 등록한 온투업 업체는 32개사로 온투업에 등록하기 위해서는 자기자본이 최소 5억 원 이상이어야 하며, 내부통제장치와 이용자보호, 전산·통신·보안설비 구비 등 여러 조건을 갖춰야 한다.

P2P 금융은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해 개인투자자와 대출자를 연결해주는 형태의 금융업인데, 금융권보다는 높지만 2금융권이나 대부업·사채보다는 낮아 '1.5 금융권'으로 불린다.

대체로 인터넷전문은행 수준의 중금리 대출이 목표로 하고 있어 현재 1금융권의 대출이 막힌 사람들이 눈을 돌리고 있다.

이에 온투업을 통한 중금리 대출 시장의 활성화가 본격적으로 추진되면서 온투업 기업들의 사세는 날로 커지고 있다.

핀테크 업체와 보험 업계가 온라인 시장에서 맞붙었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중신용자를 위한 금융을 표방하는 피플펀드는 최근 서울 강남역 인근의 더 에셋 빌딩으로 회사를 이전했다. 신규 사무실은 빌딩의 15층과 16층, 두 개의 층으로 이뤄져 있으며 오는 2022년 100명 안팎의 추가 인재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

피플펀드는 새로운 환경에서 온투금융사로서의 역량을 강화하고, 최적의 1.5 금융서비스 경험을 제공하는 데 매진한다는 방침이다.

또 다른 온투업 기업인 8퍼센트는 지난 2년간 서울시가 운영하는 핀테크랩으로부터 업무공간을 지원받았지만 인력 확충을 위해 이전을 결정했다.

8퍼센트는 미국 실리콘밸리 투자사 BRV캐피탈매니지먼트 등으로부터 453억원의 자금을 유치했다. 회사는 이번 투자금을 활용해 기성 금융기관들과 제휴를 확장하고, 중금리 대출과 대체 투자 서비스를 더욱 고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또 고금리를 중금리로 전환하는 대환대출 상품을 집중 공급하는 동시에 디지털 플랫폼 기반 공유경제 확산으로 등장한 플랫폼 노동자 '긱 워커(Gig worker)'에 특화된 금융 서비스 공급을 확장할 예정이다.

'윙크스톤'을 운영 중인 윙크스톤파트너스는 최근 서울핀테크랩에 입주하면서 내년 상반기까지 50여명의 인력을 확충하는 대대적인 인재채용에 나섰다.

금융 사각지대에 주목해 그동안 혜택을 누리지 못한 금융 소외계층을 위한 중금리 대출상품 개발에 집중해온 윙크스톤파트너스는 자체 구축한 신용평가모델을 기반으로 신용이력이 부족해 신파일러로 분류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는데 힘써왔다고 설명했다.

여의도 포스트타워로 본사 이전 이후 온투업 등록을 성공적으로 마친 렌딧 역시 지난 7월 H&Q 코리아로부터 504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회사는 투자금을 바탕으로 신용평가모형 및 비대면 금융 플랫폼을 고도화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직군의 인재채용에 적극 나서며 내년 말까지 현재 약 40%인 개발 직군의 비중을 60%로 늘리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렌딧은 위드 코로나 시대를 맞아 업무방식에 메타버스 플랫폼을 도입해 흥미로운 업무 환경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미국 스타트업 게더가 개발한 메타버스 플랫폼 ‘게더타운’에 자체 렌딧타운을 구축해 미팅룸과 라운지를 구성하고 화면공유와 문서작성을 동시에 수행하며 회의 등에 활용하고 있다. 한편, 렌딧은 향후 기존 금융권과 시너지 효과가 가능하면서 금리 격차를 줄이는 방향으로 다른 기업과의 사업 제휴를 추진할 방침이다.

이렇듯 온투업 기업들이 흥하자 금융당국은 P2P 업체의 온투업 등록을 독려하고 있으며 여전히 온투업 등록을 신청하지 않은 P2P 업체들에 대해서는 폐업 가능성에 대비하며 이용자 보호를 위한 조치를 병행할 예정이다.